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저의카페 공포영화관람회 를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이 날은 마침 비도 부슬부슬 내려서 공포영화 보기 딱 좋은 날이었는데요. 잠시 쉬는 시간에 한 컷 찍어 보았습니다. 

작년부터 여기 대학생들과 공포영화를 모여서 봤는데, 이번이 3번째 였습니다. 다음에 다시 모이기로 하였구요.

그리고 이 대학생은 얼마전 제가 바베큐저녁 먹을 때 마침 저의 카페에 늦게까지 남아 있길래 함께 먹자고 했더니만, 이번에 부모님집에 갔다가 부모님이 하는 식당의 음식을 저에게 주더군요. 받은걸 감사해 할 줄 아는 학생입니다. 

영화 관람하는 학생들도, 제가 장소와 음료, 케익 등을 제공하면 먹을걸 가지고 와서 함께 나눠 먹습니다. 

최근에는 어떤 대학생이 남자친구 기다리는데, 카페마감시간 8시가 되어서 갈 곳이 없어 하는 눈치더군요. 그래서 남자친구 올 때 까지 카페에서 기다려도 된다고 했습니다. 

곧.도.착.한.다. 던 남자친구는 9시30분이 넘어서야 오토바이를 타고 해 맑게 웃으며 오더군요. 직선거리로 60Km 떨어진 도시에서 오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여기 대학생 손님들이 많은데요, 아무래도 학생들이다 보니 제가 좀 배려?를 해 주는 그런 입장입니다. 학생들이라 아무래도 경제력도 좋지 않은 경우도 많으니까요. 

여기 대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는데, 학업을 하면서 알바를 하는 학생들이 꽤 있습니다. 일주일에 2~3번 파트타임 으로 생활비 정도 벌어가며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대학생시절 풀타임잡 같은 알바를 많이 했던 입장에서 말을 하면, 부모경제력이 좋아서 알바 안 하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아이들이 부럽긴 하죠. 저의 경우는 대학생시절에 

트럭으로 과일배달 : 말이 알바이지, 하루 8~10시간 이상씩  새벽부터 무거운 과일박스 날랐음.

주차타워 파킹알바 : 1종대형  운전병 경력을 살려, 기타 알바보다 압도적인 주차실력으로 출퇴근시간 사람 몰릴때 차들을 신속히 이동.

과외 : 중학생이었나? 저는 돈을 벌 수 있어서 좋았지만, 그 중학생에게 일주일에 7~8개의 과외를 시키는 그 부모는 도대체… “선생님 저 너무 힘들어요” 라고 하던 그 어린 여학생의 표정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카페알바 : 트럭과일알바 오래 하다보니 땀 안 흘리고 힘 안 쓰는, 좀 우아한? 알바 하고 싶어 카페알바를 좀 오래 했었습니다. 

공장파산등산용품창고파격세일 : 큰 상가에 물건들 진열해 놓고 판매하는 알바였는데, 주인이 참 쫌생이 더군요. 거의 하루종일 일을 했는데, 8시30분까지 일을 했거든요. 저녁 6시쯤 되면 자기혼자 저녁 먹고 밥 한끼 제공 안 해서 좀 섭섭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벽우유배달 : 너무 힘들었음. 이 학기 학사경고 받음. 아버지가 실직하는 바람에… 학교다니면서 절대 하면 안 되는 알바.

할뻔한 알바 : 자취방 옆방 누나들이 단란주점에서 일하던 누나들이었는데, 항상 저녁에 고기 구워 먹을때 저를 초대해서 함께 먹었고, 그 중 한 누나는 압도적인 미모여서 ‘저런 누나랑 사귈 수 있을까?’ 라는 환상을 가진 누나들이 있었는데, 저보고 자꾸만 자기들 단란주점에 술 서빙하는 알바 하라고 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당시 저의 알바시급을 듣더니만, 그 누나들이 비분강개하며 ‘도대체 니가 그 시급으로 왜 그런 알바를 하고 있니? 바보같이. 너 오면 누나들이 잘 챙겨 줄께. 너 외모면 손님들에게 팁도 엄청 받겠다’ 라고 꼬시는 바람에 그 당시 돈이 좀 필요한 시절이어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저희집 고양이들은 낮에는 저보고 돈 많이 벌으라고 하지만, 밤이 되면 나름 자기들도 밥 값을 하겠다고, 1층에 놓아둔 생선들을 꼭 3층 침대옆에 가져다 놓습니다. 생선뿐 아니라 도마뱀 사체, 바퀴벌… 등등

갑자기 학생들 알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어떤 알바들을 했나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지금 생각나는 건 저런 것들이네요. 학창시절 거의 상당수의 기간동안 알바를 했습니다. (부모 재력이 좋아 알바 안 하면서 공부만 할 수 있는 학생들은 행복한 거죠)

돈 많은 부모의 학생이라고 공부를 잘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부모가 가난한 학생들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마저 가질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인근 대학생들 뿐 아니라, 카페 주변에 외국인들도 좀 있는데요. 그 외국인들 하고도 이래저래 교류를 많이 합니다. 그들은 차량이 없거든요. 그래서 저 위의 혼자 사는 미국인 여성분을 차로 몇 군데 모셔다 드렸습니다. 외국인이 혼자서 말도 안 통하는데, 살아가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것도 여자분이…

카페를 하고 있지만, 커피만 파는 카페가 아니라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문화공간이 되려고 노력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