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도 그렇고, 대만에서도 자동차로 이동 많이 하고 여행 많이 다녔는데, 침수지역 지나다가 엔진에 물 들어가서 견인된 건 처음입니다.
저 당시 정말 황당했었고 이런저런 손실이 막대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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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의 유튜브채널 ‘타이컬쳐 Taiculture’ 에 올린 침수상황 영상을 보시면 조금 이해가 더 쉬우실 겁니다.
이런건 영상으로 봐 줘야 더 실감이 나죠.
태국 시골지역을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저 당시 저 지역에 비가 자주 내렸습니다. 하루종일 계속 비가 내린건 아니었지만 내리다 그치다를 하면서 대체로 흐린 날씨에 열대성 폭우가 쏟아지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또 저는 저런 날씨마저도 좋아하니까 저렇게 여행을 다녔었죠.
비 올때 DSLR 들고 다니다 고장나서 수리 맡긴적도 있고, 카메가 가지고 물 사이를 점프하다가 빠져서 DSLR 하고 작은 카메라 등등 전자기기 날려 먹은 적도 있고… 지금 생각해 보니 침수되어서 날린 전자기기도 꽤 되네요.
저는 성향이 돌아다니고, 도전해 보는 편이라 유무형의 손실도 많이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만 있으면 위험부담은 낮아 지겠지만요. 하.지.만. 집에만 있으면
이런 멋진 비구름을 현장에서 볼 수 없죠. 저는 이런 낮게 드리워진 어두운 비구름의 풍경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저는 이상하게 이런 비구름 많고 바람 부는 날씨가 좋습니다.
시골지역을 차로 달리면서 이런 풍경을 보면 저 풍경속으로 빠져 드는 느낌도 듭니다.
태국은 열대성폭우, 즉 갑자기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경우도 많고, 배수가 잘 되지 않아 도로가 침수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태국에서 살아 보신 분들은 이해하실 듯 한데요. 아무튼 그렇게 비가 내리는 가운데, 위의 영상속 지역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저의 태국친구부모님집으로 가고 있었죠. 그런데 영상처럼 제가 지나던 도로에서 차가 잠겨 엔진시동이 꺼졌습니다.
영상에서도 보았듯이 옆차선의 차량들은 저렇게 지날 수 있는데, 제가 있는 쪽이 지대가 낮아서 수심이 깊더군요.
본네트위로 물이 올라오는 순간, ‘어? 이거 뭔가 잘 못 될 것 같은데… ‘ 라고 생각을 했는데 시동이 꺼지더군요. 처음 시동이 꺼졌을때는 배기관이 물에 잠겨서 혹은 순간 흡기가 안 되어서 시동이 꺼졌으려니 생각하고 시동을 다시 걸었는데 시동이 안 걸리더군요.
영상에서처럼 저 위의 분들이 물속에서 제 차를 밀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물 밖으로 빠져 나올 수도 있었고, 차에서 내릴 수도 있었습니다. 수심이 차문보다 높아 차문을 열 수 없었던 상황이었거든요.
차량보험을 들 때, 긴급출동서비스 같은 걸 가입했었습니다. 보험사에 전화를 하니 사람을 보내 주겠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런 곳은 또 시골지역이다보니 도심처럼 보험사 직원이 빨리 오지도 않고, 서비스가 아주 좋지도 않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비는 좀 잦아 들었고, 물도 많이 빠졌습니다.
제 차 바로 왼편은 무슨 농장이더군요. 소들도 보이고, 마당에 닭들도 뛰어 다니고… 차 옆으로 게도 떠내려 오고…
저 당시 머리속이 엄청 복잡했었습니다. 여행일정이 있었는데, 차가 고장이 났으니 수리기간이 걸릴텐데, 보통 침수가 되면 이건 간단한 수리가 아니거든요. 시간이 꽤 걸릴거라는 생각은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아니라 태국이라 어쩌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골치가 아프더군요.
보험사 직원을 기다리는 동안 저런 옷을 입은 사람이 와서 농장주인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걸로 보아, 뭔가 소 관련 거래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단순히 소를 키우는 곳이 아니라 뭔가 거래를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상에서도 언급을 했듯이, 저 아주머니께서 제가 침수된 그 지점이 상습차량침수구간이라며 며칠전에도 벤츠 한 대가 침수되어 견인되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시더군요.
보험사 직원을 기다리는 동안 저런 옷을 입은 사람이 와서 농장주인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걸로 보아, 뭔가 소 관련 거래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단순히 소를 키우는 곳이 아니라 뭔가 거래를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상에서도 언급을 했듯이, 저 아주머니께서 제가 침수된 그 지점이 상습차량침수구간이라며 며칠전에도 벤츠 한 대가 침수되어 견인되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시더군요.
비는 맞아 몸은 축축하고, 보험사 직원은 오지 않고, 동행한 태국친구는 보험사콜센터의 응대내용과 실제 현장의 보험사 대응이 다르고 불친절하고 느려서 저보다 더 화가 난 상태였습니다. 만약 여기가 도심이었다면, 주변에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라도 한잔 하며 기다렸을텐데, 보시다시피 시골 허허벌판이라 아무것도 없습니다. 너무 기다렸더니 화장실도 가고 싶었습니다. 주변이 이런 환경이라 길거리에서 노상방뇨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동행자도 있고, 문화국가, 문화시민으로서…
조금 걸어가니 이런 상점이 하나 보이더군요. 내부에 각종 중고 의류, 신발, 가방 등을 파는 그런 매장이었습니다. 시골지역 답게 가게가 조촐합니다. 여기서 화장실도 조금 빌려 사용했습니다.
비는 내리고, 몸도 많이 젖었고, 보험사 직원도 꽤 오랫동안 오지 않아 계속 콜센터에 전화했고… 뜨끈뜨끈한 온돌방에 샤워하고 누워 있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한참만에 보험사직원이 왔습니다.
먼저… 저는 말이 통하지 않아, 저의 태국친구가 모든걸 처리했었는데요. 대충 분위기를 보니까,
1. 저 직원은 보험사 직원이 아니라 현지 협력업체 혹은 아는사람. 왜냐하면 예를 들어 태국처럼 땅이 넓은 곳에서는 각 지역별로 ‘삼성화재 긴급출동서비스’가 있을 수 없으니 이런 시골에서는 ‘삼성화재’ 에서 현지에 있는 협력업체에 하청을 주는 방식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험사콜센터 직원과 이 현장직원간의 의견이 달라 태국친구가 엄청 화가 났었죠.
제가 생각하는 ‘긴급출동서비스’는 1회 무료견인 혹은 몇 Km 이내는 무료견인 이런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견인차를 불러 놓고 우리보고 돈을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차를 점검할 정비센터를 찾아야 하는데, 저 날이 아마 토요일 오후였을 겁니다. 저의 차를 받으려고 하는 정비소가 없더군요. 저 직원이 계속 어디론가 연락을 했지만 정비소를 못 찾아 또 한참을 시간을 보냈습니다.
보험사에서 부른 견인차량이 왔습니다. 부부가 함께 돌아다니며 견인을 하는 것 같더군요. 태국친구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 보니 침수차량 견인수입이 솔솔하다고 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저 분들은 침수상황이 되면 더 수입이 많아져서 그걸 즐기고 있겠네요.
아무튼 이 견인차량은 보험사직원과 이야기를 해서 어느 정비소로 가야하는지 그걸 한참동안 상의하고 있더군요.
말도 안 통하고 뭔가 진척은 안 되고… 아주아주 이전에 중국 처음 갔을때 말 안 통하던 그런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차를 싣고 어디론가 갔는데, 이 태국친구가 또 차량을 싣고간 정비소가 어딘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더군요. 그리고 보험사직원도 언제 차량검사결과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그냥 차만 보내 버렸습니다.
그래서 보험사직원에게 맡긴 정비소 위치를 확인해서 또 거기까지 가 보았습니다. 가 보았더니, 토요일저녁이라 정비소 문은 잠겨 있고…
얼핏 보기에는 정말 허름해 보이는 사설정비소 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토요일밤이고 내일은 일요일이라 차를 볼 수 없다며, 월요일에 오라고 하더군요.
가끔 여행유튜버들 보면 해외에서 불의의 사고, 도난 등을 당해서 멘붕 오는 그런 장면들 나오는데요. 저도 당시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결국 차량은 사설정비소에서 수리를 하지 못 하는, 엔진에 물이 들어간 상황이라 공식서비스센터에 입고를 했고, 부품수급 등등으로 인해 시간이 엄청 걸렸습니다.
결국 월요일인가? 사설정비소 업무 시작하고 나서 직접 방문을 했습니다. 정작 사설정비소 사장님은 아주 친절하시더군요. 이것저것 확인하시더니만 사설정비소에서 수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며 공식서비스센터에 맡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지난번에는 부부처럼 보이는 남녀가 왔는데, 이번에는 연인처럼 보이는 남녀가 왔더군요.
사설의 장점은 저렴한 수리비용이죠. 다시 말하면 정식서비스센터는 수리비용이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쩔 수 없죠. 엔진을 덜어내는 작업이었으니까요.
저 당시 이래저래 쓴 직간접비용이 엄청 났었습니다. 한참을 차를 맡겨 둔 것도 그렇고, 저 시골에서 태국집까지 비행기를 타고 왔다갔다 해야 했고, 당연히 수리비용도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전자기기도 그렇고, 차량도 그렇고 물건을 사람보다 위에 두고 애지중지 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배의 존재 이유가 안전한 항구에 정박해 있기 위해서가 아니듯이, 물건들은 사용되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거죠.
또, 홍수나 산사태로 목숨이 위험한 상황도 있는데, 저는 고작 얕은 물에 차가 잠겨 엔진이 죽은것 외에는 뭐 큰 손실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