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장 후 태국복귀

3개월의 한국출장을 마치고 다시 태국으로 복귀를 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재미있었습니다. 거대한 조직에서 평소에는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업무외적인 대화 한 번 나눌일 없었던 직장동료들과 같은 호텔에서 함께 생활을 하다보니 새로운 것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저 혼자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모두 태국인이었고, 태국인들도 나이대가 서로 다르고 업무분야, 배경들이 다르다 보니 다양한 생각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외출국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모두 여권을 처음 만들었죠. 

해외생활에 대한 경험이 없다보니 처음에는 ‘막연한 두려움’ 그러다 조금 지나니 ‘새롭고 신기함’, 거기서 조금 더 지나니 ‘집생각, 고향음식’ 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들어 하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대략 30여년전 첫 해외로 나간 이래로, 해외에 있으면서 가족이 그립다 라는 생각을 거의 해 본적이 없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부모를 비롯해서 가족들을 그리워 하더군요.

차이컬쳐 시즌1 부터 저를 봐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그렇게 효자가 아닙니다. 이번에 한국에 3개월 있으면서 어머니가 경기도로 저를 찾아 오셔서 기차역 안에서 딱 4시간 만나고 헤어졌거든요. 그마저도 대략 3년만에 얼굴 한 번 본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저를 불효자, 나쁜놈 이라고 손가락질 하시겠지만, 요즘에 많은 유튜브상에서 심리상담, 인생상담 하시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가족이라도 함께 있어 괴롭다면 거리를 두어라 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안 맞는 사람하고 억지로 함께 하면서 소중한 인생을 허비할 필요가 없죠.

말이 나온 김에 이번에 태국동료들을 보니까 또 떨어져 나와서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하더군요. 저는 혼자 있어서 야기되는 외로움도 거의 느끼지 않거든요. 20대 30대 때는 혼자 있으면 외롭다고 느낀 적은 있었지만, 인생경험이 쌓이다 보니 혼자 있을때 더 나를 위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목표가 있으면 외롭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거주했던 지역에서는 이런 풍경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인지, 이런 풍경을 바라보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있으면서 전직장상사분을 만나 점심을 함께 했는데요. 이런저런 인생선배로서 말씀을 많이 해 주시는데, 확실히 연륜이 있어서 인지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더군요. 

제가 이번에 한국고객사와 업무를 밀접하게 하면서, 또 오랜만에 한국인들이 있는 외국계기업에 들어와 일을 해 보면서 느낀 점은…  뭐라 해야 할까.  

제가 늘 차이컬쳐에서도 수차례 언급을 했었던, ‘직장인들의 사고한계’ 인건지, ‘인생경험이 깊지 않아서 오는 근자감’ 인건지… 여전히 그런 사람들이 많더군요. 

한국의 그런 문화가 싫어 해외나와 살고 있는데, 또 이런 부류의 사람들과 엮이며 일을 하다보니, 내가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나 라는 현타가 종종 옵니다. 

집 근처에서 발마사지를 받으면서 3개월여간의 육체적 보상?을 좀 받았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체중이 약4~6Kg 정도 증가를 했더군요. 태국직원들이 없었으면 체중이 줄었을 수도 있었는데, 태국직원들과 퇴근후 계속 이런저런 음식들을 함께 먹으니 체중이 줄 틈이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태국직원들이 한국음식을 잘 못 먹어 내더군요. 낯선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많고, 편식을 하는 직원들도 많았습니다. 조금만 이상하게 보이면 아예 시도를 하지도 않는 직원들도 많더군요. 저는 늘 저에게 감사합니다. 외국에 이렇게 오래 살면서 어딜 가서도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고 한국음식을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는 능력?이 있어서요.

어른이 되어서도 편식을 심하게 하는 건 생존에 그다지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동물들이 대멸종의 변화를 맞이했을때도 대체로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고 특정 음식에 종속이 되지 않는 동물들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으니까요. 저는 26년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착해서 안주하며 살아본 적이 없어서 늘 주어진 환경에서 나오는 영양공급원을 감사히 먹는 삶을 살아온 덕택에 어딜 가서도 잘 먹고 삽니다. 북미에서도, 중국, 태국, 대만, 호주에서도 한국음식을 일부러 찾아 먹지는 않았네요.

그럼에도 저도 좋아하는 음식은 있습니다. 그래서 태국 와서 첫 점심은 회전초밥으로 했습니다. 

제가 회전초밥에 대한 약간은 아픈 기억이 있어서요… 사회초년생때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첫월급이 90몇만원, 100만원이 안 되었습니다. 그러다 영어공부 조금 더 하고 다음 직장에서 100만원을 조금 넘겼는데요. 하루는 점심때 회전초밥이 너무나 먹고 싶더군요. 당시 점심이 5000원 이하였던 시절이었는데, 정말 미친적 큰 맘 먹고 점심시간에 회전초밥집을 들어가서 몇 접시 먹었는데 2만원이 넘었습니다. 

“나는 아직 배가 전혀 부르지 않는데…”

그 날 이를 악물고 각오를 했죠. 반드시 성공해서 회전초밥 정도는 배부르게 먹고 나올 수 있게 해야겠다. 라고 말이죠. 

그런데 현실은 주택대출금, 자동차대출금 이런저런것 다 떼고 나면 점심한끼를 회전초밥 배부르게 먹기가 어렵더군요. 회사에서 받는 월급만으로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사업을 하자라고 결심해서 내 회사를 운영했었죠. 

다.행.히.

지금은 회전초밥집 가면 더 먹으면 살이 찔까봐 음식을 조절하는 정도로는 살고 있는데, 40대때까지는 참 많은 것들을 겪었네요. 저의 이런 인생전반을 잘 알고 있는 동생녀석이 있는데, 다음에 그 녀석 태국오면 저기 회전초밥집 가서 배터지게 사주어야 겠습니다. 

태국동료들을 데리고 한국축구를 두 번 보고 왔습니다. 수원FC 경기를 두 번 보고 왔는데요. 이정효 감독은 저도 이전부터 좋아하던 감독이라 수원FC가 꼭 1부리그로 올라갔으면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정효 감독을 너무 튄다, 기존의 틀에서 너무 벗어나려 한다 라며 깍아내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근 한국의 축구협회 보셨죠? 

지금 제가 몸 담고 있는 조직도 정말로 이정효 감독 같은 새로운 안목과 생각을 가진 직원들이 필요한데… 한 조직에 고여 있으면 다른 세계를 보거나 배우기 힘들죠. 거기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기.득.권. 이 무서운 겁니다. 우리나라 축구협회 에서 이번에 잘 보여 줬죠.

이번에 한국에 장기출장 온 직원들도 면밀히 관찰을 해 보면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런 것에 전혀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발전을 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거의 대부분 직원들은 식당이나 카페를 가면 먼저 휴대폰을 켜서 sns를 보거나 게임을 합니다. 한국이라는 전혀 새로운 나라에 왔으면 그 나름대로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요? 

차이컬쳐 시즌1 부터 보신 분들중 눈썰미가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새로운 곳을 가면 항상 그 곳을 눈여겨 보고 사진으로 기록을 나겨 둡니다. 그리고 종업원들이 어떻게 하는지 어떤 식으로 손님에게 대하는지도 유심히 관찰을 합니다. 

<사례1>
올리브영 가면 직원들이 ‘기계적으로’ “필요한 물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라고 따라 외치더군요. ‘기계적으로’ . 여기까지야 가게의 메뉴얼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한번은 텅빈 공간에 그 직원하고 저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똑같이 메뉴얼대로 기계처럼 심지어는 제 옆에서 ‘필요한 물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라고 하더군요. 만약 저 같으면 그냥 대화식으로 손님에게 이야기를 했을 것 같네요. 단 둘이 있는데…

이 글을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이전에는 글 하나 적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글 한 편 적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태국직원의 어느 질문

한국에서 태국직원들과 장기출장을 나와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태국직원들을 데리고 롯데월드에 다녀 왔습니다. 에버랜드 갈 까 롯데월드 갈 까 하다가 에버랜드 날씨가 너무 더워서 실내인 롯데월드로 갔습니다.  같은 프로젝트 팀원이니까 한국에 있는 동안 최대한 여러 곳을 데리고 다니려고 노력을 하는데요.

이런 생각의 배경에는, 제가 처음 나간 해외가 캐나다 토론토/벤쿠버 인데요. 그 당시에는 경제적인 사정이 좋지 않아서 거기에 있으면서 제대로 다녀보지 못 한 것이 거의 25년 30년이 지났음에도 참 아쉽더군요. 그래서 해외여행이라는 걸 처음 나온 저의 팀원들을 최대한 많이 데리고 여행을 다니려 합니다. (물론 회사의 경비를 사전에 받았습니다)

다들 즐거워 하더라구요. 그런데 팀원 중에 한 명은 어디를 가더라도 ‘난 사람 많은 곳 싫어’ 라면서 여행을 가지 않고 그냥 호텔방에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비용때문에 안가려나 싶어서 ‘비용은 모두 회사경비로 처리한다’ 라고 해도 안 가는 걸 보면 돈 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요. 회사에서 해외연수도 보내주고 거기서 여행도 모두 보내주는데, 그런걸 다 싫어하는 팀원이 있어서 여행 많이 다니는 저로서는 ‘세상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전 에이전트 사장님이 대우인터네셔널 출신이었는데, 자기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절 중 하나가 회사에서 중국으로 ‘해외인재양성교육프로그램’으로 일년간 어학연수 보내주고 경비 다 제공해 준 그 시절이라고 했거든요. 해외생활 하면서 늘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초절전모드로 생활했던 저로서는 만약 회사에서 이렇게 해 주면 정말 감사할 것 같은데요.

이전에 거래처 직원은 회사에서 미국 MBA도 보내 준걸 보고는 당시 중소제조기업에 다니는 저로서는 부럽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최근에 태국직원 중 한 명이 저에게 갑자기

“한국에서 아파트 가격이 어느 정도냐?”

라고 묻더군요. 아파트가격이라는 것이 지역마다 브랜드마다 장소마다 천차만별이라 그냥

“대략 5억 정도는 줘야 작은 아파트 하나 살 수 있을거다” 

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물론 서울의 중심 고급아파트는 10억으로도 어림없는 곳이 많지만, 평균적인 가격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고객사 직원들에게 한국에 살면서 꿈이 뭐냐? 라고 물어보면 모두 집 한채 구입하는 것이다. 라고 하는데 한국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을 하냐?”

라고 저에게 질문을 하더군요.

저 질문을 받고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한국의 전국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도 아니고 설마 한국사람 모두가 저렇게 생각을 하겠어요?

그럼에도 딱히 부정은 못 하겠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돈 벌어서 내 집 마련 하고 싶은 생각은 하니까요.

5억이라고 이야기를 해 주자, 자기는 태국에서 100년을 넘게 월급을 다 모아도 못 살 돈이라고 하더라구요.

이 이야기를 들으니까 갑자기 이전에 제가 태국에서 Mazda CX-5 차를 한국돈으로 7천만원 정도 주고 구입을 한 적이 있는데, 태국직원 중 한 명이

“이런 차는 내 평생 돈을 모아도 못 살것 같습니다”

라고 저한테 이야기를 한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요즘 한국의 아파트가격이 실제로 월급모아서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런 수준인긴 합니다. 월급’만’ 모아서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아주 많은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포기해야하죠. 많은 사람들에겐…

저는 대략 30대 중후반에 이런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죠. 평생을 희생해서 ‘물건’ 하나 사는 것이 꿈이고 목표인 것이 바람직한 짓인가? 라는 생각을 비교적 일찍부터 했습니다.

저는 ‘물건’ 보다는 ‘경험’과 ‘지혜’를 사는데 돈을 더 썼던 것 같거든요. 

저에게 질문을 한 태국직원에게 

“어쩌면 많은 한국인들의 꿈이 집한채, 아파트 하나 구입하는 것일거다. 그럼에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라고 이야기를 해 주면서

“너는 아직 20대 젊은 나이 이니까 벌써 부터 돈 모아서 집 산다는 꿈 보다는, 좀 더 세상을 경험해 보고 배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라고만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어차피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니까요. 처음 소개를 했던, 그 어떤 여행도 안 가고 호텔에만 있겠다는 그런 직원도 있고, 적극적으로 이곳저곳 다니는 직원도 있습니다. 

이렇게만 이야기를 하면 어떤 분들은 

‘세상에 다양한 생각들이 있으니 그 사람이 뭐가 문제야?’ 라고 쿨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만약 당신의 자녀가 단체로 어딜 갔는데 혼자만 방에서 휴대폰게임만 하고 있고 친구들이나 단체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있으면 조금은 마음이 안타깝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