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태국동남부, 라용의 대규모 두리안도매시장 소개를 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오늘은 방콕의 두리안도매시장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당연히 두리안도 계절과일이니까 두리안’만’ 파는 곳은 아닙니다. 

최근 저의 대만아내가 두리안이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집근처 과일가게에도 두리안을 팔긴 합니다 그런데 보통 몇 개 안 되는 두리안 올려 놓고 좀 비싸게 팝니다. (태국에서 수입하니까 그럴 수 있죠)

제가 태국살면서 두리안 좀 먹었거든요. 두리안이 저렇게 쌓여 있어도 맛있는 것이 있고, 맛 없는 것이 있습니다. 제주산 귤이라고 다 달고 맛있지 않듯이 두리안도 잘 못 고르면 맛이 없습니다.

여기는 방콕의 어느 심야과일도매시장인데요.  마침 두리안 제철이라 두리안이 많았습니다. 

저는 태국 살면서 두리안 농장도 몇 번 가 보고, 6종류의 두리안도 다 맛 보았죠. 물가가 싼 태국이지만 두리안은 여전히 비싼 과일에 속해서 태국에서도 두리안을 미친듯이 마음대로 먹기에는 부담이 있습니다.  

주변 소매점에 두리안을 배달하는 모습입니다. 여기는 소매점이라고 해도 저기 보이는 것처럼 두리안의 양이 엄청 나더군요.

저도 대학생시절, 과일도매상에서 부산시내 소매점에 트럭으로 과일배달 하는 알바를 한 적이 있었죠. 그 당시 꽤 오래 그 일을 했었습니다. 1톤 혹은 1.4톤 트럭으로 부산시내에 오렌지, 파인애플, 수박, 포도, 사과 등등을 배달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어떤 곳은 낮시간대에, 어떤 재래시장은 위의 사진처럼 새벽에 배달을 해야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시장통의 과일과게에 배달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새벽시장은 사람들이 새벽에도 많아서 차가 들어가기 힘들때가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1톤트럭으로 부산의 부전시장 같은 곳에 사람사이를 뚫고 들어가서 배달했습니다. 

제 유튜브채널에 태국의 심야시장 소개를 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전의 부산 부전시장에도 새벽에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포도는 가벼워서 쉬웠고, 사과상자는 무거워서 힘들었는데, 그럼에도 한번에 4~5개씩 등에 올려서 들고 배달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까대기’ 라고 했는데 뭐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포도는 알이 떨어지기 쉬워 좀 조심해야했고, 수박은 혼자서 배달이 어려워서 2인1조로 다녔습니다. 수박도 그렇고 포도도 운송중 파손이 되는 것이 있어서 보통은 도매상측에서 1~2개 정도 더 넣어 줍니다. 그러면 저같은 배달기사들은 파손 안 시킨다는 확신이 있어서 포도 한 송이 정도는 배달가면서 차에서 먹곤 했었죠. 특히 거봉….

부산 동래지하철역 부근에 ‘메가마트’인가 대형마트가 있었는데, 어느날 이른 아침 거기 대형트럭으로 포도박스를 가득 쌓아 배달을 갔었습니다. 

하얀색 스티로폼 포도박스 였는데, 그 당시 포도박스는 그 도매시장 소속 아저씨들이 쌓았습니다. 메가마트 화물차 주차장에 도착해서 검은색 고무줄을 푸는 순간 7개로 쌓아 올린 포도박스가 쓰러져서 주차장 바닥에 포도들이 ‘영.화.처.럼.’ 쏟아졌죠. 순간 망연자실 서 있었습니다. 그 많은 포도알갱이들이 주차장에 확 뿌려졌으니까요.  바로 사무실 실장님에게 전화를 했는데, 뭐 쿨하게 청소 잘하고 회수해 오라고 하더군요. 저는 제가 배상해야하는지 좀 걱정을 했었거든요. (당시에도 포도는 비쌌습니다) 

한번은 사과박스를 제가 쌓았는데, 제대로 안 쌓아서인지 부산의 동서고가도로 커브길을 도는데, 박스전체가 옆으로 기울면서 차가 옆으로 기울어지더군요. 순간적으로 옆차선을 보면서 최대한 트럭이 전복 안 되고 상자가 쓰러지지 않게 균형을 잡았던 아슬했던 적도 있고…

트럭지붕에 나무로 된 박스모서리에 대는 나무막대가 있는데 그걸 올려 놓고 달리다가 바람에 날려 뒷차에 맞을 뻔한 적도 있고…

학창시절 했던 알바 치고는 월급도 많고 재미있었던 과일배달 알바 였습니다. 그때는 힘도 좋고 체력도 좋아 저런 알바도 했었죠. 또, 운전기술이 조금 있어야 하거든요.

여기는 소매점에도 두리안의 수량이 많아서 좀 비싼것부터 싼것까지 다양하게 맛 볼 수 있구요.

그리고 두리안 맛좀 본다는 사람들이 많이 오다보니 전체적인 품질도 좋습니다. 태국에서도 가끔 어설픈 곳에서 구입하면 맛 없는 두리안도 있거든요.

딸을 안고 두리안을 팔고 있는 가게주인입니다. 

저도 두리안을 좋아하고 두리안이 먹고 싶긴 하지만, 저의 집 주변 과일가게에는 두리안 몇 개 올려 놓고 파는 정도라 맛이 있을지도 의문스러워서 대만에서는 구입을 하지 않게 되더군요.

두리안 생각이 나서 태국 살 때 가 보았던 방콕과일도매시장, 두리안 소개를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과일도매시장 보니까, 대학생시절 도매시장에서 배달 했던 기억도 나구요.

참고로.. 그 당시 그런 도매시장에는 상권보호를 위해 조폭이 있었거든요. 그 당시 저의 사무실에도 조폭분이 한명 있었죠. 평소에는 성격도 좋고 얼굴도 좀 순하게 생겼으며, 배달 없을땐 저와 바둑도 종종 두곤 했는데…

온몸에 문신이 있어서 여름에도 땀 뻘뻘 흘리며 긴팔 입고, 당시에 거의 아파트 한채가격 한다는 갤로퍼 SUV를 몰고 다니면서 남포동 같은 곳에 함께 나가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검은색 옷 입은 어깨들이 ‘형님’ 하면서 90도 인사를 했었던 그런 기억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