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친구 카페를 방문해 보았습니다

지난주 태국을 다녀 왔습니다. 몇가지 목적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저의 태국친구카페를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봐서 카페가 어떤지, 주변 환경은 어떤지 등에 대해 감이 오지도 않았고, 태국음료 만드는 법도 조금 배워 보려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저도 카페를 하고 있으니, 새로운 메뉴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있거든요.

오래된 건물 앞에 노란색 부스형 카페입니다. 태국에서는 저런 부스형 카페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런 부스형카페도 소위말하는 ‘자리비용’을 내야 합니다.  누구가게, 누구집 앞에 저 부스를 놓는다면 자리비용을 내야 합니다. 

위치는 지방의 작은 마을입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작은 한적한 마을이더군요. 
지금 제가 카페를 하고 있는 대만의 중부도시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초기자본금이 많지 않으니, 일단은 이런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저런 부스형의 소규모창업을 하는거죠. 이 태국친구도 부모의 도움 받지 못 하고 스스로 돈을 벌고 모으고 그걸로 꿈을 이루어 가는 상황입니다. 

그 태국친구 카페 부근에 저의 대만카페와 아주 유사한 형태의 카페가 있다고 해서 한 번 가 보았습니다. 
오래된 2층건물(저의 카페는 3층건물)을 개조해서 1층은 카페 2층은 주거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더군요. 

카페 맞은편 건물의 풍경처럼, 오래된 건물들이 대부분인 재래시장 같은 골목에 이렇게 현대식의 깔끔한 모습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대만카페 주변 풍경과도 비슷하죠. 저의 앞 도로도 시골의 40~60년 이상된 오래된 건물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어떤 메뉴를 팔고 있는지, 커피맛은 어떤지, 어떻게 만드는지 등을 보았습니다. 저의 카페보다는 조금 더 고급스런 느낌이고, 내외부 장식이나, 설비등에도 돈을 더 많이 쓴 듯 보였습니다. 
저의 태국친구의 눈치를 보니까, 이런 카페를 부러워 하는 표정이더군요. 길거리 나무부스의 카페로 시작을 했으니까요. 언젠가 저한테도 ‘저의 대만카페같은 건물형 카페를 가져 보는 것이 소원이다’ 라고 했었습니다. 늘 행복은 상대적이죠. 저도 좋은 위치에 전망이 좋은 카페가 있으면 저런 곳에 하나 차리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선남선녀 둘이서 일을 하고 있더군요.
저도 대만에서 이런 형태의 카페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대만에서 가져간 먹을거리도 선물로 주었습니다. 
저의 태국친구도 표정에서는 이런 근사한 카페를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나타나더군요. 그 친구도 아직 젊고 신체건강하니 언젠가는 돈 벌어서 이런 카페 차릴 수 있겠죠. 
부모가 시골에서 농사를 짓지만 너무나 가난해서 자식이 카페를 하나 한다고 할 때,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더군요. 오히려 자식들이 돈을 조금씩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에게 카페에 대한 조언을 구하길래, 함께 청소도 하고 외부 및 주변정리도 다시 했습니다. 

여기가 다소 오래된 건물이고 주변환경이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곳이라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저분한 노점상 느낌이 나겠더라구요. 그래서 청소 및 주변정리를 했습니다. 

저 공간이 너무나 지저분하더군요. 지저분한 쓰레기도 많았고, 벌레사체 등등… 그래서 청소를 하고 저기 나무 아래 부분도 좀 잘라냈습니다. 
저 부분을 깨끗히 정리한 것에 대해서 태국친구도 엄청 감사하게 생각을 하더군요.

그리고 바닥 물청소도 했습니다. 야외이다보니 아무래도 바닥이 금방 지저분해지죠. 
아무리 야외지만 내 카페 주변만큼은 좀 깨끗하게 유지를 하면 좋잖아요.

각종 쓰레기와 오물, 벌레사체로 범벅이 되어 있던 저 나무 주변 흙 부분에 자갈을 구입해서 깔았습니다. 약간의 조경작업을 했죠. 저걸 하고 나니까 정말 속이 시원하더군요. 저 태국친구가 저의 저 아이디어와 작업결과에 대해서는 아주아주 만족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만큼의 자갈이 4000원 정도입니다. 건축자재나 조경가게에 가면 저런 조경용 자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벽도 새롭게 색칠을 했습니다. 저 친구가 오래된 중고부스를 구입해서 실제로 보니 새롭게 칠을 한 번 해 줘야 겠더군요.

저에게 Thai Tea 만드는 법을 알려주어서 저 페인트는 제가 사 주었습니다. 한국돈으로 대략 30,000원 정도 하더군요.

해질무렵이 되자 조금 선선하고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태국에 오래 살았어도, 이렇게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국적인 느낌이 듭니다.
가끔은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 ‘인간의 삶’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을 하다가도, 가끔 이렇게  사람 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은 내 주변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내게 됩니다. 
적어도 저는 이 친구가 앞으로 수년간은 벌어서 모아야 장만할 수 있는 ‘건물내의’ 카페를 이미 가지고 있으니까요. 또, 부모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생활비를 보내줘야 하는 이 태국친구의 상황에 비하면 저는 행복에 겨운 편이니까요

야외에 앉아 카페 인근의 노점식당에서 구입한 식사를 하니 참 종았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저 구운 생선… 태국을 떠난 뒤에도 가끔 생각이 나는 음식입니다. 

후식으로 망고스틴을 먹습니다. 이번에 두리안도 많이 먹고 왔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태국친구로 부터 태국음료레시피도 좀 배웠고, 카페도 조금 새롭게 꾸며 주었습니다.  보니까 여기는 저 시멘트 테이블/의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더군요.

주변 식당들 테이블이 대체로 이런 식의 시멘트로 만든 테이블이 많았습니다. 조금 촌스럽게 느껴져서 테이블도 바꾸었습니다. 

저렴하지만 깔끔해 보이는 테이블/의자를 구입해서 놓으니 카페분위기가 살짝 달라졌습니다. 
지금 제가 운영하는 대만의 카페의 테이블/의자도 아주 저가형 제품입니다. 테이블 비싸다고 손님이 더 올 것도 아니고, 또 예산에 맞추다 보니 아주 비싼 가구나 설비는 부담이 되더군요. 

저 친구는 언니와 둘이서 함께 여기서 먹고자고 하면서 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변변한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 하니 오롯이 혼자서 경제적인 부담을 다 짊어지며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대만카페 운영시간을 주중 : 10:00~20:00 / 주말 : 08:00~20:00 하는데, 12시간 카페를 하고나면 살짝 힘들다 느껴지는데, 저 친구는 07:00~21:00 까지 카페를 합니다. 저의 부모님세대처럼 일을 하고 있죠. 요즘에 주5일 근무에 주4일도 고려를 하는 단계이며, 주69시간 이상이면 혹사하는 느낌이지만, 이전에는 일하는 시간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전에 저도 아침 8시에 회의하고 밤 10시, 11시에 퇴근 시켜주는 회사에서 일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후회스럽고 미친 짓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무려 주6일 근무였거든요.

저 친구의 카페이야기는 추후 좀 더 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태국다녀온 이야기도 앞으로 계속 해 보겠습니다. 

태국에서는 ‘사바이사바이’ ‘쟌옌엔’ 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사바이사바이는 Relax, 쟌옌엔은 Slowly 라는 뉘앙스 입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어도 빨리빨리는 알 정도로 무조건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할 것 같은 사회이지만, 태국과 대만은 한국과는 사뭇 다릅니다. 

위에서도 언급을 했듯이, 제가 사회초년생일땐, 정말로 아침 8시에 회의를 하고, 밤 10시, 11시에 퇴근을 하는 기업문화가 정상이라 생각을 했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무려 저 조차도 세뇌를 당해서 연구소 직원들이 야근을 하지 않으면 질책을 하던 시대였으니까요.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도 바뀌었습니다. 현재를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보면 그게 내 인생이 되는겁니다. 

가스, 전기가 아닌 나무/석탄으로 직접 불을 지펴 음식을

태국시골마을에 며칠 머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나무나 석탄을 이용해 직접 불을 지펴서 음식을 해 먹고 물을 끓여 마신 것입니다.
사람들은 도시의 현대화된 삶이 지루하고 싫증나서 캠핑을 가기도 하지만, 캠핑장에서 정해진 구역에서 피우는 불도 어찌보면 현대화된 삶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중국에서 지낼때도 그랬고, 이런 시골마을, 오지마을에 갈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가 보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학생시절에는 주변에 친구들이 많아서 이런 중국의 시골을 가서 현지인들 집에서 머물 기회가 많았었는데요.
어느덧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친구’ 라는 개념도 희박해지고, 이렇게 현지인들 집에 찾아갈 정도의 막역한 인간관계를 맺기가 점점 어려워 져서 기회가 없던 차에 태국친구가 고향집 간다고 하길래 한 번 따라가 보았습니다.

친구의 집은 태국에서 이산이라고 하는 지역중에서도 꽤 시골지역 마을이었습니다. 오래된 목조건물에 저렇게 모기장에서 잠을 자야 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면 전기모기향을 2개나 피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2층은 뻥 뚫린 하나의 공간에 칸막이나 가구로 구역을 나누어 놓은 그런 구조이고 바닥의 나무틈으로 1층이 보이는 구조입니다. 바로 아래가 친구부모님 침대가 있는 곳이라 밤에 이동할 때 최대한 소리 내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었습니다.

친구언니가 머무는 옆방은 이전 느낌이 납니다. 역시나 모기장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는 구조이구요. 주변이 논밭, 축사 라서 벌레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런 곳에서 벌레 무서워 하는 사람이라면 하루밤도 지낼 수 없는 그런 구조입니다.

제가 있는 공간은 조명이 없더군요. 가지고 있던 스탠드와 휴대폰조명으로 물건들을 찾았습니다. 마땅한 테이블이 없어서 물건 위에 올려 놓고 컴퓨터를 하니까 허리가 너무나 아프더군요.
그럼에도 평소에는 해 보지 못 하는 경험이라 참 좋았습니다.
저는 이런 곳에서 살라고 하면 살 수는 있겠더군요. (인터넷속도만 조금 나와 준다면…) 그런데 이 지역은 인터넷망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쉬운데로 통신사인터넷으로 했는데 속도가 느립니다.

집 주변은 온통 논밭이고 숲입니다. 인가도 별로 없어서 밤이 되면 암흑이 됩니다.

한국의 누런소와는 다른 품종의 소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불을 피워야 합니다. 불을 피워야 물도 끓이고, 음식을 할 수 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이나 캠핑프로를 보면 ‘즐기기 위해’ 불을 피우지만, 여기는 실생활에서 불을 피워야만 합니다. 물론 여기서도 프로판가스나 전기스토브 등으로 음식을 할 수 있으나, 나무나 석탄이 훨씬 싸기 때문에 다른 연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아야하는건… 여기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그렇게 부유하지 않다는 겁니다. 도시사람의 기준으로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저기 보이는 곳이 주방입니다. 저기 테이블에서 요리를 합니다. 어찌보면 많이 불편하고 위생적으로도 좋을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벌레, 동물 들이 돌아다니겠어요.

며칠 머물면서 목욕물을 끓였습니다. 현지사람들은 찬물로 샤워를 하는데, 저는 도저히 찬물샤워를 못 하겠더군요. 저 때가 가을이었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조금 쌀쌀하기도 했고, 물이 너무나 차갑더군요. 좀 부끄러운 말이지만 찬물샤워를 잘 못 해서 어쩔 수 없이 물을 끓인 후…

찬물에 섞어서 미지근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차가운 느낌은 없게 해서 바가지로 몸에 붓는 방식으로 샤워를 했습니다. 저 욕실도 그냥 다 뚫린 형태라 샤워할때마다 혹시 뱀이 나올까 신경이 쓰이더군요.

2002년도 겨울, 중국에서 중국어공부할 때 돈이 없어서 난방도 안되고 온수도 없는 완전 오래된 빈방에서 지낸 적이 있었거든요. 그 당시에도 전기포트로 물 끓여서 대야에 물 부어 몸에 부어가며 샤워하며 겨울을 지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이후로 처음 저런 샤워를 해 보았습니다.

태국은 열대국가인데 춥냐? 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태국도 겨울에는 20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고, 여기처럼 북부지역에는 15도 이하로도 기온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높은 산악지역은 더 기온이 떨어지기도 하구요. 그런데 영상 15도에 뭐가 춥다고 호들갑이냐 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게 참 신기한게 태국도 그렇고 대만도 그렇고 영상 10도~15도 되어도 실내에서 엄청 춥게 느껴집니다. 괜히 대만이나 홍콩 등지에서 겨울에 동사자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체감기온은 상대적이구요.

밥도 저렇게 찝니다.

생선요리도 하구요.

다양한 요리들을 직접 불을 피워서 하는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시골장터에서 사온 갈비를 제가 직접 구워서 먹었던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기분탓인지는 모르겠는데, 가스나 전기가 아닌 저렇게 구워서 먹으니 더 맛있더군요.

논밭이 보이고 각종 동물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바닥에 앉아 이렇게 저녁을 먹으니 너무나 좋았습니다.

똑같은 믹스커피도 전기포트로 끓인 물보다 저렇게 장작불로 끓인 물이 더 맛있습니다. “흡사 원자력전기보다 수력발전의 전기로 듣는 스피커음질이 더 좋듯이 말이죠.” (농담입니다)

지금 대만의 시골지역에 와서 살고 있지만, 굳이 대도시에서 사람에 치여가며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더군요. 삶에는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가 있지만 사람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점점 남은 인생을 대도시로 부터 멀어지도록 실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