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공장 Audit 통역(중국어-한국어)업무를 하고 왔습니다.
숫자 7과 8이 들어가는 한자성어 뭐 아세요?
철새도래지의 도래지 한자漢字는?
대만사람도 헷갈리는 외국인유학생용 기초중국어 문제
지리산 ‘빨치산’ 의 빨치산이 어느 나라 언어인지 아셨나요?

저는 이 ‘빨치산’ 이라는 단어가 무슨 한자어 정도 된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일단 저 단어가 보통은 지리산 같은 산의 명칭과 붙어서 사용도 되고, 하필 글 뒤에 ‘산’ 이라는 단어도 있고 해서 무슨 산에서 활동하는 공비, 게릴라, 군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어 이더군요. 바로 러시아어가 모국어인 저의 친구에게 메세지를 보내 보았습니다. 그 친구 말로는 ‘군대용어’ 라고 하더군요.

최근 대만, 특히 제가 있는 중남부에서 댕기열이 발생하고 있다고 신문에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댕기열… 이런 글자만 보면 어떤 한자인지 찾아 보는 습관이 있는데요. 평소 한자에 대한 관심도 있고, 나름 중국어를 한다는 사람이 보통 사람들 보다는 한자를 더 알아야 체면?이 서잖아요.
중국어로는 登革熱 등극열 이라고 합니다.
저 革는 개혁改革 할 때 사용되는 한자로 중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정작 댕기열은 Dengue fever열 로 한자와는 무관한 단어네요.
저한테는 빨치산이 한자어가 아니고 러시아어 였다는 것이 더 충격이었습니다.
대만 지하철의 한국어 ‘파미리 에리아’

대만 공공장소에 한국어가 많다는 건 상당히 감사하고 국격 올라가는 일입니다.
‘파미리 에리아’ 영어가 없었으면 무슨 뜻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 했을 것 같은데요.
저 한국어를 작성한 사람이 일단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겠고…
도대체 한국어를 배운 대만사람이 적은건지 아니면 한국어를 아주 쬐끔 아는 대만사람이 작성을 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보통 이 정도 공공장소에 사용할 언어라면 ‘2차검수’ 정도는 할텐데 말이죠.
예를 들면, 이전에 유학했을때 알고 지내던 현지친구에게 ‘야, 이 단어 이렇게 적으면 되냐?’ 정도로 물어 보기라도 하면 저렇게는 안 나올 것 같은데요.

간격’와’ 문에 주의…
제 추측으로는 저 문장을 만든 대만직원이 일본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사진도 그렇고 두번째도 마찬가지로 일본어 발음과 맞춤법을 따라한 것 같네요.
일본어 부분 注意 바로 앞에 있는 단어 ‘니’ 가 한국어 ‘에’ 로 해석이 되거든요.
저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영어나 중국어, 한자 심지어는 한국어도 ‘2차검수’를 하는 편입니다. 제가 다 맞을 수는 없고, 다 알 수도 없으니까요. 특히 업무적으로 중요한 자료에서는 검수를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내부적으로 통상적인 단발성 이메일을 적을때는 영어문장이나 중국어문장이 조금 이상하더라도 뜻만 제대로 전달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발송을 하지만, 제가 만약 저런 공공장소에 부착이 될 안내문을 작성한다고 하면 최소한 ‘2차검수’ 정도는 해서 완벽하지는 않아도 어색하지는 않게 했을 것 같거든요. 저는 현지친구들에게 자주 물어 보는 편이라서요.
그럼에도 저렇게 한국어라도 있으니, 영어나 중국어를 전혀 못 하는 한국분들에게는 소소한 웃음과 적어도 무슨 뜻인지는 알게 해 주는 감사한 안내문입니다.
포도청 은 과일포도가 아니죠

포도청 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분들이 계실텐데요. 포도 라는 단어를 현대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으니까요. 포도청이 지금으로치면 경찰의 역할을 한다는 건 아시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포도청捕盜廳 으로
捕[bu2] [부] 붙잡다 라는 뜻입니다.
고래잡이를 포경, 고래잡이배를 포경선 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사용이 되는 한자입니다.
도盜[dao4] [따오] 는 도둑이라는 뜻으로
즉, 도둑을 잡는 관청이 포도청 인거죠.

이런 지방의 관리들 중에 보면 ‘사또’ 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뭔가 ‘사또’ ‘이방’ 하면 좀 경박해 보이는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인데요. 이 사또를 한자로 쓰면 뭔가 멋있습니다.
사또 使道. 사도가 된소리가 되어 사또 가 된 경우인데요. 사도 라고 하면 각 도의 책임자라는 느낌보다는 뭔가 전투로봇이 출동해야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본애니의 영향이 크긴 하네요)
그런데 정작 일본애니의 사도는 使徒. 한자가 다릅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냥 제가 유추하는 이 속담의 유래는…
배가 고프니 이것저것 다 (음식을)집어 넣고 본다. 라는 뜻인데요. 아마도…
이전의 포도청도 아무나 잡아 들여 고문/취조 후 범죄자로 만드는 일이 많아 그걸 빗대어 사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사극을 보면 이런 유배지에 군관이 찾아와서 ‘죄인은 사약을 받아라’ 라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약. 死藥 죽을사 로 생각하실 분 많으실텐데요.
賜藥 이며 무엇을 하사하다 할 때 사용하는 ‘賜사‘ 입니다.

제가 아주 어릴때 시골에는 이런 초가가 있었습니다.
초가집 이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을 하면 草家이니까 집 을 다시 사용할 필요는 없는데, 지금은 관용적으로 사용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예로는 ‘야심夜深한 밤’ 이 있습니다. 야심夜深에 이미 밤이 들어가 있죠.
‘사면초가’ 에 초가는 草家가 아니라 초나라의 노래楚歌 입니다.

한국드라마 킹덤을 보신 분이라면 저 위의 장소가 기억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근데 킹덤은 왜 속편이 나오지 않나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변사 는 무슨 뜻일까? 한글로 비변사 적어 놓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죠.
備邊司 변경/변방/국경 을 대비하는 기관이라고 이해를 하면 됩니다.
그런데 한자어를 보시면 대비하다V + 변방O 이런 식으로 동사+목적어 형식이 많습니다. 중국어의 어순대로 적다보니 그런거죠. 쉬운예가 독서讀書 인데요. 한국어의 어순은 ‘책을O 읽다V’ 이지만 중국한자어는 동사+목적어 순이 많습니다.

이런 곳에 와서 한자를 보면 이 건물들이 뭐하는 곳인지 다 알 수 있나?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중국어를 한다는 것이 한국한자를 다 이해한다는 것도 아니고, 이전에 사용하던 한자와 지금 사용하는 한자의 용법도 다릅니다.
저는 대만인 아내와 함께 이런 곳을 다니는데, 대만아내에게 물어봐도 모르는 한자가 많습니다. 그저 추측을 합니다. 가령 위의 한자를 보면 영춘 ‘봄을 맞이하는’ (여기도 V+O 로 되어 있죠) 이라고 되어 있는걸로 봐서 뭔가 쉬거나, 놀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풍경감상을 하거나, 손님오면 맞이했거나… 그런 용도로 사용을 했겠거니 유추를 합니다.

마찬가지로 먼저 한자를 보고 康寧 건강, 안녕 이런 단어들이 있으면 뭔지는 모르겠지만 휴식을 취하거나, 평온하고 조용한 공간 이었겠거니 라고 유추를 합니다. 역사속 모든 명칭을 다 알면 좋겠지만 쉽지 않죠.
한자라도 알고 있으면 유추를 하고 그렇게 유추를 하면 나중에 이해가 쉽습니다.
비변사는 원래 국경/변경 지역 수비를 설립된 부서였다가 전쟁 등을 겪으면서 권한이 강화되었는데 나중에 권한이 너무 커지는 걸 두려워해 폐지를 해 버렸다.

다시 포도청 으로 돌아가서… 이전 판관 포청천 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저는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사또 같은 사람이 범죄사건을 현명하게 판결하는 내용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포청천이 포도청 과 같은 단어라 생각했는데 정작 포청천의 포는 성씨 입니다.

한국어의 발음은 동일하지만 중국어발음은
包[bao]
捕[bu]
전혀 다른 글자입니다.
포도청이라는 단어와는 전혀 무관했습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한자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태국어와 베트남어의 외래어는 된소리로 표기 가능

평소 최대한 한글 맞춤법에 따라 글을 적으려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한글 맞춤법은 정말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웬만해서는 영어나 중국어, 한자 이런걸 문법적으로 틀려도 관용적입니다. 자기의 모국어도 잘 모르면서 남의 언어 문법을 틀리지 않는다는 건 욕심이자 오만한거니까요. (틀려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제가 최근에 태국 ‘푸켓’ 에 대한 글을 여러번 적었는데요, 매번 ‘푸켓’ 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표준 외래어 표기법에는 ‘푸껫’ 이 맞더군요.
글을 적을 때, 좀 더 맞춤법에 맞게 적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노력은 하겠지만, 완벽하지는 못 할 겁니다. 그저 죽을때까지 배우는 거죠.
내일 의 한자를 아십니까?

내일 이라는 단어는 많이 사용을 하지만 내일의 한자를 아냐고 물어보면 긴가민가 하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위의 한자처럼 來日 즉, ‘올來’ 날이라는 것이죠. 오늘을 기준으로 했을때, 내일은 미래에 올 날입니다.
‘미래’ 라는 한자가 또 나온김에. 未來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점을 나타내죠. 그래서 未 아직~~하지 않다’ 라는 한자와 올래來 를 붙여서 ‘아직 오지 않은’ 으로 나타내는거죠.
來 라는 한자가 나온김에… ‘올래’ 로 보통 암기를 하고 계실텐데요.
중국사극 같은 걸 보면 높은 사람이나, 장군 등이 아래사람을 부를때 “來人” 이라고 하는걸 볼 수 있습니다. 관심있게 보시다보면 저 표현을 접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