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이 대만에서는 귀신의 세계와 이승간의 문이 열리는 달입니다. 그래서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엄청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거의 모든 가게, 가정집에서 저런 제사를 지낸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보니까 까르푸매장에서도 단체로 저렇게 제사를 지내고 있더군요.
대만에서는 이런저런 날에 각종 제사를 지내거나 기도를 하는 의식을 많이 볼 수 있고, 종이돈을 태우는 의식도 많이 하는데요.
이번달처럼 귀신의 문이 열려 귀신들이 이승으로 올 수 있는 시기에는 저렇게 물에 수건을 담아서 귀신들이 세수를 하고 갈 수 있도록 한답니다.
그냥 제사를 지내더라도 저렇게 기성음식을 사서 올려 놓고 제사 지내고 그거 가족들하고 나눠 먹으면 되는데, 한국은 제사상을 불필요하게 너무 많은 음식을 준비합니다. (귀신이 먹지도 않을텐데 말이죠)
대만뿐 아니라 중국본토에서도 가정집에서 조상에게 제사지내는 걸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한국처럼 큰 상에 엄청난 음식을 직접 준비해서 올려 두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기성제품 몇 개 올려 놓고 향 피워서 절 하는 것으로 끝입니다.
죽은 사람 때문에 산사람이 굳이 힘들 필요도, 그런걸로 굳이 가족들과 불화의 발단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조상영혼이 있다고 한들, 실제로 자손들이 명절에 제사음식 준비로 스트레스 받고 가족간 불화를 일으킨다면 그걸 바라지 않을 겁니다.
가끔 보면 나이가 아주 많은 노인들 중에도 철이 없는 사람이 있듯이, 조상귀신 중에도 거창하게 준비하는걸 좋아하는 귀신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귀신은 굳이 존경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만약 실제로 귀신, 영혼이 되어서 자손들이 준비하는 제사를 온다고 하면, 그냥 걔네들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고 명절 기분 내면서, 우리 조상중에 이런 분이 있었구나 라는 의미만 새기는 정도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손들이 제사상, 묫자리 제대로 안 했다고 자손들 잘 못 되게 바란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철이 없는 노인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