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카페문화 중 ‘최소주문금액’ ‘최대이용가능시간’ 에 대해서

대만 카페문화 중에는 한국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두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최소주문금액’ 과 ‘최대이용가능시간’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최소주문금액’은 말 그대로 카페에서 최소한 이정도 금액은 주문을 해야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구요.
‘최대이용가능시간’은 주문을 해서 이용하더라도 정해진 시간만큼만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건데요.

위 사진을 보면, no food allowed, no pets, no smoking 까지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적용을 하고 사람들도 납득할 만한 항목입니다. 

우하단에 no gambling은 중화권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건데요. 대만은 좀 덜한데, 중국본토가면 공공장소나 기차, 버스할 것 없이 포카판을 벌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포카도 서양식 포카가 아니라 중국사람들의 그런 룰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카페내 화투판 금지 정도로 보면 될까요? no gambling은 중화권에서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되기는 합니다. 

Made in Taiwan 은 무슨 뜻일까요? 내부 식재료를 모두 Made in Taiwan 이라는 의도로 붙인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는 의문입니다. 주재료, 즉 밀가루 설탕 은 그렇다쳐도, 커피원두는?? 대만에서도 커피원두가 나지만, 가격경쟁력이 없을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각종 부재료 중에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수입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재료도 있거든요.

‘최소주문금액’ minimum charge 가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는 양심적으로 45대만달러로 꽤 현실적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문제는 어떤 카페들 중에는 이 금액을 좀 많이 책정해 두거나 애매하게 책정을 해 두거나 아니면 편법으로 운용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한국의 카페를 들어가서 최소주문금액이 5000원으로 책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음료들이 대부분 3000~4500원대 입니다. 그러다보면 음료를 하나 시키고 또 다른 빵이나 케익을 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빵이나 케익 가격들이 또 3000원대 이상이면 어쩔 수 없이 5000원은 훌쩍 넘기게 되죠.

어떤 곳은 금액자체를 아예 7000원 이상 이렇게 높게 책정을 해서 반드시 1인당 2개 이상의 주문을 하게끔 배짱장사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어떤 곳은 음료 4,000원 정도로 책정해 놓고 가장 싼 다른 메뉴가 1,000원 짜리가 있어서 그걸 시켜 5,000원을 맞추려고 하면 그 1,000원 메뉴가 품절이 되었다고 해서 다른 2,000~3,000원 빵을 고르게 유도하는 곳도 있습니다. (실제 이런 일들이 있어 온라인상 뉴스에도 보도가 되었었죠)

심지어는 어떤 고객이 ‘내가 지금 점심을 금방 먹어서 커피한잔만 하려고 한다. 그냥 커피한잔 시키고 한시간만 누구 기다리다가 가려고 하는데, 3000원짜리 커피한잔 시키면 안 되겠냐? 지금 매장에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상태이지 않냐?’ 라고 종업원에게 요청을 했음에도 종업원은 규정상 그럴 수 없다 라고 하면서 내보내 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만도 스타벅스나 대만브랜드인 Louisa 같은 곳은 금액제한, 시간제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스타벅스, Louisa 같은 체인점 카페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커피한잔 시키고 하루종일 앉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의 집 주변 Louisa카페의 경우도 늘 공부하는 학생이나 그냥 앉아 있으려고 오는 사람들로 넓은 매장임에도 자리가 부족했었죠.

작은 개인카페의 경우 테이블 회전이 안되니까 시간제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납득은 되긴 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좁은 작은 카페는 손님이 들어 왔다가 자리가 없어 나가면 주인 입장에서는 안타깝죠. 저도 여기서 카페를 열고 나서 딱 한번 자리가 없어서 찾은 손님에게 ‘만석’ 이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요.  사람이라는 것이 참 간사하고 나약해서인지 그 순간에도 ‘만석의 기쁨’ 보다는 추가손님을 받지 못 한다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대만사람들은 대체로 최소주문금액이나 시간제한에 크게 반감은 없어 보이지만, 저는 그런 금액제한, 시간제한을 없애면서 주변의 대만인 카페는 가지지 못 하는 경쟁력을 가지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다른 카페들은 대부분 매장만 단독으로 운영을 하는데, 저는 조금 주택가 안쪽으로 들어와 임대비용이 그들에 비해서는 낮으면서 주거+매장을 함께 하고 있어 ‘속 편하게’ 임대료는 없다 라는 기분으로 운영을 하려 합니다. 실제로 원가계산할 때 임대료를 포함 안 시키는 건 아니지만 그냥 마음 편하게 먹고 장기적으로 운영하려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가끔 지인들이 찾아와서 시간도 보내고, 최근에는 주변 학생들 중에도 점점 ‘아지트’ 혹은 ‘만남의 장소’로 생각하고 오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만에서는 보편적인 ‘최소주문금액’과 ‘최대이용제한시간’에 대해 소개를 해 보았습니다. 

사실 저 ‘최소주문금액’이 납득할 만하게 운용이 되려면, 우리 카페에서 가장 저렴한 음료 기준으로 ‘최소주문금액’을 책정해 두어야죠.  아메리카노가 70원이면 최소한 아메리카노는 시키고 앉아 있어라 라는 뜻에서 금액을 책정해야 납득이 되는데, 음료는 70~100원대 이면서 최소주문금액은 애매하게 110원에 책정을 해 두고 그 다음에 빵, 케익등이 40원 50원 이니까 납득하기가 어렵죠. 저렇게 운영을 하는 카페는 뭔가 경쟁력이 있으니 배짱을 부리는 것 같은데, 소비자들의 선택은 어떨지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