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인 친척동생 합류. 2편

이번 여행의 기획의도 중 하나가 ‘학생 스스로 경험해 보기’ 였습니다. 영어를 가르치는 학생이니까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할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것보다도 이 학생은 평소 집에서 혼자 스스로 하는 것이 거의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사전에 어머니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었죠. 

저는 늘 반복해서 말을 했지만, 여느 과외선생들처럼 기계적으로 영어만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저런 학생은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도 없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혼자 해 보지 않은 것들을 스스로 해 보는 ‘경험’을 많이 하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저 역시도 제 나이또래의 사람들과 비교를 했을때, 아무래도 상대우위에 있는 부분이 ‘압도적인 다양한 경험’ 일 것 같은데요. 인생을 살다보면 무언가를 해 본 것과 해 보지 않은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태국에서 여행을 할 때 지하철노선도를 보고 목적지를 직접 찾아가보라고 시켰습니다. 물론 목적지만 알려 주고 표값만 주고는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1편부터 보시면 더 재미있습니다. (보러가기)

첫해외여행에, 처음으로 지하철발권을 해 본다고 하는데요. 해 본 사람들이야 저게 뭐 그리 어려워 하겠지만, 서울에 살았던 저도 2번인가? 1호선노선 방향 잘 못 타고 간 적도 있고, 어떤 지하철역에서는 노선 찾기가 어려울때도 있습니다. 무려 한국어로 안내가 되어 있음에도 말이죠.

저 학생 저 날 살짝 집.에.서.엄.마.에.게.하.는.것.처.럼. 짜증을 내더군요. 그러면서 ‘너무 어렵다. 못 가겠다’ 라고 하면서 지하철역 한구석에 가방 내려 놓고 앉아 버리더군요. 그래서 저도 단호하게 함께 앉으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시간 엄청 많다. 나는 니가 문제해결을 할 때까지 계속 여기 앉아 있을 수 있다’

그러니까 다시 혼자서 방법을 찾더군요.

결국 잘 안 되는 영어지만 길을 물어 보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영어로 길을 물어 보는 것에 대해 엄청 두려워했습니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 공포가 있으면 그럴 수 있죠. 그걸 극복하지 않으면 영어를 배울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호텔까지도 직접 찾아 가보았습니다. 

대만에서도 이렇게 한방에 여러 침대가 있고, 남녀가 함께 거주를 하는 형태에서 숙박을 해 본 적이 없다더군요. 우리도 처음 해외배낭여행 나가서 이런 숙소에 생활하면 뭔가 신기했잖아요. 특히 여자들이 공공장소에서 몸에 타올만 걸치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컬쳐쇼크를 받기도 했죠. 

태국도착한지 4일째 되는날 드디어 한국에서 친척동생이 합류를 했습니다. 지지난달 한국 갔을때, 우연히 함께 만나면서 여행이야기를 했다가 자기도 합류하겠다고 해서 함께 배낭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동생도 최근에 유럽배낭여행 6개월, 2개월 2회 다녀 오고 일본여행도 자주 다니고 해서 이런류의 배낭여행에는 익숙하더군요. 

이 동생이 합류하면서 큰 도움이 되었죠. 

이른 아침  그저 호텔을 나섰을 뿐인데 이미 온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이 나이때의 많은 어린 학생들이 그렇듯이 학생의 어머니도 편식을 하거나 못 먹는 음식이 많을까봐 걱정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말을 해 주었습니다. “아마 배가 고픈 상황이 많을 겁니다. 그러면 주는거 다 잘 먹을거에요”

저의 예상대로 먹는 걸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배가 고픈지 아무데서나 앉아서 허기를 채우는 모습도 여러번 있었는데요.

혼자 호텔가는 길을 못 찾아 계속 헤매다가 배가 고팠는지 편의점 가서 뭘 사더니만 입구에서 저렇게 허겁지겁 먹기도 했구요. 마침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더 처량하게 보이더군요. 

한번은 폭우가 쏟아져서 잠시 나무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배가 고프다며 쪼그리고 앉아 비를 맞으면서 저렇게 닭다리를 뜯고 있었습니다. 폭우가 쏟아져서 나무아래에서도 비를 계속 맞고 있었거든요.

학생어머니가 보시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까요? 그래서 저 사진들 찍어서 실시간으로 어머니께도 보내 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 아주 잘 하고 있다고 격려?를 해 주시더군요. 쟤는 저런 고생을 좀 해봐야 한다고 하시면서…

아무거나 잘 먹었지만, 곤충류, 벌레류, 이런 타입의 아주 낯선 음식은 무서워했습니다. 

저와 친척동생도 최대한 경제적인 배낭여행을 온 느낌으로 아무데서나 아무 음식이나 먹었습니다. 무엇보다 예산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았으니까요.

 

음식도 음식이지만, 최대한 이 학생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교류를 해 볼 수 있도록 기획을 했습니다. 

1편에서 소개한 그 한국학생도 결국은 여행하면서 본 ‘풍경’ 보다는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 때문에 더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거든요. 그걸 잘 알고 있어서 이번 여행에서도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기획을 했습니다. 

태국6일차에는 방콕에서 북쪽으로 한시간 정도 떨어진 도시, 아유타야에 왔습니다. 아유타야는 이전 왕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다양한 유적지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하면서 많은 고심을 했습니다. 제한된 예산으로 최대한 많은 양질의 경험을 제공해 주고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하게 해 주고 싶었거든요. 단순하게 저런 학생을 데리고 3주간 여행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하면서 여행을 하려고 하니 더 많은 노력이 필요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학생에 대해서는 늘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다음편에서 해 보겠습니다. 

과외비 받아 놓고는 학생들 체스 두라고 방치하는 수업

원래는 일대일수업인데, 저 날은 두명의 학생을 같은 시간대에 불러서 수업을 했습니다. 일대일수업의 수업료와 그룹수업의 수업료가 다르지만 제가 저렇게 수업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영어수업이지만, 수업은 하지 않고 그냥 학생들 체스만 두게 했습니다. 

이렇게 하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한국 대치동에서 이렇게 했으면 학부모가 어떤 반응을 했을까?

지난달에는 학부모님께서 감자를 보내주셔서 잘 먹었는데, 이번에는 텃밭에서 이웃이 직접 재배를 한 파 라면서 저렇게 보내 주시더군요. 이 분이 대학교 교수님이시라 대학교 관사에서 거주를 하시는데 이웃분들 중에 관사의 텃밭에서 저렇게 재배를 하나 봅니다. 

지방도시에서 생활을 하니 이렇게 소소하게 감자, 파 등을 학부모께서 보내 주십니다. 

그리고 학생이 늘었습니다. 저의 수업방식과 결과를 보고 만족하셔서 학생을 또 소개해 주셨습니다. 대학교 교수님께서도 저의 수업방식을 지켜 보시고는 너무나 좋다면서 감사하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부모님들에게 가끔 이야기를 하거든요. 내가 가끔 특이한 수업을 해도 지켜봐 달라고… 왜냐하면 어린학생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수업만 한다고 그게 다 머리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잘 알 수 있죠. 

그래서 저는 한시간 수업이지만 어떤때는 학생의 상황봐서 30분 수업하고 다른걸 합니다. 또, 저렇게 학생들끼리 체스도 두면서 공부에 지친 마음도 쉬어가구요.  

아무튼 지금까지는 저의 학생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부모님들이 아주 감사해 하고 있어 저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