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시골에서 저그와 전쟁을 하고 있는 테란

시골생활은 친자연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곤충/벌레도 많고, 길고양이, 각종 새, 크고 작은 도마뱀, 그리고 집에서 약 200~300m 숲에는 원숭이도 있다고 현지 주민이 말을 해 주더군요. 저의 카페에 단골로 오시는 50대 손님이 계신데, 그 손님 말로는 어릴때 마을 숲속에서 새끼 원숭이 주워와서 키웠다 고도 했습니다.

최근 날벌레(어쩌면 하루살이?)들의 짝짓기 시즌입니다. 평소 이 정도는 아닌데, 최근 며칠전부터 엄청난 수의 벌레들이 동네 전체에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거리를 약간 두고 보면 검은 구름이 움직이는 것 같이 많은 벌레가 날아 다니고 있습니다.

이 녀석들은 딱히 사람을 무는 그런 벌레는 아니라서 밖에서만 날아다니면 큰 문제가 안 되는데, 카페 안으로 들어 옵니다. 주택구조상 아파트처럼 외부와의 차단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저 유리문도 틈이 있구요.

2층 창틈으로도 벌레들이 들어옵니다. 시골 오래된 집이라 창문샷시의 틈이 많습니다. 여기는 한국처럼 이중창도 드물고, 단열을 위해 밀폐가 잘 되는 그런 창도 드뭅니다. 대부분 시골집이거든요. 신축건물도 이중창을 하는 곳이 드뭅니다. 한국처럼 겨울이 그렇게 춥지가 않거든요. 물론 이중창을 잘 하면 여름에도 냉방비를 줄일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이 다 ‘비용’ 이죠.

제가 1층 카페 유리문 설치할 때, 10mm 짜리로 했는데, ‘비용’을 조금 더 추가해서 더 두꺼운 걸로 할까 살짝 고민도 했지만 그 ‘비용’ 때문에 포기를 했습니다. 두꺼운 유리를 하면 단열효과도 크고 소음차단 효과도 큽니다.

이전에 제가 일하던 호텔건물이 아주 두꺼운 유리를 쓰고 좋은 창문샷시를 한 곳이었는데, 밖에 비바람이 몰아쳐도 소리가 거의 차단이 될 정도로 차음효과가 좋았죠. 그래서 제가 만약 나중에 집을 가지게 되면 두꺼운 유리와 좋은 샷시가 1순위 입니다.

저의 카페 주변만 이 날벌레가 모여 있나 라는 생각에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바퀴 돌아 봤는데, 온 동네 전체에 엄청난 날벌레가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주변이 온통 논밭이고, 큰 하천도 있어서 이런 날벌레가 많은 건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입니다. 이게 모기였으면 난리가 났을텐데, 사람에게는 무해한 하루살이 이다보니, 이웃주민들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더군요.

저는 카페영업을 해야 해서 날벌레가 카페 안으로 들어오는 건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기향을 피워 보았습니다.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더군요. 외부에 모기향 하나 피워 두니 연기가 약한 듯 했습니다. 그래서 2개를 포개서 피웠습니다. 그래도 외부에서 피운 모기향은 별로 큰 힘을 발휘하지 못 하는 모습입니다. 모기향 주변에도 많은 벌레들이 모여 있는 모습입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글링(벌레)들이 많을때는 파이어뱃 이라고 화염방사기가 더 효율적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공중에 대고 라이타불을 모기약스프레이로 뿌려 보고 싶었으나, 조금 오버인 것 같기도 하고… 처음에는 그냥 모기약스프레이를 뿌렸는데, 효과는 좋으나 ‘비용’이 많이 들더군요. 그래서 손소독용 알콜스프레이를 뿌리니 효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모여 있는 곳에 알콜스프레이 뿌리니까 얘네들이 그냥 죽어 버리더군요. 특히 스프레이가 분사가 되니가 스플래쉬 데미지 들어가듯 넓은 범위의 벌레들이 동시에 떨어지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단점은 유리나 벽에 붙어서 죽는다는거… 그래도 저 녀석들을 대량으로 살상할 수 있다면 저런걸 가릴때가 아닙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저 철문을 내리지 않는데, 밖에 모기향을 피워두고 철문까지 내려 두었습니다. 최대한 카페안으로 들어 오는 녀석들을 막으려는 생각이었는데요. 효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아침에 내부에 거의 없더군요.

저 철문을 내리면서 윌스미스 영화 ‘I’m a legend’ 에서 좀비를 막는 각오로 내렸습니다. 몰려오는 좀비… 아니 저글링을 막겠다는 심정으로 철문까지 내리고 중간에 모기향도 피우고…

저글링으로 부터 이 녀석들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내부에도 조금 있었지만, 전날대비 확연히 감소를 했으며, 대부분은 외부에서 죽어 있더군요.

화분들 다 들어 낸 뒤 물청소로 사체들을 처리했습니다. 저그에 질 수 없죠. 저는 테란유저 입니다

이번에 한국 가 보니까 매미가 엄청 울고 있었는데요. 그러고보니 여기는 매미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매미도 오랜기간 땅 속에 있다가 밖에 나와 짝짓기를 하는 기간이 7일정도인가?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죠.

하루살이가 정말로 딱 하루만 사는건 아니지만, 이 날벌레도 수명이 며칠밖에 되지 않는 것 같던데, 며칠만 지나면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보니까 1~2월경에 한 번 대량으로 나왔던 것 같고 이번에 다시 대량으로 나왔습니다.

이런 벌레야 뭐 저는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태국에 살 때는 집 주변에 뱀이 자주 나왔거든요.

어제 카페 바로 뒤편 논 옆에서 풍경사진 한 번 찍어 보았습니다. 대만은 이모작을 할 수 있는 나라라 1~2월경 모내기한걸 이미 수확하고 다시 모내기를 한 모습입니다. 저기 우측에 하얀색 새들도 보이고, 논에는 논고동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여기는 공기의 질이 좋아서 하늘이 푸릅니다.

오늘은 최근 출몰한 엄청난 수의 날벌레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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