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탐탐’ 의 ‘호시’ 한자 아세요?

얼마전 저의 주차장에 고양이 한녀석이 새를 ‘호시탐탐’ 노려 보고 있더군요. 

제가 고양이 세녀석들과 생활하고 있어서 ‘호시탐탐’ 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고양이들은 뭔가 움직이는 동물이 있으면 낮은 자세로 노려보며 사냥을 하려는 본능이 있거든요.

그러면 여기서 호시탐탐의 漢字가 

‘호랑이의 눈’ 으로 기회를 엿 본다는 뜻의 虎視/호시 일까요?

아니면

‘좋은 기회’를 엿 본다는 뜻의 好時/호시 일까요?

저 새는 대만의 공원같은 곳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새 입니다. 

虎視/好時가 중국어로는 발음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어를 주로 사용하면 헷갈릴 일이 없는 단어인데 , 한국어로 사용하면 헷갈리죠. 무엇보다 요즘엔 단어의 한자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고, 한자사용도 거의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겠죠??

한자이야기 나올때 마다 하는 이야기지만 한자 그거 몰라도 사는데 큰 지장 없습니다. 

그럼에도 한자를 많이 알면 문해력 증가, 국어의 문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죠. 당장 호시탐탐만 봐도 그렇습니다. 

저의 카페가 있는 마을주변은 저런 야생고양이가 엄청 많습니다. 주변을 돌아보시면 고양이들이 살기에 최적의 환경이구나 느끼실 겁니다. 

무튼 호시탐탐의 한자는 虎視眈眈 입니다. 고양이도 호랑이과 이니까 한번 소개해 보았습니다. 

위의 주차장의 저 나무도 그렇고, 저의 동네에는 가로수가 망고나무 입니다. 그래서 6월 정도가 되면 노란/녹색의 망고가 엄청 열리는데요.  최근 벌써부터 저렇게 망고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호시탐탐 저 망고를 따서 먹을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저의 영어학생 어머니께서 선물로 주신 감자

저의 카페가 있는 마을 이웃의 아이들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요. 얼마전 아이의 어머니께서 ‘선생님께 영어를 배우고 나서 아이의 영어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라고 하시며 감자를 선물해 주시더군요.

여기 주변은 온통 논밭… 각종 과수농장들… 

이 어머니께서 자식을 공부시키겠다는 일념으로 힘들게 밭에 나가 키운 감자를 캐서 저에게 보내 주시니 정말 감사하더군요.

당시 제가 카페에 없어서 저렇게 문앞에 놓고 가셨습니다. 당일 캐낸 감자인데, 팔지 못 하는 ‘못 생긴’ 감자들이라며 양해를 구한다는 말씀을 하시며 미안해 하시는데요. 

이렇게 시골지역에 사니까 밭에서 갓 캐낸 감자선물도 받고 아주 정감이 있습니다. 

수업시작전 항상 지난번 수업테스트 영상을 학생과 부모님께 보내 드리거든요. 이 어머니께서

“집에서 연습할 때 보다 훨씬 더 잘 하네요. (발음이) 더 정확합니다” 

라고 기뻐 하시더군요.

위의 메세지는 다른 학생의 어머니 이신데요. 어제 수업을 마치고 영상을 보내 드렸더니, 

“정말로 발전 많이 했네요”

라고 하시더라구요.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어머니들이 자식들의 저 영상을 몇 번이고 계속 반복해서 돌려 보신다고들 하더군요.

제가 최근에 부모님으로 들었던 가장 기분 좋고 보람된 말은

“아니 도대체 애한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이전에 과외할 때는 일년 넘게 일주일에 4~5회 영어과외를 시켰는데도 말 한마디 못 하고 집에서 영어 한마디 하는걸 못 봤는데, 일주일에 2회 수업을 하고 두달도 안 되었는데 어떻게 애가 저렇게 영어를 많이 할 수 있게 된 겁니까?”  정확히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군요. 

<압도적인 경험> 이죠 뭐.

감자 때문은 아니고, 서점엘 갔는데 마침 저의 학생 수준에 맞는 세계적베스트셀러(영화로도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영어일기가 있어서 구입을 했습니다. 영문과 중문이 함께 있는 책과 영어버전의 책을 구입해서 영어버전은 제가 읽으려고 구입을 했습니다. 

저의 학생들이 보다 재미있게 영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본문의 내용에서 어머니께서 감자농사를 지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저 어머니는 인근 대학교의 교수님이신데요. 어느날 저를 찾아 오셔서 

“주변 영어보습학원의 영어학습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아, 독특한 방법으로 영어를 가르친다는 소문 듣고 찾아 왔습니다” 라고 하시더군요. 역시 해외에서 영어를 배우신 교수님이시라 제가 생각하는대로 영어보습학원의 학습방법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워 하시더군요.

여기 현지 감자밭에서 갓 캐낸 감자를 쪄서 먹었는데, 학부모께서 주신 감자여서 그런지 더 감사하며 먹게 되더군요. 그리고 고구마는 자주 사서 먹는데, 감자는 꽤 오랜만에 먹어 보는 것 같네요.

이렇게 시골지역에서 카페생활의 추억이 쌓이고 있습니다. 

대리과외 시키고 과외비는 꿀꺽한 사건

미국인에게 대.리.과.외. 시키고 과외비는 그대로 받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저 날 저 학생 영어과외가 있는 날인데, 마침 단골미국인손님이 와 있어서 직접 자리를 마련해 주었죠. 그런데 저 중학생은 영어를 거의 못 하거든요. 그래도 일단 앉혀서 대화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가까이 미국원어민의 지도를 받고는 제가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다. 다음수업에 보자” 하고 돌려 보냈더니 제 아내가

“아니 과외비를 받고 수업도 안 하고 보내면 엄마가 뭐라고 하지 않을까?” 라면서 걱정을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엄청 좋은 수업 다 했는데?” 라고 말을 해 주었죠. 그리고 밤늦게…

학생의 어머니에게서 메세지가 왔더군요.

“아들이 오늘 엄청 재밌었다고 하네요”

“저는 수업전부터 재미있었을거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손님있을때, 조금 일찍 오라고 연락을 드렸던 거에요”

“아들이 엄청 긴장을 했다고 하네요. 왜냐하면 진짜 외국인 앞에서 앉아 있어서요”

제 아내의 걱정과는 달리 어머니도 아들도 아주 좋아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업’을 한다고 하면 펜을 들고 공책을 꺼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선생님은 말을 하고 학생은 듣는’ 그런 경직된 수업을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양한 형태로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어느 순간부터 외국어를 가르치는 법을 깨달았죠.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외국어학습방법이 얼마나 재미없었는지… 이는 외국어뿐 아니라 많은 학문들이 더 재밌게 배울 수 있는데, 기존의 공교육방식의 틀에 사로잡혀 그 사고의 틀을 깨지 못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대학생때 과외를 했던 중학생 여자애가 생각이 나네요. 그 당시 일주일에 과외를 7개나 하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한자’ 과외까지. 당시 저는 인생을 그렇게 깨닫지도 못 한 상태였고, 가르치는 것에 경험도 없고 서툴었고, 기존의 틀에 익숙해 있던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냥 앉혀놓고 한자 몇 개씩 수업시간내내 반복적으로 가르치고…

그 여학생이 저에게 했던 말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선생님. 저 너무 힘들어요. 엄마가 일주일에 과외를 7개나 시켜서요.”

지금의 저 였으면 그 학생에게 훨씬 더 재미있고, 한시간의 수업이 지루하지 않게, 수업이 끝나더라도 뭔가 배울 수 있게 가르쳐 주었을텐데요. 그 때는 저도 ‘인생경험’이 많지 않을때라 그런걸 몰랐죠.

어제 저의 중학생과 수업을 했는데, 어제는 영어과외는 하지 않고, (보통의 80% 학부모가 생각하기에는) 쓰잘대기 없는 중국어성조, 발성연습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쓰잘대기 없지 않죠. 앞번 과외선생님은 일년 넘게 단어, 숙어만 암기를 시켰다고 하더군요. 저도 중학생때 단어숙어 위주로 암기했지만 영어 안 늘더군요. 중국어도 그렇게 공부를 했을때 늘지 않았구요.

무엇보다 단어숙어 암기만 하고 있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무튼, 저는 제가 가르치는 학생에게는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반드시 저 학생의 언어실력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영어학생의 벌금 500원 동전(feat. 돼지저금통)

기특한? 풋풋한? 이야기가 있어 소개를 해 봅니다. 제가 영어과외를 하는 중학생이 있는데요. 

저의 ‘차이컬쳐스터디’ 과외의 방식은 비슷합니다. 수업을 하고 과제를 내 준 뒤 다음주에 시험을 봐서 불합격하면 ‘벌금’을 내는 제도 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도 저의 ‘차이컬쳐스터디’ 학생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일주일 한 번 있는 벌금이 은근 압박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평소에는 지폐로 500대만달러를 지불했는데, 이번주는 모두 동전으로, 그것도 10원짜리가 없어서 5원짜리도 섞어서 가지고 왔더군요. 

학생의 어머니에게 물어 보니 자신의 돼지저금통을 깼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과외비는 어머니께서 주셔도 되지만, 벌금은 학생의 용돈으로 지불하라고 하세요” 라고 사전에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이제는 돈이 없는지 저금통의 동전까지 꺼내서 벌금으로 가져왔네요.  어머니 말로는 이제 저금통에 700원 남았다고…

학생어머니 : 아들이 본인 합격한 시험영상 보내 왔네요. 아주 기뻐 하더라구요.
저 : 저도 어제 아주 기뻤습니다.
학생어머니 : 정말 감사합니다. 어제 벌금내야 한다고 돼지저금통의 돈 꺼내 달라고 하더라. 돼지저금통에 700원 밖에 남지 않아서 침통한 표정이더라구요. 하하하. 

이 어머니가 처음 저를 찾와 왔을때, 이 학생은 이미 네이티브 영어과외선생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년 넘게 많은 돈을 들여서 과외를 시키고 있는데, ‘단 한번도 스스로 영어를 공부하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영어를 전혀 못 하는 것 같다’ 라고 하면서 영어를 가르쳐 줄 수 있겠냐고 문의를 하시더군요.

그 학생과도 수업방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 보니까 딱, 일주일에 두세번 수업시간에만 따라하고 단어 암기하고 끝. 

제가 차이컬쳐에서도 수차례 언급을 했지만, 내가 영어네이티브 이라고 영어를 다 잘 가르치는 건 아닙니다. 반대로 저는 중국어와 영어가 네이티브는 아니지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잘 알죠. 저는 중국어 영어를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레 습득한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공부를 해서 배운 거라서요.

저 학생에게는 ‘벌금으로 나의 부를 축적하거나 소고기 사 먹는다’ 라고 동기부여를 시키지만, 받은 벌금은 나중에 다시 돌려 줍니다. 지금은 학생의 어머니와 저만 알고 벌금을 받는거죠.

무튼 어제 학생어머니가 저의 카페에 와서 커피한잔 하시면서 감사의 눈물…까지는 아니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기분이 좋고 보람을 느낀다고 감사해 하더군요. 제가 시작할 때 그랬었거든요. 잔소리 백날 해 봤자 저 나이때 아이들에게는 안 통할 거다. 스스로 각성하게 하고 동기부여를 조금씩 쌓아 주어야 하니까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 천천히 지켜 봐달라고 해서 결국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네요. 이 학생이 실질적으로 말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도록 저도 열심히 가르칠 예정입니다. 

영어 급히 배워서 올해 구한 회사의 태국지인 급여명세서

저의 태국지인의 급여명세서 입니다. 태국돈으로 62,000밧 인데요. 

한국돈으로 환산을 하면 대략 2,520,000원 정도 입니다.  태국사람들의 평균급여수준이 한국의 30~40% 수준임을 감안할때, 한국돈으로 2,500,000원 을 받는다는 건 상당히 높은 편이죠. 거기다가 여기는 대기업이라 보너스, 퇴직금 그 외 복지조건들이 나쁘지 않거든요.

원래 이 지인은 공장에서 일반생산직과 생산관리직을 했었고, 처음 10,000밧, 퇴사할 때쯤 20,000밧(810,000원) 정도 였거든요. 저에게 진지하게 물어보더군요. 

“이 월급으로 공장에서 12시간씩 일을 하면서 살려고 하니 인생에 답이 안 보인다. 뭘 어떡해야 이런 지옥같은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겠냐?”

그래서 이야기를 해 줬죠. 외국어를 배워라. 그러니까 또, 자기는 머리가 안 좋은 것 같고 공부도 잘 못 했는데… 라고 하길래.

언어는 바보도 금방 배운다. 

라고 해 줬죠.

21일 출근하고 62,000밧을 받는 직장을 구했다며, 다 저의 조언덕분이라고 급여명세서를 보내왔길래 뿌듯한 마음으로 올려 봅니다. 

사실 이 친구뿐 아니라 또 다른 지인은 제가 스카웃해 오려고 면접을 봤는데, 기존 회사에서 그 사실을 알고 한번에 10,000밧(400,000원)을 올려 줬다고 하면서 제가 면접을 본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회사는 가만히 얌전히 묵묵히 다니는 직원에게는 급여를 더 주지 않거든요.

저는 이전에 어느 회사를 들어갔을때도 어느 직원의 급여가 하는 일에 비해 좀 많이 낮더군요. 그런데 이 직원은 사회초년생이라 그게 낮은 급여인지 인지를 못 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제가 제 상사에게 건의를 해서 올려 주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상사는 그 직원이 하는 일에 비해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좀 설득을 해서 월급을 올리기도 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아무튼 한국의 30~40% 급여수준인 태국에서 태국인이, (그것도 기존에는 평범한 공장생산직이었던), 한국돈 2,500,000원을 받는건 쉬운 일이 아니죠. 한국급여로 환산하면 7,500,000원 정도이니까요. 

이렇게 영어 하나 잘 하는 것이 무섭습니다??? 

 

오늘아침 카페오픈 준비를 하려고 문을 열고 나왔는데, 마른 하늘에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더군요. 사진에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저기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일 정도로 마른 땅에 비가 딱 저 정도 내렸습니다. 마른 땅이나 흙에 빗방울 떨어지면 올라오는 그 냄새가 아주 상쾌하더군요.

영어이야기가 나온김에, ‘마른 땅바닥에 빗방울이 떨어져서 나는 냄새’ 를 영어로 petrichor 이라고 하거든요. 

한국어에서는 저 단어를 지칭하는 한단어가 없는데, 영어권에서는 있는 걸로 보아 영어권 사람들도 저 냄새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가졌나 봅니다. 영영사전에 보면 즐거운 기분을 주는 냄새 라고 되어 있거든요. 

대만카페손님 한국어교양 중간고사 성적

저의 카페손님 중에 한국어 교양수업을 듣는 1학년 대학생이 있습니다. 9월학기 시작이니까 이제 한국어 배운지 2달 정도 되었네요. 저의 손님이라 제가 몇 번 속.성.족.집.게.과.외. 를 해 주었습니다. 외국어 배우고 가르치는데는 제가 또 일가견이…

일단 중간고사 하나 틀렸다고 하네요. 뭐 틀렸나 보니 ‘나는 시계가 얻ㅅ어요’ 혹은 ‘엀어요’ 라고 적은 것 같네요.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그런 학생인데, 한국아이돌 중 한 명을 좋아해서 한국어 배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교재인 것 같더군요. 그래서 언어학습전문가? 로서 한 번 훝어 보았습니다. 대학교 1학년 학생 입문용 교재인데요.

여느 이런 교재와 마찬가지로 이런저런 문법을 엄청 설명해 두었습니다. 제가 장담하건데, 저렇게 공부하기 시작하면 4년뒤 졸업할때도 한국어 제대로 말 못 할 겁니다.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저런 문법들 가르치는 순간 흥미 다 잃고 어려워서 대다수가 포기를 할 겁니다. 

지금까지 영어도 저런식으로 공부를 해 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영어 말 잘 하냐 물어보니 영어도 말 못 한다고 하더군요. 당연하죠. 시작을 저렇게 하는데, 말을 잘 하기가 어렵고 흥미를 가지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대학교 바로 옆에서 카페를 하고 있어서 어학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종종 보는데요. 저 학생처럼 처음 배우는데, 저렇게 필기만 하고 있으면 장담컨대 4학년 졸업할때까지 한국사람과 소통 못 할 겁니다.  오히려 도중에 흥미 잃고 포기할 가능성이 높죠.

아직 짧은 문장 하나도 말을 못 하는 기초에게 굳이 이에요/예요 먼저 가르칠 필요 없죠. 제가 차이컬쳐에 수많은 글들을 적어 오고 있지만, 저는 아직도 이에요/예요 가 헷갈리거든요. 이 외에도 헷갈리는 한국어맞춤법이 적지 않습니다. 아직도 한국사람으로 헷갈리는 것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한국사람도 헷갈리고 틀리는 문법들을 굳이 한국어 처음 시작하는 학생에게 문법이랍시고 먼저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거죠.

그 와중에 ‘삼포시대’ 같은 유행어도 가르치고 오포시대, 칠포시대, 구포시대 같은 저도 모르는 표현들도 선생님이 가르쳐 줬나 보네요. 구포시대에는 ‘성형’도 있네요.  성형이 꼭 ‘포기’를 해야 하는 항목인가 하는건 또 의문이 듭니다. 

아무튼 이 학생에게 어떻게 언어를 배워야 하는지 세번 정도 강의를 해 줬더니만, 눈물을 흘리며 감탄을 하면서 세상에 진작에 이렇게 영어와 한국어를 습득했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놀라더군요. (일부는 재미를 위해 과장된 내용입니다. 대략 눈물이라는 단어 부터…)

뭐 저도 저런 교재로 영어와 중국어를 배운 시기가 있어서 이해는 됩니다. 다들 저런 시기를 겪고, 나중에 후회를 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 외국어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을때는 기회를 놓치고…

재미있는건, 저는 영어/중국어는 저렇게 공부를 했던 암흑기가 있었는데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배운 일본어는 또 듣고 말하기 부터 배워서인지 지금도 그 당시에 배웠던 문장들이 기억도 나고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엔 듣기/말하기 위주로 연습을 하면서 문법 같은걸 알아 가야 하는데 말이죠.

저 학생이 4학년 졸업할 때 한국어를 잘 할 수 있도록 제가 최대한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네요.

 

제가 중1때는 영어 Be 동사 3종류 몰라 맞았는데요.

지난 일요일 지인들이 저의 카페가 있는 지역에서 열린 마라톤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왔다가 저의 카페를 방문했습니다.  가족단위로 참가를 해서 아이들은 저쪽 테이블에서 숙제를 하는 것 같더군요.

주말에 부모님이랑 이런 야외에 나와서 자연을 즐기지 못 하고 저런 숙제를 해야 한다는 상황이 맞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초등학생, 중학생 들은 숙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과목들을 보니까 국어(중국어죠), 수학, 영어 그리고 한명은 태블렛으로 게임. 을 하고 있더군요.

대만도 국영수 위주로 입시가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마침 중학교 1학년 영어문제지가 있어서 한 번 보았습니다. 

7년급 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로 치면 중학교 1학년에 해당을 하구요. 대만은 9월부터 신학기가 시작을 하니까 중학교1학년 1학기 학생인 셈입니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 영어문제가 쉽지가 않더군요.

먼저 저 문장에서 photo 로 적은걸 picture 로 교정이 들어 갔더군요. 난 지금까지 photo / picture 별 구분없이 사용해 왔거든요. 저 문장에서 photo 를 사용하면 안 되나요?

그래서 좀 찾아 봤더니 살짝 뉘앙스가 다르다고 하긴 하는데, 두 문장 다 실생활에서 사용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하더군요. 

설령 뉘앙스가 다르다고 해도, 이게 중학교 1학년 영어에서 다루어져야 할 부분인지는 의문이고, 저는 지금까지 photo / picture 를 크게 구분하지 않고 사용해서 살짝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이 틀린 문제인데요. 이건 이 학생이 틀릴만 하겠더라구요. 이런 질문은 실생활에서 실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난 상태에서 물어보면 틀릴 가능성이 낮은데, 이렇게 시.험.지.에.서.활.자.로. 접하면 헷갈릴 수 있죠.

이 학생은 (B) I am 으로 생각을 했는데, 답은 (A) We are 이죠.

문제를 한국어로 번역을 해 보면 이해가 쉬울 수 있는데요.

“너희들 이 학교 학생들이니?”
“네, 우리는 이 학교 학생이에요”

저는 중학교 1학년 1학기 3월 4월 수업에서 Be 동사 3가지 모른다고 영어선생에게 맞았거든요. 저는 영어 알파벳을 중학교 1학년 들어가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 아무도 영어알파벳을 가르쳐 준 사람도 없었고 (그 당시), 부모님도 경제적인 형편상 여름방학, 겨울방학 이면 저를 시골할아버지집에 보내서 생활하다가 개학을 할 때 부산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거든요. 국민학교6학년 겨울방학내내 시골산골동네에서 지내다 왔는데, 아무도 영어알파벳이라는 걸 가르쳐 주지 못 했죠. 

그래서 중학교1학년 정.규.교.육.과.정 으로 영어수업이 있어서 알파벳 배우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Be 동사 3가지 뭐냐고 물어보길래 대답을 못 했더니 맞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의 그랬던 중1 영어실력을 회상해 보면, 이 대만중학교 1학년 영어문제는 상당히 어려운데요? 

제 기억으로는 중학교 1학년때

Hi, Jane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and you?
Glad to meet you <– 한 학생이 이 문장을 “걸레도 미쳐유” 처럼 읽었다가…근데 그 학생은 정말로 진지하게 읽었거든요.

그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도 나고 그 학생 이름이 유@@ 이었고 그 툭하면 학생 때리던 여선생 이름은 정확히 기억을 하죠. 김형@. 슬리퍼로 뺨을 때렸으니까요. 어느날 시험 보던 날이었는데, 저 보고 옆친구에게 답 가르쳐 줬다고 나오라고 하더니 다짜고짜 뺨을 계속 때렸었죠. 저는 정말로 답을 가르쳐 주는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거든요. 억울하니까 지금도 기억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아무튼 오늘은 대만 중학교 1학년 1학기 시험문제를 볼 기회가 있어서 한 번 소개를 해 보았습니다. 

저 문제들을 다 보았는데요. (혹시 시험문제들 보셨나요?)

지금 보니까 참 쉽죠. 그리고 별것 아니죠? 또, 저 문제 정확하게 몰라도 지금까지 살아 오는데 큰 문제 없죠?
그런데 그 당시는 저거 하나 더 틀리고 더 맞췄다고 인생을 포기할 정도로 괴롭고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너무 학창시절의 시험성적으로 인생을 포기할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제 카페후기란에 달린 악플성 리뷰?

3일전 저의 카페리뷰 입니다. 

“체크인했는데 아무것도 안주고 환경이 너무 좋아서 별 다섯개 드립니다!” ???

문장이 뭔가 이상하거나 내용이 상반되죠. 구글자동번역으로 번역된 내용인데요. 중국어원문을 보면 어떤 내용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Homi House cafe 리뷰출처

번역이 이상하게 된 부분은 

“打卡沒送東西”  이 문장인데요. 정확하게 번역을 하면,

직역 : 리뷰를 남겨도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의역 :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는 리뷰이다.

즉, 문장을 구성해 보면

“이 리뷰 남긴다고 카페측으로 부터 뭘 받는 건 아니지만, 환경이 너무 좋아 별5개 만점을 남긴다”

라는 뜻입니다.  번역된 내용과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죠?

저는 중국어/영어를 사용하면서 번역어플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내용이 이해가 잘 안 될 뿐더러 어떨땐 상반된 의미나 왜곡된 의미를 전달하니까요. 아래 다른 예를 들어 보죠.

제가 2000년도에 배운 중국성어 인데요. 구글번역으로는

‘매화는 평생 추워도 향기롭지 않다’ ???

읽고서는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저 문장은 ‘매화는 어떤 추위에도 그 향기를 잃지 않는다’ 즉 지조/절개를 지킨다, 혹은 돈이나 부정한 것에 자신의 명예를 팔지 않는다 라는 의미입니다. 

외국계회사에서 일을 해 보면 영어작성하기 귀찮으니 중국어나 자신의 모국어를 긁어서 번역기에 붙여넣기 한 이후에 그걸 이메일이나 내부문서에 사용하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받는 입장에서는 환장을 하죠. 아무리 읽어도 영어문장이 이해가 안 됩니다. 

이해가 안 되는 것 보다 더 위험하고 무서운건 의미를 정반대로 전달할 수도 있다는 거죠.

외국어 배울 때 틀리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한국어도 엄청 틀리는데요.

어제 아는 동생이 중국어연습한 mp3파일을 보내주면서 평가를 요청하더군요. 들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로 방송인이 방송을 위해서 낭독하는 것 같더군요.

우리가 한국어를 잘 한다고 해도, 무슨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을 하라고 하면 방송용으로 문장을 낭독한다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어느 정도 연습을 해야하는 거죠. 아나운서처럼 낭독을 하는것과 일상대화를 하는 건 다릅니다.  저 학생은 낭독연습을 엄청 많이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어제 저와 상담을 할때, 문장을 낭독하는건 잘 하는데, 사람을 만나면 말을 잘 못 하겠다고 하더군요. 보니까 사람들 앞에서 중국어를 할 때 틀릴까봐 두려움이 있다고 하더군요.

마침 지난주에 저의 미국인 단골손님과 영어맞춤법에 대해서 토론을 한 적이 있어서 에피소드 소개를 해 봅니다. 

저의 처제가 저 OPEN/CLOSED 문구를 만들어 주었는데요. 처음에는 
OPEN / CLOSE 라고만 적었습니다. 저도 한동안 별 관심있게 안 보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CLOSED 아닌가? 라는 느낌? 감? 이 들어 찾아보니 CLOSED가 맞더군요. 그래서 사진처럼 D 를 추가 했습니다. 공간이 없어 잘 보이지는 않죠.

그러다 미국인 단골손님이 왔길래, CLOSED 는 ED를 붙이는데, 왜 OPEN은 OPENED  라고 쓰지 않냐 물으니 그 때 부터 구글검색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자기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Keep the door open / Keep the door opened  어느 것이 맞냐 물어보니 당황하며 폭풍구글검색을 했습니다. 자기도 정확히 모르겠다고…

저는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인천공항 어느 사무실에서 찍은 건데요. 아마도 처음에는 CLOSE door 만 적었다가 누군가 보기 불편했는지 the 를 추가 한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보면서, Closed / Open 용법도 몰라? 하면서 영어 좀 하시는 분이 계실 수 있지만… 한국어맞춤법, 문법 문제 풀어보라고 하면 쉽지 않을걸요. 또, 설명해 보라고 하면 쉽지 않을 겁니다. 제가 한국어맞춤법 공부하면서 자괴감을 느꼈었죠. 제 한국어실력이 보잘것 없구나. 차이컬쳐에서 글을 10년 넘게 적고 있지만 나중에 보면 맞춤법 틀린 것이 아주 많습니다. 맞춤법은 틀리지 않더라도, 적은 문장의 구성이나 의미전달이 어색한 것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짧은 시간에 다작을 하니까 문장의 수준이 떨어질 때도 있다는 건 인정합니다. 

아무튼 요지는…

외국에 살면서 영어네이티브 한테, 혹은 중국어원어민들에게 이런저런 문법 물어보면 설명 못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입니다. 혹은 그 사람들도 틀리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대만인아내만 해도 제가 지적해 주는 중국어, 한자가 적지 않거든요.

그 뜻은… 중국어나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 좀 틀리면 어떻습니까? 중국어 20년 넘게 사용중인 저도 틀린다고 제 아내에게 엄청 지적 당하는데요. 반평생 한국어를 사용해 왔고, 나름 한국어맞춤법 잘 안다고 자부하던 저도 한국어교원자격증 필기시험 불합격 했습니다. 여러분도 한국어교원자격증 시험쳐보면 문법이 쉽지 않을걸요.

외국어를 할 때 틀리는 걸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주 그 미국인단골손님도 저에게 ‘오늘 니가 물어보는 영어문법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 하겠다’ 라고 하면서 여기 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 미국인교수님에게 물어 봐야 겠다고 하시더군요. 

메리설산 폭포에서 얼음물샤워

전편에 산 하나를 넘어 위벙雨崩이라는 산속마을에 도착한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또한, 이 이야기는 연재가 되고 있어 전편부터 보시면 더 재미있습니다. 

이 고2학생 여행기 따리 1편(보러가기)

고2학생 여행기 리장 2편(보러가기)

고2학생 여행기 샹그릴라도착 3편(보러가기)

고2학생 동기부여 여행기 샹그릴라 자전거여행 4편(보러가기)

고2학생 동기부여 여행기 샹그릴라 초원모험 5편(보러가기)

고2학생 동기부여 샹그릴라에서 더치엔으로 이동 6편(보러가기)

고2학생 동기부여 산너머서 드디어 위벙마을도착 7편(보러가기)

 

아주 깊은 산속에 있는 마을인데요. 도대체 이런 곳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지금도 차량으로는 들어올 수가 없고, 도보나 말, 당나귀 등으로만 들어 올 수 있습니다. 뭐 언젠가는 어찌어찌 차도가 뚫리는 날이 있겠지만, 제가 갔을때는 상수도, 전기도 제한공급이 되고, 휴대폰신호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왔던 외국인일행들과 함께 음식을 시켜서 나눠 먹었습니다. 

이 연재를 도중에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

저기 덩치가 가장 큰 고2학생의 학습동기부여, 인생각성여행을 왔습니다. 공부도 반에서 꼴찌이고, 집에서 밤새 게임만 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께서 저에게 의뢰를 하셨습니다. 

늘 학교-방-학교-방 이런 생활을 하다가 웬만한 사람들도 평생 오기 힘들다는 이곳, 설산이 보이는 산속오지마을에서 식사를 하네요.

저 학생 인생각성여행 시켜주려다, 제 체력이 각성되었습니다. 저 당시 평소 운동을 좀 안 하던 상태라 산 하나 넘고 나니 몸이 너무나 힘들더군요. 전신에 근육통이 느껴 졌고, 다음날 아침이 되니 극심한 근육통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 하겠더군요.

하지만 여행내내 저 학생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 이 근육통 보다는 강하더군요.

이 마을이 살짝 어떤 느낌이냐면, 영화 반지의제왕 1편에서 호빗들이 사는 호비튼Hobitton 같았습니다. 

마을전체에 가축들이 그냥 돌아다니고, 여러 곡물들이 자라고 있고, 또 유실수도 곳곳에 있구요.

여기 위벙마을은 저 메리설산梅里雪山의 입구인데요.

관광객들은 마을과 저 설산의 풍경을 보려 오는 것이겠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저 메리설산에 가서 기도를 하려는 목적으로 먼곳에서도 방문을 한다고 합니다. 

이 위벙마을은 윗마을 아랫마을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아랫마을에서 바라본 윗마을 풍경입니다. 그래서 마을을 천천히 둘러 보았습니다. 

마을이 아주 넓지는 않습니다. 일단 시야에 다 들어오니까요. 하지만 골목골목 걷다보니 멀리서 보는 것 보다는 더 넓더군요.

여행내내 “영어공부 열심히 해서 다음에 저 누나랑 꼭 직접 이야기 해 보고 싶어요” 라며 저 누나 좋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영어를 조금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저 누나는 지금 상해에서 물류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마을에 식당이 있어서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교직생활 하다가 은퇴하고 여행다닌다는 홍콩에서 온 남자분과 동석을 해서 함께 먹었습니다. 

이런곳 여행하면서 일단은 군것질거리가 많이 없잖아요. 저 학생 식사때만되면 밥을 엄청 먹더군요. 체중이 100kg 넘으니 엄청 배가 고팠을 것 같고, 집에서는 먹고 싶을때마다 냉장고 열어서 먹었을텐데, 이렇게 여행을 나오니 이런 아무런 식사라도 엄청 맛있었을 것 같습니다 .

마을풍경은 사진 몇 장으로 소개를 할 수가 없습니다. 직접 가서 눈으로 담지 않으면 그 느낌을 받을 수가 없죠.

마을에 무려 당구장이 있더군요. 

함께 갔던 두 여자들 성격들이 털털해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저 여자도 아이들에게 “큣대줘봐. 내가 어떻게 치는건지 보여줄께” 라면서 당구채를 뺏어 잡고 시범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제가 중국에 살면서 저런 열악한 당구대에서 몇 번 쳤었는데, 이긴 적이 없습니다. 일단 당구대 평형도 안 맞고, 표면이 울통불퉁해서 공이 휘어집니다. 

다른 일행은 설산의 얼음호수를 보러 갔고, 저희는 설산아래의 폭포를 보러 갔습니다. 여기 마을에서 설산의 폭포까지 또 산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저 당시 제 몸 상태가 근육통에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고, 저 학생은 저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모습이더군요. 그래서 다같이 말을 타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말을 타는 것도 쉽지 만은 않습니다. 은근 다리와 몸에 힘을 계속 주고 있어야 하고 특히 내리막을 갈때는 떨어질 것 같아서 긴장도 됩니다. 

앞에보면 현지인 순례자들은 걸어서 들어가는데, 저희는 몸상태가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 말이 쉬는 상점이 있는데요. 여기서 부터는 말도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해서 걸어서 올라 갔습니다. 

관광객이나 순례객들이 있어서인지, 곳곳에 이런 상점이 있어, 배가 고플만 하면 뭔가 컵라면이라도 하나 먹을 수는 있습니다. 

위의 상점에서 파는 물건중에 뭔가 독특한 것이 보이시나요?

한자나 중국어 보는 것이 익숙치 않은 분은 물건들을 보셨을 것 같은데요. 동충하초冬蟲夏草 를 판다고 글자를 저어 두었네요. 보통 이런 산에서 사람들이 직접 따서 오거든요.

그리고 여기는 먼 곳에서 온 순례객들이 1박을 할 수 있는 여관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식사도 제공해 주고 저렇게 침대도 제공을 해 줍니다. 

드디어 얼음이 있는 곳에 다달았습니다. 예상대로 물은 엄청 차갑습니다. 

배가 고픈지 과일껍질을 입으로 벗겨서 먹고 있네요. 집에서는 평생 해 보지 못 했던 경험이겠죠.

폭포수에 몸을 씻는다고 실제로 마음의 무언가가 씻겨 내려가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다짐을 하고 과거를 씻는다는 느낌으로 폭포수에 들어갔다가 나오더군요.

이게 얼음물이라 엄청 차갑습니다. 8월이지만 만년설에서 내려오는 물은 말그대로 ‘얼음물’ 이죠.

여기 폭포수에 한번 들어갔다가 나온 것이 저 학생에게는 여행의 화룡점정이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뭔가 새로운 다짐과 동기부여, 각성 이런걸 하려 온 여행이었는데, 이런 얼음물폭포에 들어가서 샤워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런 행위보다는 아마 여기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고 더 깨달은 것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본문 중간에 소개했었던 상점 겸 여관에서 만난 아이들인데요. 관광객들이 타고온 말이나 당나귀 들을 끌고 올라오거나 데리고 내려가는 일을 한다고 하더군요.

중국에 살면서, 또 태국에 살면서 아이들의 이런 삶을 많이 보았습니다. 

여기서 컵라면을 먹더군요. 그런데…

먹기전에 실수로 엎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컵라면 하나 사 주었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을 합니다. 

그 학생에게도 이야기를 해 주었죠. 이런 곳에 와서 직접 보니 너의 삶은 얼마나 풍요롭고 편하고 부모님이 모든것을 다 해주는 그런 환경에서 살고 있냐? 여기 아이들은 어릴때부터 노동을 해야 하고,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도 없다.

공부를 할 수 있을때 조금이라도 더 해 보아라 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저도 학창시절 부모에게 반항한다고 공부를 안 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됩니다. 

이 산은 다음편에 내려가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