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는 이런저런 절, 사당들이 아주 많습니다. 단독건물이 없는 절, 사당 같은 경우에는 저렇게 일반상점을 임대해서 만든 곳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비단 대만뿐 아니라, 태국도 어느 곳에서나 절은 엄청 많고, 한국도 위에서 내려다보면 교회탑이 엄청 보입니다. 

또, 대만에서는 저런 인형극을 하는 모습을 대만에서 사시는 분들이나, 자주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심심찮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저 인형극은 대체로 절/사당 같은 곳을 마주보고 하는데요. 저건 산사람을 위한 공연이 아니라, 죽은 사람을 위한 공연이고, 후손들이 죽은 영혼을 위해 하는 공연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시골마을에서도 저 공연이 꽤 자주 열리고 저 공연만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렇게 도로를 막고 공연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돈이 많으니 죽은 영혼을 위해서 저런 공연팀에게 돈을 주고 공연을 하는 건 큰 문제가 안되고, 내가 건물 임대해서 절을 운영하든 사당을 운영하든 그런건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니죠.

제가 늘 눈여겨 보는건…

이 시골동네 아이들이 방과후에 딱히 갈 만한 곳이 없다는 겁니다. 대도시는 나름 여러 학원도 많고, 우리나라의 태권도학원 같은 곳들도 있고, 도서관 접근성도 좋아서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 지역마다 있죠.

하지만 이런 작은 도시, 지방도시, 시골마을의 아이들은 그런 환경이 열악합니다. 그러다보니 저의 이웃집 아이도 가끔 저의 카페에 와서 놀려고 하고 (부모님이 미안해서인지 아이들에게 못 오게 합니다), 가끔 저를 보면 배드민턴도 치자고 하고, 게임도 하자고 합니다. 아이들이 즐길만한 장소가 거의 없습니다. 

환경이 이렇다면, 지방정부와 기업, 어른들이 나서서 어린이도서관이라도 좀 지어주면 좋을텐데요.

제가 24년전 캐나다를 처음 가 보고 놀랐던 부분 중 하나가

어린이도서관에서 부모와 아이들이 적절한 대화를 하면서 함께 책도 보고 이야기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게 뭐가 큰 대수냐 할텐데, 한국에서 도서관하면 늘 엄숙하고 조용하고, 작은 소음도 내면 안 되는 그런 공간으로 생각을 하고 살아왔다가, 개방형 어린이도서관을 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24년전 캐나다에서 찍은 사진이 없어, 10년전 호주시드니 자주 가던 도서관에서 찍은 사진들 입니다. 

카페가 아닙니다. 무려 도서관 풍경입니다. 물론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 일 수도 있고, 돈 많은 정부와 가난한 정부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군대도 그렇고 이런 정부도 그렇고 결코 이런데 쓸 돈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비리가 많고 새는 돈이 너무나 많을뿐…

제가 사는 주변에 보면, 식당이든, 카페든 영리를 추구하는 가게가 일년을 못 버티고 폐업을 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지금 제가 사는 곳 반경500m 되는 상권만 해도 벌써 수많은 상점들이 임대료/인건비를 내지 못 해 1년을 버티지 못 한 곳도 많고, 6개월 못 버티고 폐업한 곳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저런 절/사당 같은 곳은 꾸준히 운영이 되죠. 왜냐하면…

사람들이 와서 돈, 쌀 등을 기부하거든요. 그리고 인건비도 필요가 없습니다. 신도들이 와서 청소도 해 주니까요. 

반면, 어린이도서관은 아무래도 영리를 추구하기가 어려운 곳이죠. 인건비 및 임대료 부대운영비를 어린이입장료? 로 충당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런 종교시설에는 자발적으로 와서 돈도 내고 쌀도 내면서, 어린이도서관 하나 운영을 못 하는 지방정부와 지방단체들이라면 그게 과연 바람직한 사회인가 라는 생각은 해 봅니다. 

죽은사람, 죽은영혼에게 돈, 쌀 갖다 바치지 말고, 미래를 위한 아이들의 교육, 어린이도서관 정도는 하나 지어서 지방정부 주도로 어른들이 운영을 하면 좋을텐데요.

차이컬쳐를 시즌1부터  봐 오신 분이라면 저의 모토가 ‘어린이들에게 꿈과 사랑과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는’ 이고, 지금도 저의 목표는 어린이도서관을 하나 지어서 제가 사는 지역 아이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싶은데… (아직 돈을 많이 못 모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태국, 중국의 시골에 사는 아이들에게 이동식 영화관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영화 같은 걸 보여주면서 ‘문화예술과 접촉할 기회’를 제공해 주려는 꿈도 있는데…

저도 젊었을때는 이런 것들이 ‘열정’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었으나, 지금은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 떠도는 영혼에게 돈, 쌀 가져다 바칠 생각 보다는 자기 자식 좋은 문화공연장 가서 구경을 시켜 주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위의 사진들은 본문내용과 상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