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2 학생을 데리고 중국윈난성 샹그릴라 까지 갑니다. 오늘 여정은 리장고성麗江古城에서 샹그릴라香格里拉입니다. 

샹그릴라 이 지역은 원래 행정지명은 中甸[zhong dian] [쫑띠엔] 이었는데, 샹그릴라가 더 유명해지자 2001년 12월 정식으로 행정명까지 샹그릴라로 바꾸었습니다. 저는 2000년 여름 여길 방문했었는데요.

이 고2학생 여행기 따리 1편(보러가기)

고2학생 여행기 리장 2편(보러가기)

이른 아침 일어나 버스터미널에서 간단하게 군것질을 하고 예약해 둔 장거리버스를 탔습니다. 제가 2000년도에 리장-샹그릴라 를 이동할 때도 이번처럼 좋은 도로가 아니었습니다. 산길을 구비구비 따라 가는 코스였거든요. 이른 아침에 작은 20인승 승합차를 타고 출발을 했는데, 샹그릴라에 도착을 하니 해가 저물려고 했었습니다. 거리는 100Km 남짓인데, 도로도 안 좋고, 무엇보다 그 작은 미니버스 상태가 안 좋아 산길에서 계속 멈춰 버리는 바람에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5번 정도 차가 멈추는 바람에 수리하고 이동했던 것 같습니다. 

이동중에도 아주 아름다운 풍경들을 볼 수 있습니다. 

보니까 저 학생은 늘 늦게까지 게임하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있어서인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걸 엄청 힘들어 하더군요. 이동중에 계속 잠만 자서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없었죠.

2편 마지막에 소개해 드린 다리의 여자분. 이 일행과 이 버스를 함께 탄 계기로 여행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이 글 연재하면서 사진들을 보다보니 이 일행들이 생각나서 아주 오랜만에 연락을 해 보았는데, 이미 미국에서 아기까지 낳고 잘 살고 있더군요. 그 옆에 모자쓴 남자와 함께…

오랜만에 연락해서 그간의 안부도 묻고, 다음에 꼭 함께 다시 여행하자고 했습니다. 

저 여자분… 정말 성격이 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도전정신도 있고… 정확한 나이는 잘 모르지만 연락해보니 지금 미국에서 모 직종관련 대학을 다니고 있더군요.  아기까지 있고, 지금 나이가 좀 있을텐데 대학학업까지… 역시 당시 제가 본 눈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샹그릴라 도착해서 함께 식사를 먼저 했습니다. 제가 여행을 할 때 대략 4명 이상을 선호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만약 저 학생과 둘이서만 점심을 먹었다고 하면 이렇게 ‘요리’를 먹지 않았겠죠.

2000년도 샹그릴라를 도착했을때는 해가 거의 질 무렵이었습니다. 황량한 허허벌판에 버스터미널 하나 있고, 찾아간 오래된 게스트하우스 마당에 무슨 동물 머리를 잘라 피가 바닥에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샹그릴라에서 가장 유명하고 거대한 절 松贊林寺 입니다. 2000년 여름에 갔을때 저기 비가 많이 내리고 바람이 좀 불었는데요. 너무나 추웠습니다. 반팔입고 갔다가 두꺼운 털달린 자켓을 구입했었죠.

여름에도 실내에서는 불을 피워서 음식과 차를 끓여 마시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 지역 집들은 대부분 실내에 화덕이 있는데, 이 곳 기후때문에 그럴만 합니다. 

이 절의 라마들이 거주를 하는 공간입니다. 2000년도에는 실제 여기서 스님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는 학생라마와 앉아서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보통 티벳이나 장족자치구 가면 이런 형태의 절들이 있잖아요. 한번은 가 볼만 합니다. 

숙소가 있는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보다가 현지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 들어가 보았습니다. 

마침 저녁준비를 하고 계시더군요.

실내 화로에서 요리도 하고 차도 끓이는 모습입니다. 저희에게도 차와 음식을 내어 주시더군요.

이 지역 집들을 가보면 육류는 저렇게 매달아서 장기보관을 하더군요.

당시 사진기 설정이 잘 못 되었는지 사진상태가 좀 안좋습니다. 

저 화로는 2001년도산 이니까 지금은 23년이 되었겠네요.

긴 원통은 양이나 소젖을 직접 차로 만들때 사용하는 겁니다. 그 옆에 원형그릇과 함께… 저는 직접 저걸로 만들어 보기도 했었죠. 가공이 안 된 양젖, 소젖을 처음 먹으면 좀 거부감도 있고, 비린냄새도 있는 것 같은데, 현지인들이 만들어주는 차로 마시면 또 괜찮습니다. 

저희는 여기 샹그릴라고성 지역의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했습니다. 

외국인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머무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저런 흙벽돌, 나무지붕 집에서 거주해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입니다. 

외국인관광객들도 많아 카페 등도 많습니다. 이 지역에 많이 있는 야크고기 햄버거가 있다고 해서 먹어 보았습니다. 중국인 일행이 있으니 뭘 찾는 정보력은 확실히 좋더군요.

저랑 그 학생은 이런 2인실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고, 저 일행 3명은 저의 방 맞은편에서 머물렀는데요. 다음날 아침에 저 여자분이 샤워를 마치고 몸에 큰 샤워타올만 걸친 상태로 저의 방에 들어와 빨리 준비하라고 하는 바람에 나름 깜짝 놀랐습니다. 서양권 여자들은 남녀공용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뭐 저런 유사한 사례가 많다고는 하지만…

다음날은 저 일행들과 인근 유명초원지역으로 자전거여행을 떠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편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저 학생을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게 하고 많은 것을 보게 하고,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게 해주려 했습니다. 저 학생의 어머니께서

“우리 아들이 공부를 안 하는 건 괜찮은데, 허구한날 방에서 담배피고 게임만 하고 저렇게 젊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라고 저에게 하소연을 해서 말이죠. 

저 파란옷 입은 여자분은 지금 아이도 한 명 낳고 직장생활 잘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번 연재를 하면서 오랜만에 저 붉은색 옷 입은 여자분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저 때를 회상하니 기분도 좋으면서 시간이 참 빨리 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