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집 고양이덕분에 대만에서 파상풍주사를 맞았습니다. 오전에 카페 오픈준비를 하느라 잠시 카페문을 열어놓고 있었는데, 그 잠깐사이에 저의 호미가 집 밖으로 나갔습니다. 3층 전층을 다 뒤졌으나 없더군요.
이럴땐 중요한 것이 어찌할바를 몰라해야 하고, 당황해야 하며, 허둥지둥해야 합니다. CCTV 기록을 확인했죠. 잠깐 몇분 사이라서 몇분전 영상을 보니 이 녀석이 슬금슬금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찍혔더군요. 이 때 부터 영상의 방향으로 저와 아내가 동시에 찾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두세번은 둘다 못 찾았습니다. 안 보이더군요. 저의 카페 바로 옆 건물인데 저렇게 폐허로 된 건물이 있습니다. 왠지 동선상 저기 있을 것 같더군요. 저 집안쪽으로 들어가서 호미를 발견하고 찾아 왔습니다. 녀석이 놀랐는지 제가 안으려고 하자 격렬히 반항하고 저를 공격하더군요. 물리기까지 했습니다.
여기 야외에서 놓치면 다시 못 찾는다는 마음으로 물리든 할퀴어지든 저도 격렬하게 안았습니다.
호미를 찾는 동안 마음속으로 오만가지 마음이 들더군요. 그래도 오래 함께 했었다고 ‘공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반드시 찾는다는 마음으로 이동예상동선을 따라 하나하나 뒤져가며 추적을 했습니다. 추적끝에 눈이 마주쳤죠.
특히 오른손을 많이 다쳤더군요. 그렇게 찾고 나니 이 녀석이 뭘 했는지 온 몸에 흙투성이고 악취도 나고 해서 저의 고양이들 가는 동물병원에서 목욕을 한 번 시키기로 하고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병원에 가서 파상풍 주사를 맞았습니다. 의사분께서 상당히 친절하고 꼼꼼하게 치료를 해 주시고 파상풍주사도 안 아프게 잘 놓아 주시더군요. 한국의 의사들은 대체로 돈이 안 되는 손님은 대충 본다는 그런 인식이 있어서인지 상처치료를 흡사 학교다닐때 양호선생님이 해 주는 것처럼 꼼꼼하게 직접 해 주시더군요.
무엇보다 놀라운 건, 제가 대만의료보험카드가 있는데, 파상풍+병원치료는 150대만달러(6000원) 그리고 약국에서 먹는약 바르는약은 돈을 받지 않더군요. 보험료에 다 포함이 되어 있다고…
6000원이면 싼 거 아닌가요?
제가 2015년도에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고 하자, 5년 지났으니까 안전하게 다시 한 번 맞으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2015년도에는 호주에서 파상풍주사를 맞았었거든요.
2015년 호주 에 있을때, 쓰레기봉투내에 있는 깨진유리병에 손이 찢어져서 병원에 갔었죠. 기억은 나지 않지만 병원치료비가 꽤 비쌌던 걸로 기억납니다. 그때 세바늘인가 꼬매기도 했습니다. 사진처럼…
더 놀라운 건…
그 당시 간호사가 한국분이었거든요. 저에게 “여기서 오래 근무를 했는데 한국분은 처음 봤습니다. 여기는 중국계 사람들이 많은 곳인데 어떻게 여기서 한국분을 만나네요” 라면서 오히려 그 간호사분이 더 놀라시더군요.
그러면서 상처 꼬매는날 저에게
“며칠뒤 의사가 붕대 교체해야 한다고 오라고 할 때 저에게 연락을 주세요. 여기 붕대 하나 교체하고도 돈 엄청 비싸게 받아요”
라고 해서 사진처럼 병원 밖 공원벤치에 앉아 붕대를 교체해 주었습니다. 무료로…
딱 저렇게 붕대만 새걸로 교체를 해 주는데 돈을 엄청나게 받는다고 같은 한국분이고 여기서 근무를 하면서 처음 한국분을 만나는 거라 도와주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저 당시에는 또 경황이 없어서 그저 고맙다는 인사만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지금 마음같아서는 찾을 수만 있다면 식사대접이라도 해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세월이 좀 지나서 이제는 저 병원에 안 계실 수도 있겠네요.
최근 두번 맞은 파상풍주사를 모두 해외, 한번은 호주,이번엔 대만에서 맞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호미를 찾고 있던 그 순간 만감이 교차를 하더군요. 평소에 늘 함께하던 저의 고양이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간절히 느끼게 되었고, 앞으로는 카페문을 열어 놓을때 좀 조심을 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