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나 대만에 여행오시는 분들이 많이 물어보시는 것중 하나가 ‘거기 많이 덥죠’ 입니다. 당연히 더운날이 대부분입니다. 태국은 더운날이 11개월하고 15일 정도 되는것 같고, 대만은 여름이 대략 4월부터 10월. 낮에도 더운날이 11월 12월 2월 3월. 그나마 좀 선선한 낮은 1월 정도?
아무튼 그만큼 더운 날이 많다는 뜻인데요. 그럼에도 저는 여행다닐때 긴팔 하나 정도 휴대를 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왜냐하면 외부는 더워도 실내 들어가면 춥거든요. 그리고 어떤 지역은 갑자기 쌀쌀해 지기도 하기 때문에 얇은 긴팔 하나 정도는 휴대를 하고 다니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을 합니다.
태국여행 하다가 갑자기 내린 폭우로 대략 1시간 20분 정도 고립이 된 적이 있었는데요. 저의 아버지가 저기서 약간 저체온증으로 좀 힘들었습니다. 제가 여행내내 차에서 내려 어딜 많이 걸어가야할 곳이 있으면 긴팔을 꼭 챙기라고 했는데, 저 때는 또 긴팔을 안 챙겨서 고생을 했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울때만 해도 하늘이 저렇게 맑아서 잠시 절을 다녀 올 동안 비가 내릴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늘 바람막이 정도는 휴대를 합니다. 저는 어느 정도 축적된 ‘경험’ 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40도가 넘는 방콕시내를 돌아다닐때도 실내 들어가거나 지하철타면 추워서 좀 고통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절 입구의 화려한 뱀? 용?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양이죠. 저 계단을 올라가는데도 땀을 많이 흘릴 정도로 더운 날씨였습니다.
악어가 있고, 악어를 닮은 용?이 있고, 용을 닮은 뱀? 4마리가 있는 그런 독특한 조각입니다. 어차피 용은 악어를 보고 상상을 한 동물이라는 설이 있으니…
절을 올라가는 입구부터 땀을 엄청 흘리고 중간중간 쉬고 있는 저의 아내입니다. 반면 아버지는 평소에 운동을 엄청 하시는 분이라 이번 여행에서 힘과 걷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시더군요. 제가 중고등학생때부터 팔씨름은 반에서 오른팔 왼팔 2등~3등에는 꼭 들어가고 대학교때는 1등 이었는데, 아버지가 헬스를 하고 나서는 팔씨름을 아버지에게 지고나서 좀 충격이긴 했습니다.
이 금빛탑이 유명한 절입니다. 절도 아름답고 절에서 내려다보는 아래 속세의 모습도 멋진 곳입니다.
수수하고 소박한 느낌의 한국절에 비하면 태국의 절들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저는 한국의 절도 좋아하고 태국의 이런 절도 좋아합니다.
아버지와 아내는 그냥 포인트, 포인트들을 휙 둘러보는 형태의 관광을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태국을 자주 오지 않았으니 최대한 많이 둘러 보는 것도 하나의 여행전략이긴 한데요. 저는 어떤 곳을 가면 설명도 좀 듣고 거기에 있는 배경이야기도 이해를 하는 여행을 좋아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태국현지인과 동행을 해서 설명을 좀 들었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저 사람들이 이 절이나 이 지역과 관련이 있고, 거기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 건데요. 여행을 많이 하다보니 휙 둘러보는 여행에서 점점 테마가 있는 아니면 좀 의미가 있는 여행을 하는 쪽으로 변해갑니다.
저의 대만카페손님들 중에 한국여행 예정이라며 이것저것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어느 분은 마침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부산여행을 계획중이더군요. 그래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 한편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여행이 될 거라고 했는데, ‘아마 구경다니고 먹고 하다보면 영화볼 시간 없을거에요’ 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처음 부산을 가니까 그럴 수 있겠죠.
유럽이나 미국을 가게되면 현지에서 하는 공연이나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그런 전시회 같은 걸 보거나, 아니면 그런 특별한 전시회를 보기 위해 여행을 가는 그런 목적있는 여행을 할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이전에는 미국에서 박찬호 선발경기 한 번 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지금도 그 꿈을 이루지 못 했고… 박지성이 맨유에서 활약을 할 때는 언젠가는 박지성 보러 영국 한 번 가보는 것이 소원이다 라고 했지만 역시나 이루지 못 했으며… 지금은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기 전 영국에서 직접 볼 수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미국에서 하는 뮤지컬 같은 걸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었으나, 삶의 고단함에 치여서 살다 보니 한국에서 하는 뮤지컬도 제대로 보러가기 힘든 것이 현실이죠.
그렇게 절에서 속세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내려갈 준비를 하는데…
대략 1분 사이에 저렇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만…
또다시 1분 사이에 저렇게 사람들이 우의를 입을 정도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약 2분만에 하산을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절에서 고립이 되어 버렸습니다.
절 내부를 돌아다니는 개도 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요. 사진시간을 확인해 보니 대략 1시간 20분만에 비가 그쳤습니다.
신발이라도 구해야죠. 신발 양말 젖어 있으면 계속 찝찝하고 느낌이 안 좋습니다.
비가 생각보다 길어지자, 우의가 있든 없든 떠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춥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비.록.많.이.추.웠.지.만. 제 바람막이를 입으라고 주었습니다. 저는 저 얇은 바람막이를 대체로 휴대를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조금 있다가 아버지가…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시고 계속 이리저리 걸어다니시다가 “비가 와도 그냥 내려가자” 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여기 태국은 비가 금방 내렸다가 또 금방 그칩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했는데요. 왜냐하면 저 비를 맞으면 오후 일정내내 옷이 젖어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이야기를 한건데… 나중에 보니 아버지는 추웠던 겁니다. 저 당시에는 저는 그걸 알아채지 못 했거든요. 여행내내 아들 걱정하느라 본인이 힘들거나 불편한걸 저에게 내색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저 때는 저에게 빨리 내려가자고 하셔서 그 저의를 제가 몰랐죠.
아버지가 운동을 많이 하셔서 체지방이 거의 없으시거든요. 아마 그래서 체온유지가 더 안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서두에서 말을 했듯이 차에서 내릴때마다 긴팔을 가지고 내리시라고 말을 했는데, 아버지는 대체로 또 자식말을 잘 안 듣는 편이긴 합니다. 뭐 저도 아버지말을 잘 안 들었던 편이니 저도 의견은 없습니다. 아무튼 태국, 대만에서 여행을 할 때 가급적이면 얇고 가벼운 바람막이 하나 정도는 휴대를 하면 갑작스런 기온변화나 실내 에어컨 바람을 막을 수 있습니다.
비가 와서 고립된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제 본 영화 A Haunting in Venice와 유사하네요. 살인사건이 벌어진 밤에 폭우가 내려 모두 집에 고립이 된… 제가 ‘폭우가 내리면서 고립되어 벌어지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데요. 여러 영화들이 있겠지만, Shutter Island 가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비 내리는 밤 셔터 아일랜드 같은 영화 보는 것을 좋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