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시골의 어느 건축사무실에 가서 상담을 받아 보았습니다. 시골의 건축사무실이라 건물 아래의 반야외 사무실입니다. 사무실이 반드시 빌딩의 실내여야 한다는 건 또, 도시에 사는 우리의 선입견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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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대만도 그렇고, 저기 태국도, 물론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시골지역에서도 저렇게 오래된 건물들을 개보수 하거나 새롭게 현대식 건물로 지어서 좀 더 편하게 생활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골지역에 가 보면 건물 저렇게 잘 지어놓은 걸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보통 집을 지어 올리려면 땅이 가장 큰 문제이고, 땅 값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그런데, 시골에서는 싸고 넓은 땅이 있으니, 도심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저런 널직한 주차장이 있는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겁니다. 서울에서도 좀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에서는 또 주차문제가 큰 스트레스죠. 어떤 분들은 생활패턴이 주차자리에 의해 좌우된다 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주차장소 때문에 왠만하면 차끌고 안 나가거나 일찍 들어온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북미의 주택가 가면 주차장 있는 차고 주택이 부럽습니다.

일반 주택이 아니더라도, 위의 사진처럼 주택+카페(영업가게) 등을 새롭게 지어서 주거도 하면서 내 건물에서 상업활동도 하는 귀농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사실 이런 경우가 가장 부러운 경우이죠.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여기 대만의 마을주민 중에도 도시에서 살다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여기 고향으로 돌아와서 저런 식으로 건물을 아주 현대적으로 지어 주거도 하면서 한켠에서는 영업도 하는 분이 있습니다. 우리가 내는 이런 비용중에는 ‘땅’ 에 지불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렇게 땅이 있으면 그 비용을 확 줄일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골지역에서도 건축사무소가 있고, 첫번째 사진처럼 시골지역에 특화?된 시골스러운 사무실에서 영업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겁니다. 

제가 찾아갔던 건축설계사무실은 저기 보이는 가정집의 1층부분에 있었습니다. 저기다가 컴퓨터, 프린터 및 각종 사무집기를 두고 영업을 하고 있더군요. 
얼핏생각하면 저런 곳에서 영업하고 있으면 믿을 수 없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오히려 도심의 이상한 사무실에서 책상 하나 컴퓨터 하나 두고 하는것 보다야 더 신뢰가 가죠. 왜냐하면 저기는 자기땅에 자기집에 자기가족들이 다 2층에서 생활하는 곳에서 영업을 하는 거니까 일단 신분보장은 확실합니다.  

저기 보시면 갓 걸어 말리고 있는 빨래들도 보이고, 주방용품들도 보입니다. 가스통도 있구요.

여기도 설계견적도 받아 보았는데, 설계견적디자인 비용을 미리 받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설계디자인 비용은 받았다가 만약 계약이 진행되면, 설계디자인비용은 돌려 주는 보증금 형태더군요.

도시에서 설계사무소 하면 도심빌딩속만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런 태국시골에서는 이런 형태의 사무실도 있다는 걸 소개해 보았습니다. 코로나팬데믹 이후 사무실의 정의와 근무형태의 변화가 찾아 오긴 했죠. 

저도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라 노트북 펼칠 곳만 있으면 업무공간이 되기는 합니다. 태국친구 시골집에서 며칠 머물렀는데, 제가 방으로 사용했던 목조시골집 2층 저 공간에는 전등이 없더군요. 그래서 휴대하고 있던 스탠드를 키고, 테이블 같은 것이 마땅치 않아 생수팩을 놓고 컴퓨터를 했는데… 불편하죠. 허리 아프고…

전체가 목조건물이고 바닥도 목재라서 저렇게 아래층이 나무 사이로 보이는 형태입니다. 친구부모님 방이 나무틈 사이로 보이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태국친구 및 부모님, 언니, 여동생부부등이 밤에 일찍 잠을 자는데, 제가 컴퓨터 하거나 화장실 간다고 나무바닥을 밟으면 소리가 집안 전체에 크게 나서 조심조심 생활했습니다. 

당시 제가 머물렀던 2층 공간입니다. 모기장 안에서 머물렀죠. 시골간다고 전자모기향 2개를 가지고 갔었으나, 저렇게 넓은 공간에서 전자모기향은 무용지물 입니다. 그리고 벌레도 엄청 많고, 실내에 먼지도 많습니다. 낮에는 창문을 다 열어 놓으니까요. 그럼에도 저에게는 저런 곳에서 며칠간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태국친구와 자매들에게 물어 보았죠. 왜 이 오래된 집을 좀 현대식으로 개조하지 않냐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일단 경제적인 여유가 없고…

그리고 또 부모님이 돈이 조금 생기면 농지를 더 사지 집을 편하게 개조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해 드리면…  땅은 사 두면 나중에라도 오를 수도 있고, 농지는 거기서 수확을 해서 수입을 발생시킬 수 있죠. 그런데 집은 짓는 순간 그 때부터 감가가 발생이 되어서 계속 집의 건물가치는 떨어집니다. 그리고 건물은 유지보수비용도 들어가구요. 그래서 저런 시골어르신들은 평생 저렇게 살아 왔으니 그냥 저렇게 사시는거죠. 그럼에도 도시에서 살다 가끔 오는 딸들은 불편하고, 온수가 없어서 온수기를 사서 설치를 한 적도 있는데, 부모님은 온수기에 들어가는 ‘전기료’ 아낀다고 온수기 사용 안 하신다고 하시더군요. 사람 사는 곳 다 똑같습니다. 이전 저의 할아버지 집도 재래식 화장실이 너무나 불편했는데, 수세식변기를 주방에 설치를 해 놓고선 한번도 사용 안 하시고 끝까지 밖에 있는 재래식화장실만 사용하셨습니다. 

당시 저렇게 전등없이 지내니 지낼만 하더군요. 물론 며칠만 지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데 온수가 없으니까 그건 좀 불편했습니다. 더운나라 태국이라도 겨울철 아침저녁은 쌀쌀합니다. 특히 저 곳은 북부 시골이라 아침저녁은 좀 쌀쌀하죠. 그런데 찬물샤워를 해야 해서 그게 좀 힘들긴 했습니다. 

다 돈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저 부모님도 돈이 많으면 자식들 하고 함께 생활하는데 왜 현대식 편리한 집을 짓고 싶지 않겠습니까?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함께 살고 있는 딸부부가 최근에 임신을 해서 곧 손주도 볼 거라고 하는데, 돈이 많으면 새건물 짓고 싶겠죠. 부모세대라고 불편한 곳에 사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면 안 됩니다. 돌이켜 보면 저의 조부모, 부모님들도 그냥 가난하니까 참고 살았던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