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6편에서 이어지며, 이전 이야기들을 먼저 보시면 더 재미있습니다.
드디어 다시 방콕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시골생활 했다고 도시로 돌아오니 뭔가 문명세계로 다시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시골지역까지 갈 때는 2명이서 교대로 운전해 가며 거의 12시간 이상 차로 이동을 했는데요. 함께 갔던 동생녀석도 엄청 힘들어하고 다들 엄청 힘들어 하더군요. 그래서 돌아 올때는 배낭여행의 수준에 맞지 않게 무려 비.행.기. 를 타고 왔습니다. 6편 마지막에 보면 공항까지 갈 때 화물차 짐칸에서 비 맞으며 공항까지 갔었죠. 공항갈때 짐칸에서 비 맞으며 한시간 이상 차를 타고 간 경험 거의 없으시죠?
도시로 돌아 온다고 하니 좀 시원섭섭 하더군요. 거기서의 생활들이 엄청 재미있고 특별했었거든요.
새롭게 이 글을 읽는 분들을 위해서 이 여행의 취지를 다시 설명을 드리면요. 저기 가장 앞에 있는 대만고등학생의 학습동기부여 여행이었습니다. 특히 영어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 주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 학생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돈을 받고 이 여행을 기획하고 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3주간의 배낭여행을 진행했었는데요. 인원도 늘어나고, 계획했던것보다 비용을 더 많이 쓰고, 또 이렇게 계획에 없던 비행기도 타고, 저의 욕심으로 저 학생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체험을 해 주고 싶어 이미 이 날쯤에는 거의 적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배낭여행 하면 또 이런 배낭여행자용 저렴한 공용 호스텔에서 숙박을 해야죠. 이미 저의 경비도 적자에 돌입을 했구요.
남자셋, 여자하나 였는데, 그냥 다 같이 이런 곳에서 지내니까 편하더군요. 다양한 외국인들과 이런 공용화장실 사용하는 호스텔에서의 경험은 분명 저 고등학생에게도 특별한 경험일테구요.
이 태국소녀가 여행전반에 도움을 많이 주기도 했습니다. 또, 이 태국소녀도 외국어공부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확실히 20대 들과 함께 다니니까 힘들더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20대때의 저는 하루에 축구 3번을 해도 별로 피곤한지 몰랐고, 마라톤 하프 뛰고 다른 축구하러 가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았으며, 웬만한 운동을 할 때도 사람들이 ‘쟤는 땀을 안 흘리냐?’ 라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로 크게 힘들지는 않았거든요. 30대 직장생활 하면서 체중증가하고 각종 통증, 체력저하가 다 왔습니다.
무튼 저렇게 쟤네들 돌아다니라고 하고 저는 따로 앉아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더군요.
원래는 1인당 한끼 식사량도 최저로 해서 저 학생의 부모님께 견적을 냈었는데, 막상 여행을 다니다보니 그냥 고기뷔페 이런 곳도 먹으러 다니고 예산보다 많이 초과가 되더군요. 그래서 이 날 방콕 돌아온 이후부터는 ‘그래 내가 이 여행으로 무슨 큰 돈을 벌어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하면서 오히려 적자임에도 돈 씀씀이가 더 커지는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제가 대만에서 이 학생을 가르칠 때는 몰랐는데, 여행을 와서 보니까 약간 집중력부족, 사회성부족 같은 그런 모습이 있더군요.
그래서 학생의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여행동안 어떻게 대응을 할지에 대해서 의논했었습니다.
여행 마지막 즈음에 이 학생에게
“우리가 여행내내 너 많이 샀으니까 너도 밥 한 번 사라” 해서 저녁을 얻어 먹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비산 레스토랑 간다고 하니까 가지고 있는 돈이 조금 밖에 없다고 걱정을 하더군요.
물론 저는 저 학생이 대만에서 돈을 얼마나 가지고 왔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또 얼마가 남아있는지도 다 알고 있죠.
그래서 저 학생의 어머니에게 사전에 ‘학생이 남들에게 밥을 사 주는 법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저녁 계산을 하게 할 거다’ 라고 협의를 했죠. 참고로 이 학생의 어머니는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교육을 해 주는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은 사회성과 대인관계 를 하는 것에 좀 심각한 문제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이것저것 시켜서 잘 먹었다고 하자 본인돈으로 계산해야 한다면서 울기도 했습니다. 눈빛을 보면 망연자실한 표정이죠.
또 식사후에 코코넛도 사달라고 해서 먹었거든요. 눈으로 저에게 욕을 하는 중입니다.
이 학생이 보니까 남이 살 때는 식당에서도 그렇고 이런 코코넛을 사서 마실때도 고맙다는 표현도 없고, 밥을 사는 사람은 볶음밥 하나 시켰는데, 자기는 볶음밥에 지가 먹고 싶은것 이것저것 막 시켜서 먹더군요. 아직 남이 자기에게 음식을 사준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너도 남에게 무언가를 사 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경험을 하게 해 준거죠. 이 말을 들은 학생의 어머니는
“어쩌면 그렇게 정확하게 짚어 봤냐. 이전에도 꼭 저런 나쁜 습관이 있어서 고치려고 하는데도 안 되었다” 라고 하더군요.
제가 이런건 잘 파악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매번 코코넛 보일때마다 코코넛 마시던 애가 지가 산다고 하니 안 마시겠다고 하더군요.
이 학생에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 주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누군가는 알려주고 바로 잡아 주고 해야 하는데, 그게 부모는 잘 안 됩니다. 부모는 자식을 객관적으로 보기가 너무나도 어렵거든요.
아주 오래전 야구 주심의 아들이 타석에 들어선 적이 있었는데, 2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가 들어오자 ‘쳐라’ 라고 소리를 쳤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부모가 자기 자식을 객관적으로 보고 교육하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3주라는 길었던 배낭여행의 마지막날… 다들 고생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맥주한잔 했는데요.
저 녀석도 마지막날이 아쉬운지 유독 더 들떠서 즐거워하더군요.
저 녀석 절대 술 취한 것 아닙니다. 처음에 몰래 ‘너도 이제 고등학생이니 맥주 정도는 마셔도 된다’ 라며 마시게 했는데, 술 취하는 것 같다며 막 난리를 치길래 제로맥주 라고 말을 해 주니 또 ‘알고 있었다’ 면서…
제가 늘 하는 이야기가 있죠. 블라인드테스트로 맛을 보게 하면 그거 제대로 맞추는 사람 몇 없을걸요? 커피든 술이든 콜라든 간에…
3주간 배낭여행을 했으니 얼마나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겠어요. 친구들끼리 그냥 즐기러 떠난 배낭여행이 아니라 돈을 받고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떠난 배낭여행이고 제가 보호자격으로 함께한 여행이라 쉽지는 않았습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하다보니 잔소리도 가끔 하게 되고, 저 학생이 못 따라 올때는 속상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여러분들 돌이켜 보시면… 친한 친구들이나 가족들끼리도 어디 여행 한 번 가면 감정 상하거나 싸우거나 뭔가 안 맞거나 하죠. 누군가를 데리고 여행을 다닌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어차피 어학관련, 교육관련 일들은 저도 좋아서 하는 것이기에 즐겁게 할 수 있었구요.
또, 하나의 저만의 이유를 들자면…
제가 이전에 잠시 한국에 살 때 집 근처 사회복지센터를 찾아가서
“혹시 우리 지역에서 생활보호대상자의 학생이 있나요? 제가 그 학생에게 영어교육 자원봉사를 해 주고 싶습니다”
라고 해서 중학교 1학년 남자학생을 소개 받아서 한학기 정도인가? 가르쳤습니다. 그 학생의 아버지라고 하는 사람이 심각한 알콜중독에 직업도 없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현관에 엄청난 소주병이 쌓여 있고, 집안 전체에서 풍겨나오는 술냄새 및 무슨 썩은 냄새들…
제가 그 학생에게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너 보니까 생활환경이 공부하기에 안 좋은 것 같다. 실제로 너 성적도 끝에서 놀고 있더라? 그런데 걱정하지말고 나하고 딱 영어공부만 하자. 내가 딱 하라는 대로 영어 연습하면 다른 과목 성적 바닥이더라도 나중에 너 취업은 잘 할 수 있게 선생님이 도와줄께”
라고 약속을 해 놓고 가르치다가 당시 갑자기 해외로 일하러 가게 되어서 도중에 수업을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돈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활동이었지만 저는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가르쳤는데, 그 당시 제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해외에서 그런 일자리 오퍼가 오면 그걸 선택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저는 지금도 그 학생을 못 가르치고 제가 떠나 온 것이 거의 15년이 지났음에도 마음 한 켠에 죄스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 마음 때문에 이 학생도 책임감을 가지고 가르쳤습니다. 다행히 이 학생은 돈을 받고 가르치는 관계라 떠나 올 때 15년전처럼의 미안함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늘 생각이 나죠. 며칠전에는 전화걸어서 새로운 고등학교 생활 어떠냐고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이 학생도 많은 걸 보고 느꼈겠죠.
최근 제가 너무나 바쁘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서 이전처럼 차이컬쳐 글을 못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연재도 다소 빨리 마무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영상들도 있는데, 그 영상들은 아직까지 열어 보지도 못 했고, 함께 갔던 일행들이 자기들 사진과 영상 보내 달라고, 그 독일소녀들도 저에게 부탁을 했는데, 아직 사진과 영상 제대로 정리를 하지 못 할 정도로 최근 3개월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시간도 부족했고, 차이컬쳐에 글 올릴 마음의 여유도 없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영상들을 좀 편집해서 올려 보겠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본인이 느끼고 각성해야 하는 겁니다. 누군가가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여러분들도 학창시절 공부 잘 못 했잖아요. 결국 내가 각성을 해야 하는거죠.
그 각성이라는 것이 평생 필요 없는 사람도 있을테고, 몇 번 각성을 하면서 인생변화를 한 사람도 있을테고, 인생 사는 것에는 정답도 없고, 하나의 방법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한 방향으로만 나가는 레이스도 아닙니다. 저 학생이 영어 못 한다고 인생 실패 한 건가요? 단지 부모님 생각에 미래를 위해 영어는 좀 꼭 배웠으면… 하는 거지 영어 못 한다고 뭐 인생이 어떻게 되지 않습니다.
저 여행으로 저 학생이 조금 더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휴대폰 게임만 하지 말고, 또,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는 것 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대성공이죠.
덧붙이면 저 학생은 일단 ‘문장’ 을 읽는 연습을 좀 해야 합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문장’을 읽어 내지 못 하더군요. 책을 안 읽으니까요. 제가 일부러 이 문장 중간에 문단간 띄워쓰기 하지 않고 다 붙여서 적은 구간이 있는데, 아마 그 부분 읽다가 그냥 스크롤 내리신 분 많으실 것 같구요. 이번 글에서는 일부러 사진보다는 문장을 더 많이 넣어 보았는데, 이러면 다들 글 읽기 싫어하시거나 부담스러워 하시죠.
그래서 요즘엔 블로그 보다는 다른 영상컨텐츠에 사람이 더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