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가장 멋진 카페 입니다. 대만에서 카페를 하기위해 오래전부터 이런저런 카페들을 눈여겨 보고 인터넷상에서 카페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봤는데요. 
인테리어가 멋지고 화려한 카페도 많고, 좋은 자리에서 풍경만 봐도 커피가 맛있을 그런 카페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본 카페중에 가장 멋진 카페는 저 사진의 카페입니다. 
저런 환경에서도 커피를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려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길가다 정말 커피한잔 하고 싶을 때 저런 곳에서 커피한잔 마시면, 무슨무슨 유명바리스타 커피보다 더 맛있죠.

 맛있다고 강요받는 커피맛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구컹古坑 이라고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원두 산지 입니다. 대규모 커피거리도 조성이 되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정도로 대만에서는 유명한 곳입니다. 여기서 카페준비를 할 때 몇 번 구컹원두로 만든 커피를 몇 군데서 마셔보았는데, 여기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는 커피맛의 기준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갸우뚱 하게 되더군요. 설명을 해주면서 커피를 내려 주니까 앞에서는 맛있는척? 하며 마셨지만 이게 정말 맛있는 커피인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 긍정적으로 유명해져야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줄테니 좋은 내용을 써야겠지만, 제가 지금까지 차이컬쳐를 운영하면서 싫은건 싫고, 좋은건 좋다고 글을 써 왔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유명 커피원산지 구컹커피… 굳이 찾아와서 저 돈 주고 마실 가격은 아닙니다. 맛이라는 거야 상대적인거고, 개개인별로 다른 거니까 와서 마셔 보실 분은 와 보시길 바라며, 그게 아니라면 그냥 산속의 풍경 보면서 마침 커피도 한번 마신다는 생각으로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유명하다 하니 외지인들이 와서 한번씩 마시는 것 같은데, 커피한잔 가격이 정말 비쌉니다.

아… 만약 이 커피가 일반시중과 비슷한 가격이면 또 어느 정도 자리세? 풍경세? 라 생각하고 마시겠는데, 가격이 일단 너무나 비쌉니다. 그리고 여기 지역 사람들은 구컹커피 라면서 맛있다고 하는데, 과연 글쎄?

제가 대만에 처음 왔을때, 대만지인들과 콜라 블라인드테스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코카콜라, 펩시콜라 눈 가리면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고, 대만지인이 자기는 콜라 엄청 마셔서 구분한다고 했는데, 결국 제가 이겼죠. 그 여세를 몰아, 제 아내가 매일아침 라떼를 마시는데, 자기는 7-11 편의점과, Family mart, Starbucks 라떼는 구분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발끈해서 블라인드테스트 했는데 제가 이겼습니다. 

중국에서 차잎을 파는 가게를 가보면 어떤 차잎은 한주먹 정도 되는 양을 몇만위안에 파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한봉다리에 백위안도 있고, 한주먹에 몇만위안도 있죠. 정작 문제는 그걸 차로 우려냈을때 맛을 구분을 못 합니다. (저는…) 그래서 저는 적당히 농약 없을 것 같은 믿을만한 브랜드의 차를 구입해서 마십니다. 

차를 내릴때 물의 온도도 몇도가 되었을때 내려야 하고, 심지어는 물도 두번이상 끓인 건 사용하지 말라고 하던데…(정신이 아득해 지네요) 도대체 두번이상 끓인 물로 내린 차의 맛을 구분해 낸다는 뜻인지? 스피커동호회 싸이트에서 (우스개소리겠죠) 떠도는 수력발전전기, 화력발전전기의 음향이 다르다 는 급인거죠.

베트남에서 지내고 있는 저의 외국인친구가 어제 보내준 사진입니다. 길바닥에 쪼그리고 낮은 의자에 앉아 저 풍경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데 너무나 좋았다고 하더군요. 커피의 맛 그자체 보다는 분위기가 너무나 좋다면서 사진을 보내 왔습니다. 그리고 그저께…

같은 친구가 이런 풍경 보면서 커피마시고 있다며 자랑질 하려고 저에게 보내 준 사진입니다. 저런 풍경 바라보며 커피 마시면 커피원두가 비싸든 싸든 맛있지 않을까요? 태국에서도 6개월 이상 지낸 저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친구인데, 베트남은 또 다른 느낌이 있다며 최근 베트남에 대한 뽐뿌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베트남은 짧게라도 여행을 한 적이 있고, 비슷한 기후대의 태국에서 지낸 경험이 있어 이 친구의 몇 장의 사진에 흔들리지는 않는데, 제가 자주 보는 ‘세계테마기행’ 베트남편을 보고 있으니 남부지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의 카페 부근 공원에서 주말이면 저렇게 피자를 파는 프랑스인 아저씨가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면서 직접 화덕에 넣어 구워주니 인기가 많습니다. 여기 주변 풍경이 멋지거든요. 저렇게 풀숲에 앉아 화덕에서 구워지는 피자를 보며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비싼 피자도 좋지만, 이렇게 자전거 타고 지나다가(저기 제 스트라이다가 보이네요) 캔콜라와 함께 먹는 이런 피자도 아주 훌륭합니다. 소위 피자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제 기준에는 아주 맛있거든요. 무엇보다 가격이 훌륭합니다.

첫번째 오토바이카페와 마찬가지로 큰 자본은 없지만, 이렇게 시작하는 카페/피자가게 괜찮지 않나요? 
제가 이런 글을 적는 이유는 인터넷상에 글들을 보면 너무 상향평준화가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의외로 ‘맛’을 잘 구분 못 합니다. 
제가 매일 만드는 달고나 를 며칠전 만든지 며칠 지난것과 당일 만든것을 눈을 감고 맛을 보았는데, 구분을 못 하겠더군요. 분명 케이스에 적힌 날짜를 보고 맛을 보았을때는 당일 만든 것이 더 맛있게 느껴졌는데, 눈을 가리고 맛을 보니 어떤게 오늘 만든건지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제가 종종가는 보이차 판매하는 가게의 주인은 몇년도 산 이전 이후것, 어떤 보이차가 맛있는지 설명은 매번 해 주시지만 차로 우려내면 그 맛을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저 같은 범인은… 그냥 농약 없을 것 같은 것 중에서 저렴한 걸로 구입을 합니다. 드립커피 내릴때 안쪽부터 내리는 것과 바깥쪽부터 내리는 것도 커피맛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그걸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나 될지?

괜히 인터넷상에서 어떤 커피가 맛있다 이런거에 강요받지 마시고, 그냥 내가 마셔서/먹어서 맛있으면 되는거죠. 굳이 남들한테 휩쓸릴 필요 없습니다. 내가 먹어서 맛있는 음식을 파는거고, 그게 맛이 없다면 그 손님은 저랑은 취향이 안 맞는 거겠죠. 맛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돈을 가지고 멋있게 카페/레스토랑을 시작하는 사람 마냥 부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첫번째 사진과 마지막 사진처럼 제대로 된 카페/레스토랑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좋아할 그런 멋진 카페/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저도 아주 많은 돈이 있는 건 아니라 시골에서 최소한의 인테리어로 최저금액대의 설비로 카페를 하고 있습니다. 설비가 비싸지 않다고 인테리어에 돈을 많이 쓰지 않았다고 손님이 덜 올 것 같지는 않다 생각을 해서요.

사는 것이 힘든 젊은 분들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멋지고 화려한 비싼 카페를 가는 손님도 있고, 반면 잘 찾아 보면 이런 저렴한 가격대의 음식을 길바닥에서 먹어도 만족하는 고객층도 많습니다.
바리스타 전문가가 카페를 차린다고 다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유튜브에서 ‘카페 절대 하지 마세요’ ‘프렌차이즈 절대 하지 마세요’ 이런 자극적인 말들도 그냥 흘러 들으세요. 세상에 쉬운 업종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업종이 가장 힘들다 생각할거에요.

이번주는 추석연휴가 있어 마음은 한결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