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지방도시의 서양인 주인, 서양식 카페

외국여행을 하다보면 외국에서 다른 나라 외국인이 이런저런 가게를 열어 운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첫직장을 구해 서울마포에서 살 때 집근처에 중년의 일본인이 운영하는 일식집이 있었습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규동집보다 10~20% 정도 비쌌는데 분위기도 더 있고, 맛도 좋아서 가끔 갔었습니다. 한국말을 아주 잘 하지는 못 해도 기본적인 소통을 해서 규동을 먹으며 이런저런 인생이야기를 했었던 기억이 있구요.

그 이전에는 중국운남 리장고성에 게스트하우스와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분이 계셨습니다. 2000년도인데, 2013년도에 갔었을때도 장사를 계속 하고 계시더군요.  어쩌다 이런 먼 지역까지 와서 식당을 하실까 궁금했었고, 나도 언젠가 이런 관광지에서 가게를 열어 보고 싶다는 학생시절 막연한 생각만 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서양권 국가에 가 보면 뜬금없는 시골지역에 아시아인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유명 해안마을에 여행 왔다가 그 곳이 너무 좋아서 눌러 앉아 가게를 하는 외국인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작은 지방도시인 여기에도 저와 비슷하게 저렇게 작은 바bar를 운영하는 남미에서 온 중년남자가 있습니다. 

내부를 보면 딱 서양권사람이 디자인을 했구나 라는 느낌이 듭니다. 저기 손님처럼 앉아서 와인을 마시고 있는 사람이 사장입니다. 저의 카페처럼 바에 고양이가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이 지역에 사는 외국인 영어강사나 외국인 방문객들이 오는 것 같더군요. 저도 제 카페의 외국인손님에게서 소개를 받아 알았습니다. 

와서 보니까 저 분은 뭐 큰 돈 욕심 없이 그냥 카페 열어 놓고 생활비? 정도 충당하는 그런 규모였습니다. 카페가 넓지 않더군요. 그리고 위치가 저의 카페만큼이나 외지고 접근성이 좋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건물을 매입한것인지 임대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임대료는 엄청 저렴할 것 같았습니다. 

이 카페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컨셉의 경쟁업체가 적어도 이 도시에서는 없다는 거죠. 이 분이 자기 고향에서 이런 카페를 열었으면 음식의 맛이 어설프거나 서비스가 어설프거나 매장이 어설프면 손님이 점점 감소할 겁니다. 이 카페나 이 사장이 특별할 것이 없잖아요. 하지만 이런 지역에서는 이런 서.양.인. 이 이런 서양식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하나의 경쟁력이 되는거죠. 

제가 만약 한국에서 지금 여기처럼 카페를 열었다면 주변의 수십 수백개 카페와 경쟁을 해야 할 수도 있고, 한국인인 제가 뭐 특별할 게 없는 그런 카페였겠죠. 분명 프렌차이저 카페에 밀렸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특히 한국인이 거의 없는 이런 지역에서 운영하니까 그나마 이렇게 운영을 해 오고 있는 겁니다. 

100m2 의 초원에 1000마리의 소가 있을때는 그 소들은 조금이라도 풀을 더 먹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지만 10m2의 초원에 한마리만 있는 곳이라면 그렇게 사투를 벌이며 살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만식 음료가게가 딱 그렇습니다. 두건물마다 하나의 음료가게가 있는 것 같은데 거기에 또 새로운 음료가게를 개업하고 반년도 안 되어서 폐업하고… 도대체 음료가게가 저렇게 밀집이 되어 있는데, 저기에 꾸역꾸역 인테리어 새롭게 해서 또 개업을 합니다. 그러다 6개월뒤에 가 보면 폐업하고 없습니다. 

어떨때는 레드오션에서 굳이 남들과 경쟁하지 않고 블루오션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죠. 

제 아내와 둘이 와서 먹어 보았는데, 서구권외국맛? 느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또 가격대비 양도 괜찮아서 어설픈 맥도널드 햄버거 보다는 훨씬 낫더군요. 

그리고 우리가 살다보면 가끔 이런 이국적인 느낌의 바나 카페에서 간단한 술한잔, 식사한끼 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태국에도 제가 좋아하는 저런 카페가 하나 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그런 컨셉의 카페를 하나 운영해 볼까 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가끔 서양권 음식이나 냄새 맡고 싶을때는 ‘서브웨이’ 를 가거나 ‘이케아 식당’을 가곤 했습니다. 외국에서 생활을 하지 않으신 분들은 이런 느낌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가끔 캐나다나 호주에서 먹었던 햄버거나 피자, 치킨테리야끼 그런 것들이 생각날 때가 있거든요. 지금 해외생활하면서 가끔 한국식 순두부, 찌개류가 그립듯이 말이죠.

저기 그림속 인물을 보는 순간 바로 알겠더군요. 지금은 사망을 한 홍콩영화배우 ‘오맹달’ 입니다. 늘 조연급으로 익숙한 얼굴인데요. 저 분의 그림이 있으니 뭔가 홍콩느낌도 나기도 했습니다. 사회초년생일때, 홍콩 엄청 자주 갔었는데, 그 당시의 홍콩이 그립기도 합니다. 

무튼 이 남미 중년남자분도 외국인이 그리 많지 않은 대만의 지방도시에서 카페를 열고 있어서 같.은.처.지.의 저도 한 번 와 보았습니다. 

 

장소를 잘 잡으신 것 같네요. 누구도 가게를 할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 한 곳에 혼자 뚝 떨어져서 주변보다 훨씬 저렴한 임대료 내면서 손님이 없으면 없는대로, 많은면 많은대로 운영을 하는…

카페/식당 운영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임대료와 인건비의 비중이 엄청 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