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시골카페 생활

저의 이웃이자, 제가 단골로 가는 가게의 주인분이 딸을 데리고 저의 카페를 찾아 주셨습니다. 저도 자주 가니까 또, 가끔 저의 카페를 이용해 주십니다. 

먼저, 가급적 주변 가게들의 매출을 올려 주기 위해 방문을 하는데요. 일년이 넘도록 한번도 저의 카페를 안 찾는 이웃도 있습니다. 그러면 저도 점점 그 가게를 안 가게 되고 다른 가게를 가게 되죠. 살면서 커피나 음료 한잔을 안 마시지는 않을 건데 말이죠. 

지난번 글에도 적었지만, 방문해서 커피한잔이라도 마시면서 저한테, 자식자랑, 돈자랑 이런거 해 주는 이웃이 좋지, 저는 일부러 찾아가서 매출을 올려 주는데, 안 찾아 주는 이웃은 다시 안 가게 됩니다. 

이번 하반기에 중학생이 되는 딸이 체스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간단히 가르쳐주고 한판 두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급하게 가게를 가 봐야 한다면서, 딸을 혼자 저의 카페에 두고 가시더군요. 저의 단골손님의 자식마저도 친절하게 보살피는 서비스 정신.

엄마 올 때 까지, 제 자리에서 애니 보고 있으라고 자리를 내 주었습니다. 시골동네… 이웃끼리 이렇게 서로 돕고 사는거죠.

그리고 좋은 소식은, 지난 1년 여기 영어선생님으로 일을 하고 갔던 저의 미국인친구들이 돌아가고 나서, 다음 1년동안 영어를 가르칠 새로운 선생님(미국에서는 다들 대학생)이 부임을 해 왔습니다. 

제가 기존 그 친구들 갈 때 ‘너처럼 체스를 둘 수 있는 사람이 오면 좋겠다’ 라고 했는데, 오늘 저에게 체스 한 번 두자고 도전을 하더군요. 이 영어선생님이 오늘 세번째 방문인데, 여자분이라 체스를 못 두거나 관심 없어할 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오늘 저에게 체스를 두자고 하더군요. 결과는 제가 이겼습니다. 다음에 리벤지 매치를 하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중국식 장기도 배우고 싶다고 해서 가르쳐 주겠다고 했습니다. 

거북이주인분과 체스를 한 판 두었습니다

최근에 저의 카페 손님의 육지거북이를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요즘 자주 오십니다. 그 이유가 첫날 와서 우연히 저 체스를 처음 두어 보고는 거기에 재미를 붙이신 것 같더군요.  스스로 인터넷에서 행마법을 찾고 친구분이랑 두시더군요. 몇 번을 그렇게 두셨는데, 어제 또 오셨습니다.  육지거북이와 함께…

그래서 어제는 제가 한번 함께 두었죠. 물론 저도 배운지 얼마 안 되어서 초보이지만 그냥 재미삼아 두는겁니다. 

특별한 동기가 없으면 체스나 장기 바둑을 배우기가 쉽지는 않죠. 요즘같이 휴대폰, 컴퓨터 등으로 할 것이 많은 세상에는 더 그렇습니다. 

저도 미국인 손님으로 부터 최근에 배우기 시작해서 체스의 재미에 빠져 매일 조금씩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늘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나이가 들었어도 세상에는 배울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이 녀석은 여전히 귀엽습니다. 제가 지난번에 브라질에서 왔다고 소개를 했던 것 같은데, 아프리카에서 왔고, 지금 5개월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등껍질 청결상태가 너무 좋아 가까이서 보면 플라스틱 장남감 같은 느낌도 납니다. 

거북이 주인분이 너무 쿨해서 그냥 카페 바닥에 내려 두면, 저의 카페 고양이들이 관심을 가집니다. 아무래도 고양이니까 저렇게 걸어다니는 동물에는 사냥본능이 발동하는데요.

저의 고양이 호미가 머리를 가볍게 물려고 하자 거북이가 머리를 몸통속으로 집어 넣더군요. 저는 실제로 공격할까봐 조마조마해 하며 계속 지켜 보았는데, 정작 고양이 주인분은 아무일 없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지난번 오셨을때는 보니까 저런 옷? 장식? 도 가지고 다니면서 저렇게 입히기도 하더군요.

매일 외출할때마다 데리고 다닌다고 합니다. 

저의 호미가 계속 쫓아 다녀 저희는 마음이 조마조마한데, 거북이의 방어능력을 잘 아는지 정작 주인분은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 

관찰을 해 보니 거북이가 머리를 집어 넣어 버리면 고양이가 딱히 공격을 할 방법이 없긴 하더군요. 더군다나 저의 고양이들도 사냥본능이 없는 사람손에 길들어진 고양이들이라 그냥 호기심에 툭툭 건드려 보기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거북이주인분께서 최근 체스를 배우면서 저의 카페를 자주 찾아 주시는데요. 빨리 배우셔서 저와도 종종 두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