지금 태국에 와 있습니다. 어제는 태국의 어느 지역을 천천히 걸어 보았습니다. 목적지 없이, 사전지식 없이 그냥 태국지인을 만나기 전 약속시간까지 걸어 보았습니다.
생각을 비우고, 그냥 걸으며 사람 사는 모습들, 건물들, 풍경들을 감상하며 걸었습니다. 대만에서도 시골에서 살고 있지만, 태국의 이런 모습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태국에도 중국의 흔적이 많습니다. 태국에도 중화권 화교들이 많이 살고, 화교2세, 3세들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태국에서도 중화권문화를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켠에는 베트남식당 개업을 위해 준비중이고, 한쪽에는 일리카페가 있으며 가운데는 태국의 오래된 주거구역 골목길이 있습니다. 저는 차이컬쳐 시즌1에서 부터 걷는 여행 후기를 많이 올렸었고, 이런 골목골목 걸어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많이 올렸습니다.
차로 휙 지나치면 이런 골목 안쪽에 있는 이런 멋진 그림을 볼 수가 없습니다. 천천히 걸으니 이런 좁은 골목길 안 쪽의 이런 그림도 눈에 담을 수 있는 겁니다. 여기는 중국식당인 것 같더군요. 벽면 한 쪽에 이런 그림을 그려 두었습니다. 그림을 참 잘 그렸네요.
아침겸 점심으로 딤섬을 파는 곳이 있길래 딤섬과 닭발을 시켰 먹었습니다. 휴일오전이라 사람들이 많더군요.
주택가 골목이 보이길래 들어가 보았습니다. 길이 아주 좁더군요. 오토바이 한 대 정도 지나다닐 정도의 도로폭인 주택가였습니다. 한국의 산동네 같은 곳, 부산하면 부산역 맞은편, 중앙역, 남포동 뒷산 산복도로 따라 형성되어 있는 산동네의 도로가 생각이 났습니다. 도대체 저기 사는 사람들은 이사할 때 이사짐을 어떻게 옮기는지 궁금했거든요. 여기도 골목이 참 좁고 구불구불 되어 있더군요.
골목골목 고양이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대만카페 주변도 저런 고양이가 많거든요. 저의집 고양이, 니니/나나도 저런 길고양이를 구조해서 입양한 케이스 입니다.
주택가의 어느 이발소인데요. 오래된 건물에 오래된 스타일의 내부가 정겨웠습니다. 그런데 Gaycut은 어떤 헤어스타일일까요? 혹시 위에 있는 그림의 헤어스타일이 Gaycut 인걸까요? 참고로 태국은 보여지는 동성애자가 많습니다. 제 가까운 태국지인들만해도 동성애자가 많은데요. 심지어는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데, 이혼하고 여자를 좋아하는 여자지인도 몇몇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까지만해도 남자친구가 있다가 헤어지고 여자친구를 사귀는 여자지인도 있구요. 태국은 제 주변에 동성애자들 비율이 높은건 사실입니다.
무슬림 사원내에서 행사를 하더군요. 나중에 확인해 보니 매달 한번씩 주변의 무슬림계 사람들이 모여서 이렇게 음식도 나눠 먹고 하는 행사를 한다고 했습니다. 다리도 좀 쉴겸 그늘에 앉아 있는데, 주변에 앉아 있던 무슬림 사람들이 저에게 먼저 인사를 건내고 한 명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더군요.
특히 흰 옷을 입은 저 분은 전통방식의 잎담배를 마는 모습을 저에게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자신은 필터담배 보다는 그냥 말아서 피는 잎담배를 더 선호한다고 하더군요. 필터담배보다 더 순하다고 했습니다. 담배잎은 태국남부에서 가지고 온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이슬람 사람들하고는 접촉할 기회가 많이 없어서 제가 먼저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저 무리들의 사람들이 먼저 악수도 청해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건네주니까 한결 마음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태국지인이 하고 있는 베이커리 수업을 갔었는데요. 저기 이슬람복장을 하고 있는 저 친구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영어는 아주 잘 하고 중국어도 조금 하더군요. 저 친구와 이슬람문화와 라마단에 대해 이야기를 좀 나누었는데,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문화에 대해서는 제가 조금 많이 놀란 표정을 짓자, 이해한다면서 다른 국가의 친구들도 같은 반응이라고 익숙한 모습이더군요
저기 위의 재래시장을 걷다보니 가게 안 쪽 바닥에 어린 아기들, 꼬마들… 육아를 하면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재래시장의 건물들이 다들 목조건물이거나 오래된 콘크리트 건물이고 환경도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어떤 가게는 큰 윅에 튀김을 하는 곳도 있었는데, 거기는 할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어린 손주들을 보며 무언가를 튀겨 팔고 있더군요. 한눈에 봐도 좀 위험해 보였습니다.
걸으면서… 한국은 출산율이 0.6명대로 낮아졌다고 하면서 아기 키우기가 힘들어 출산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가난한 나라의 출산율이 어쩌면 더 높을 겁니다.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식을 과잉보호하면서 학교교육도 간섭을 하려 하고, 식당, 카페나 공공장소에서도 내 자식은 오냐오냐 키워야 하고… 그런 환경을 제공해 주지 못 하면 뒤쳐지는 걸로 생각을 하는 사회현상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저 시장통을 걸으며 이런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태국에 와서 하루 걸으며 많은 생각들을 했는데요. 한국의 신문이나 인터넷 상의 이야기를 보면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엄청 어려움이 있는 상황처럼 이야기들을 하지만, 결국 그런것도 내 욕심이고 남들과 물질적인 부분들을 비교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무엇을 가졌나 보다, 무엇을 경험하고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은데 말이죠. 대다수의 한국사회의 사람들은 무엇을 얼마나 가졌나가 더 중요하다 생각을 하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