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한 대만의 이웃집 강아지

제가 여기 대만 지방도시, 시골지역으로 올 때 계획했던 것 중 하나가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었거든요. 제가 SUV를 구입한 이유도, 반려견과 같이 이 근처에 있는 산들이나 등산로 등을 다니기 위함이었고, 일부러 집도 이런 주택형을 구입했었습니다. 

집을 구입하고 카페를 준비하던중에 예상치도 못 하게 고양이 두녀석을 구출? 구조?하게 되어서 고양이가 세마리가 되는 바람에 반려견에 대한 계획은 일단 보류를 해 두었습니다. 태국에 있을때 고양이 여섯마리 키우는 한국분도 있었는데, 세마리 키워보니까 엄청 힘든데 어떻게 여섯마리를 키우는지 대단합니다. 

하루는 이 녀석이 저의 카페앞에 와서 저러고 있더군요. 저를 알고 찾아 온건지는 모르겠지만, 저의 이웃, 제가 주차를 하는 공터에 있는 이웃집 앞에 묶여 있는 녀석인데 이 날은 골목을 돌아다니더군요. 

제가 지나갈때마다 “안녕” 하고 인사를 하는데, 저를 알아봐서인지 어째서인지 저의 카페에 와서 저렇게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먹을것과 물을 좀 주었습니다. 

저 녀석이 제가 딱 키우고 싶어 하던 이상형과 가깝거든요.

  1. 중형
  2. 단모
  3. 사냥/탐험/야생활동 능력

저와 함께 야외활동을 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신체능력도 있으면 좋죠.

다른 이웃에게 말을 했더니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줄이 풀린 것 같다면서 직접 목줄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서 저렇게 묶어 주더군요.

저 녀석 원래는 엄청 활달하고 사람하고 잘 어울릴 녀석인데 평생 저렇게 묶여만 있습니다. 저 집 주인이 동의만 하면 제가 입양을 해서 함께 살고 싶은 녀석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저의 집 주인의 아들이 엄청 큰 그레이트데인(으로 추정)을 키웠는데요. 가끔 그 집 마당에 가면 그 압도적인 크기와 표정에 무섭기도 했습니다. 몸통크기가 사람만 했으니까요. 지난주에 잘 있냐고 물어 보니 돌연사를 했다고 하더군요.  새끼 낳을 계획 있으면 한마리만 달라고 요청을 하려 했는데…  유튜브나 인터넷검색해 보시면 그 개의 크기가 정말 큰 걸 아실 수 있습니다. 그런 반려견을 잘 훈련시키고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어딜 다닐때 든든하겠다는 생각은 드는데요.

저 위의 집에 저 녀석 말고 두녀석은 집 안에서 생활하거든요. 그 이유가 나머지 두녀석은 사람을 공격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집밖으로 못 내 놓는다고. 저 녀석처럼 줄이 풀릴 수도 있으니까요.

주인집아들 그 개는 몇 번 실제로 바로 앞에서 봤는데, 주인한테는 엄청 귀여운데 낯선사람에게는 엄청 위협적이고 왠만한 어른들도 제압을 하기 힘든 정도의 크기와 공격성이 있어서 키울때는 ‘엄청난 책임’ 이 뒤 따를 것 같긴 합니다. 

대만시골지역 카페오픈 4일차

그동안 준비했던 카페를 드디어 오픈했습니다. 오늘로서 4일차(매주 월요일 휴무) 영업일입니다.
위치가 조금 주택가 안쪽 입니다. 오시는 손님들 중 몇 명은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 줄 몰랐다’ 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위치는 조금 안쪽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약간 믿음이 있었습니다. 위치가 조금 떨어져 있어도 입소문나면 사람들은 찾아오게 되어 있다 라고 말이죠. 그래서 가게를 구할때도 가급적 큰 주도로는 우선 순위에서 밀어 두었습니다. 거기는 월세가 비싸거든요.

photo credit : https://www.instagram.com/p/CscqYlJyywx/
마침 이 지역 유명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IG에 올린 글을 보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 주셨습니다.

그 뒤로 찾아주신 분들이 또 계속 포스팅을 해 주시고 계시더군요. 여기 학생들은 인스타그램이 대세라고 하더군요.

제가 여기 지방 작은 마을에서 카페를 열 때 몇 가지 고려한 것이 있는데요. 대만에서 개인카페를 다니며 느꼈던 단점 아닌 단점, 약간은 불편한 부분들이 있어 그걸 개선하면 여기 개인카페들과 경쟁을 해도 경쟁력이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도시에서 카페를 열지 않은 이유는, 일단은 초기투자자금의 여유가 그렇게 많지 않았던 부분도 있고, 제 성향이 굳이 큰 도시에서 살고 싶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고, 또 이 지역은 수년전부터 한 번 와서 살아보고 싶었던 지역이었습니다.(기존 차이컬쳐 블로그에서도 수차례 언급을 했었죠) 그리고, 굳이 경쟁이 많은 곳에 가서 또 경쟁을 하는 것 보다는 경쟁이 없는 곳에서 잘 자리 잡는 것이 낫다는 걸 오랜 경험을 통해 습득을 했습니다. (개인의 생각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저희 가게 재미있는 부분은…
주소가 도로명+40호 인데, 구글맵에 40호 로 입력을 하면 인근의 멀지 않은 다른 곳으로 안내를 합니다. 저희 옆집에 물어보니 자기들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맞은편 건물주소인 37호를 입력하면 저 위치로 구글맵이 안내를 해 줍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안내를 할 때 구글맵에 37호를 입력하라고 합니다.

신기한건 30호 부터 40몇호까지 하나하나 입력을 해 보니 어떤 주소는 정확하게 구글맵이 지정을 하는가 하면 어떤 주소는 인근 다른 곳을 지정하더군요. 제가 아는 구글맵이 이럴리가 없는데 말이죠.

논밭이 있는 시골이다보니 가게 앞으로, 대나무로 짠 창넓은 모자를 쓰고 농사를 지으러 가는 어르신들도 많이 지나다니고, 농기계도 털털거리며 지나다니며, 대부분은 학생들 자전거, 오토바이가 많은데요. 이전 학생시절 도심도로의 카페에서 알바를 할 때는 도심의 풍경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여기는 도시에서는 혹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그런 풍경을 보는 재미와 여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