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통역을 다녀 왔습니다. 중국어를 조금 하시는 한국분께서 업무차 대만의 모 공장에 Audit를 하러 오셨는데, 아무래도 업무통역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통역을 구했었나 봅니다. 

먼저… 공장 Audit 하면 제가 좀 잘 했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공장 Audit를 해 보신 분도, 받아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해외공장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Audit를 준비해 보신 분들은 또 많이 없으실 겁니다. 저는 각종 외국인 직원들을 데리고 Audit준비를 해 본 경험이 아주 많습니다. 

공장측에서 마련해 준 차량으로 공장에 도착했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중소기업 이었습니다.

공장업무를 떠난지 대략 일년반만에 다시 공장관련 업무를 하러 왔습니다.

이전에 Audit 받는 날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통역으로 온 거라 그런류?의 스트레스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통역이라는 것이 일반생활통역, 여행가이드통역, 이런 전문기술통역이 다 다릅니다. 기술통역은 기본적인 경험이 중요하죠. 저는 정확하게 2003년 초부터 제조업관련 기술통역을 했었죠. 2003년에는 중국어/영어도 더럽게 못 하던 시절이었는데 어떻게 그 어려운 기술관련 내용들을 통번역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합니다.

아마 건물기공식 했을때 사용한 첫삽을 기념으로 남겨 둔 것 같았습니다. 

Audit를 좀 많이 당하다보니 통역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양측이 잘 이해를 하는지에 대해서 경험이 많으니까요.

심지어는 중간에 Audit를 당하는 직원과 상대방 직원간 언쟁이 발생해서 목소리가 커지고 인상을 찌푸리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제가 재빨리 해결책을 제시해서 원만하게 처리도 해 주었습니다. 한국측 담당자분께서 감사하다고 하더군요.

공장측에서 점심을 외부식당으로 잡아 두었다고 해서, 회의실에서 도시락으로 먹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Audit하면 시간이 촉박한데, 보통 해외공장에서 외부로 식사하러 나가면 2시간 소요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제가 중국공장에서 중국사람들과 업무를 할 때 힘들었던 부분중 하나가 점심 먹으러 가자고 하면 2시간 3시간씩 먹고 들어오니까, 제 생각에는 시간낭비라고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공장측에서는 한국고객/손님이 왔으니 좋은 곳에서 대접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점심시간이 너무나 깁니다. 어떤 공장들은 식당까지 이동을 하는데 20~30분씩 걸리기도 하고 왕복하면 1시간이 걸립니다. (중국업무 많이 해 보신분들은 이해하실듯…) 

비록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제가 잘 모르지만, Audit라는 것이 기본적인 공장품질관리시스템을 보는 것이라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가끔 공장의 내부 프로세스를 잘 모르면 이해가 안 되고 통역하기도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 그런것도 ‘압도적인 공장통역 경험’ 으로 극복을 할 수 있죠.

일년여만에 다시 공장에 와서 Audit를 하니 이전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저는 제조공장에서의 업무는 잘 할 자신이 있거든요. 첫직장을 제조업으로 들어와서 완전 밑바닥 제조공장부터 제가 직접 자영업제조도 해 봤으니까요. 그래서인지 통역은 크게 어려움 없이 마쳤습니다. 

의뢰를 하신 분이 3시간이면 끝날거라며 3시간만 의뢰를 했는데, 어느새 어둑어둑해 지더니…

결국 어두워져서 업무를 마쳤습니다. 

Audit도 양측 모두 원만하게 마무리 되어 중간에서 통역을 한 입장에서 보람도 느꼈습니다. 

비즈니스통역은 단순히 외뢰자에게 기계적언어통역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외뢰자의 비즈니스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거든요. 

이전에 중국에서 보면, 중국에 사업하러 와서 통역이 필요하니까 한국어하는 업무경험이 없는 어린 학생이나, 업무마인드가 없는 조선족 이런 사람들 데리고 와서 통역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뭔가 잘 못 되고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떨때는 통역의 센스가 중요합니다. 

의뢰자분께서 선물도 챙겨주셔서 감사히 받아 왔습니다. 

오랜만에 공장의 회의실에서 Audit 해 보니 이전 생각도 나고 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