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자동차로 드디어 치앙마이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하도 치앙마이, 치앙마이 해서 태국에 살면서 꼭 한번은 와 보고 싶더군요. 막상 한번 와 보니 다음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2~3일의 일정으로는 치앙마이의 매력을 느끼기에 짧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면적이 넓으니 치앙마이 도심에서 여기 산속까지 구석구석 가는 것도 시간이 꽤 소요됩니다. 

치앙마이 인근 산 속에 커피농장이 있다고 하여 와 보았습니다. 

산을 한참을 달려 올라가니 주차장이 나오고 여기서 부터는 (아마도)외부차량만 통제를 하고 외부인들은 저런 트럭을 타고 현지마을까지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 안좋게 보면 트럭으로 돈 벌려는 ‘상술’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고, 저 역시도 그런 생각이 조금 든 건 사실이지만… 제가 태국에서 이런 곳들을 좀 다녀 봤는데요. 트럭을 타고 올라가보면 이해는 됩니다. 보통 산속의 목적지에 주차공간이 충분치 않거나, 올라가는 도로가 협소해서 관광객들의 차들이 진입하는 순간 난리가 나는 곳들이 많습니다. 특히 어떤 곳들은 일반차량이 아무생각없이 올라갔다가는 차 하부 다 긁어 먹고, 비라도 내리면 차바퀴 빠져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의 도로가 많았습니다. 저도 이번 여행때, 그런 도로 몇 번 들어갔다가 함께 갔던 아버지가 걱정스러웠는지 ‘이제 여기 그만 올라가고 돌아가자’ 라고 말을 수차례 했었죠.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마을로 올라가는데, 주차장에서부터 저 강아지가 계속 따라오며 안내를 해 줍니다. 

저희를 잘 따라 올라 오다가 저 외국인을 만나자 또 저 외국인을 안내한다고 돌아내려 갔습니다.

마을은 전체적으로 이런 식의 오래된 낡은 건물들이 대부분이었고, 세대수도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치앙마이 도심에서 차로 와도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전 차라는 동력장치가 없었던 시절에는 치앙마이까지 한 번 가려면 시간이 엄청 걸렸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 중국운남성 여행을 하면서 이런 산골에 들어가서 현지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산골마을에 시집을 와서 단 한번도 인근 도시인 리장, 따리, 샹그리라 같은 곳을 나가 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운남성 리장, 따리, 샹그리라 는 참 아름다운…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인데, 산골에 들어와서 평생 단 한번도 산 아래 도시를 나가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자동차’ 라는 걸 배제하고 생각을 해 보았을때는, 이런 산골에서 그 아랫마을 도심까지 한 번 다녀오기가 보통 쉬운일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 하나가 우뚝 솟아 있어서 그 산을 올라갔다 내려가는 지형이 아니라, (사진에서 잘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여러 산들과 산맥을 넘어넘어 내려가야 도심에 겨우 닿을 수 있는 그런 형태이다 보니 지금처럼 자동차가 없을 때는 도시마을 한번 내려가는 것이 그야말로 큰일인 곳입니다. 

제가 아주 어릴때 저의 외갓집이 이랬습니다. 읍에서 버스를 타고 외갓집이 있는 마을입구까지 갑니다. 그러면 거기서 내려서 외갓집까지 다시 걸어서 산을 하나 넘어가야 합니다. 버스정류장 주변에 아주 작은 마을과 상점들 작은 학교가 있고 거기서부터 외갓집마을까지는 다시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이 산이 험준하고 밤이면 정말 무섭습니다. 저도 아주 어릴때 몇 번 걸어서 넘어갔는데, 왜 이런 곳에 귀신이야기가 자연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무섭습니다. 당시에도 경운기가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긴했으나, 그 길은 또 한참을 돌아가야해서 마을사람들은 지름길인 산을 넘어 다녔었죠. 

이 마을 뒷편 가장 꼭대기 쪽에 가보니 산속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안 나니는 곳인지 이끼가 많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끼가 많이 자라고 있다는 건 해볕이 잘 들지 않아 음침한 느낌을 들 수 있겠네요. 특히 밤에는 말이죠. 그러고 보니 생각이 난건데, 이전 외갓집 산골마을에서도 집들중에 가장 외곽이나 산쪽에 인접해 있는 그런 집들이 있었는데, 그런 집들은 야생동물로 부터도 그렇고 좀 무섭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산속의 마을이라도 마을 가운데나 동네사람 모이는 정자가 있는 곳 주변은 그나마 안전한 느낌이 들잖아요.

여기 현지인들의 집들은 대체로 위의 사진과 같은 형태였으며, 주방도 저런 세탁기도 외부에 있는 그런 구조였습니다.
제가 어릴때 외갓집은 화장실이 돼지우리 위에 통나무 사이로 응가를 누면 돼지머리위로 응가가 떨어져서 그걸 또 돼지들이 먹는 그런 구조였습니다. 그 통나무가 촘촘히 엮겨 있는 것이 아니라 늘 발이나 신발이 아래로 빠질까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걷다보니 사진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동네꼬마들이 축구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비탈진 산골마을이라 넓은 공터가 없더군요. 그나마 있는 공터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모습입니다. 실수로 공이 아래로 내려가면 한참을 또 뛰어가서 주워와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을 곳곳에 닭들을 저렇게 풀어 놓고 키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현지 꼬마가 아기를 돌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지인들 복장이 독특하고 아름답습니다. 
여행을 했던 시기가 8월인데, 치앙마이쪽과 여기는 살짝 쌀쌀할 정도로 긴팔이나 바람막이 정도는 꼭 준비를 해 가셔야 합니다. 태국 8월이면 더워 죽는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에 14일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크게 더웠던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긴팔을 꺼내 입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긴팔이야기는 제가 아래에 다시 한번 해 보겠습니다.

드디어 이 마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카페에 와 보았습니다. 어쩌면 인터넷에서 이 카페를 검색해서 이 마을을 오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터넷상에서 사진명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세계테마기행 이나 걸어서세계속으로 같은 여행프로를 보면 이런 곳에 와서 커피마시는 장면들이 나오죠. 그런데 그런 여행프로에서 이런 커피농장형 카페에 와 커피 마시는 걸 보면 다들, 커피가 아주 맛있어 하는 표정은 아닙니다. 출연자들의 표현을 보면 커피가 아주 입맛에 맞다거나 맛있다는 표정을 못 본 것 같은데요. 실제로 이런 곳에 와서 커피를 마셔보면 좀 쓰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대만중부… 제 카페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산지가 있고, 거기 커피거리가 형성이 되어 있을 정도인데, 막상 커피는 마셔보면 좀 쓰다고 생각이 들겁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대만사람들에게 하면 대체로 다들 공감을 하더군요 이전에 베트남 갔을때도 베트남커피 유명하다고 해서 마셔보면, 저에게는 조금 쓰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여기 블랙커피만 있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이런 곳은 평생 살면서 한두번 오기도 어려운 곳이잖아요. 커피한잔 시켜 놓고 풍경보면서 사진도 찍고, ‘나 이런 곳에 와서 사진도 찍었다’ 라고 SNS에 올리는 맛에 오는 겁니다. 

마침 현지 전통복장을 입은 동네아이가 앉아 있더라구요. 살면서 가끔 이런 곳에 와서 커피도 한잔 해 보며 기분전환도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습니까? 살면 얼마나 산다고 아둥바둥 불행하게만 살 필요 없습니다.

좀 흐리고,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저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진은 파란하늘이 배경이면 더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찍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마을전체가 좋은 사진배경이 될 것 같더군요.

치앙마이인근의 커피마을 소개를 해 보았습니다. 카페 뒷편으로 커피농장이 있어 직접 재배도 하고 이렇게 커피원두도 팔면서 커피도 판매를 하는 형태였습니다.

참고로 태국의 북부지역은 이전에는 마약의 원료인 양귀비 등을 재배했으나, 정부에서 양귀비대신 커피를 재배하라고 해서 지금까지 태국북부 많은 지역이 커피농장으로 유명해진 이유입니다. 그래서 태국북부 산속에 이런 형태의 커피농장+카페가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음엔 정말 추천할만한 산속의 카페를 소개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