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르치는 대만학생과 배낭여행중이라고 전편에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다들 원숭이 좋아하죠. 그래서 원숭이의 도시라고 불리는 롯부리Lopburi에 왔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원숭이에 자신감이 좀 있었는지 원숭이가 가까이 오고 몸에 올라타도 제지하지 않고 약간 즐기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그러다가…

저기 얼굴을 보면 안경이 있습니다. 

저기 벽에 보이는 원숭이 손에 학생의 안경이 있습니다. 이 학생은 또 씩씩거리면서 자기 안경을 찾겠다고 막대기를 들고 따라가보지만…

이미 안경은 건물 꼭대기에 있어서 되찾을 수가 없었죠.

이 학생이 안경 없으면 거의 사물을 볼 수가 없는 상태라 남은 여행일정도 살짝 우려가 되는 상황이고, 여기 태국에서 안경을 맞추면 며칠이 걸릴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라 제가 저 학생에게 한마디 했죠.

“내가 여행리스트에 안경은 2개 이상 준비해서 가져가야 한다고 적어 준 이유를 이제야 알겠어?”

라고 하자 이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저는 늘 압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솔루션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거든요. 안경쓰는 사람들은 여분의 안경을 꼭 준비해야 합니다. 

이 학생도 ‘믿었던?’ 원숭이에게 당했다는 배신감? 에 얼굴표정에서 분함이 느껴지더군요. 저도 살짝 남은 일정에 대해서 걱정도 되기도 했는데, 한참뒤에 원숭이 녀석이 안경을 잘근잘근 씹고 뜯고 즐긴뒤에 땅으로 던져 버리더군요. 다행히 상처 많은 안경이고 안경알도 빠졌었지만 어찌어찌 쓰고 다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저 대만학생에게는 잊지 못 할 추억이 되겠죠. 제가 안경 버리지 말고 잘 간직해 두라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배낭여행이라 좀 바쁘고 힘들게 이동중인데요. 틈나면 다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