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친구가 5월동안 집에서 먹은 단백질들

태국북부 시골에서 살고 있는 태국친구가 이번달에 먹은 음식들 사진을 올려 봅니다. 

저 친구가 사는 지역이 태국북부내륙 시골이라 보이는 배경은 호수입니다. 

호수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를 대나무에 꽂아 구워 먹는 모습입니다. 

유튜브 영상중에 저런류의 체험을 한다고 비싼 장비들 구입해서 딱 저 장면 연출하려는 사람들 많은데, 저는 크게 장비빨을 내세우지 않는 편이라서요. 비싼 장비나, 도구가 없어도 즐겁게 즐기면 그게 행복이죠.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 장비나 물건을 자랑하려고 저런 장면 찍으려는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저는 카페를 운영하기 전에도 커피를 하루에 최대한 2~3잔 이하로 마시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었지만, 캠핑장까지 가서 굳이 원두를  기계에 갈아서 또 그걸 물 내리겠다고 주둥이 긴 전용주전자를 챙겨가서 커피 내리는 모습 한 컷 찍는 그런 모습… 

좋은 그릴에 안 구워도 생선 엄청 맛있을 것 같습니다. 

민물고동… 저의 최애 음식 중 하나 입니다. 지금도 야시장이나 어딜 여행하다 저걸 파는 곳이 있으면 시켜 먹고 식당에서도 고동류 요리가 있으면 즐겨 시켜 먹는 편입니다. 

직접 호수에서 잡아 먹는 모습입니다. 

저는 초등학교를 가기전과 초등학교때 대부분의 방학을 시골에서 보냈거든요. 당시 맞벌이를 하시던 부모님이 저를 돌볼 수가 없어서 항상 방학만 되면 저 혼자 시골로 가서 지냈습니다. 당시 시골에서 물놀이 하고 집에 돌아갈 때 민물고동 잡아 큰 수경에 담아 집에 가져가 반찬으로 먹는 것이 하나의 일상이었죠.

지금 한국의 시골 논이나 하천에 저런 민물고동이 많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어릴때는 돌멩이 들어 올리면 많았거든요. 간장에 조려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태국시골 단백질원 하면 개구리를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에 이 친구 개구리 엄청 잡더군요. 개구리는 밤에 활동을 해서인지 해지고 잡으러 다니는 것 같더군요.  

요즘 제철인지, 살이 엄청 올랐습니다. 

내장을 빼낸 것 같죠. 

저는 어릴때 구워서는 먹어 보았는데, 저런 식으로 삶아서는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또, 육고기를 생식으로 먹기도 하더군요.

이전에 중국에서는 쇠고기가 그다지 보편적이지 않고, 돼지고기가 주류라서 중국에서는 쇠고기 생식, 육회 로 먹는 경우를 저는 거의 보지 못 했구요. 지금 살고 있는 대만에서도 육회는 경험해 보지 못 했는데요.

태국에서 저렇게 육회를 먹을 기회가 있으면 처음에는 살짝 망설여질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쟤는 관리나 조리를 잘 못 하면 좀 위험할 것 같거든요. 삶은 개구리나 들쥐는 먹을 것 같은데 쟤는 조금 꺼려지기도 합니다. 

제가 부산에 살아서 아주 어릴때부터 일본사람과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요. 그 당시 일본사람들이 저에게

‘한국오면 회가 싸기는 한데, 회를 뜨는 과정을 보면 좀 위생적이지 않은 것 같아서 먹기가 꺼려진다’

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저도 그 이후에 자갈치시장이나 이런 곳에서 회를 뜰때 도마와 칼을 제대로 씻지 않고 생선 잘라서 거기에서 바로 회를 뜨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제 기억으로는 80년대인가 90년대경에 도마를 락스로 소독하자 라는 캠페인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저렇게 태국식 소스에 찍어 먹는 모습입니다. 

함께 먹는 채소들은 집주변에서 채집을 해서 먹습니다. 제가 지금 대만이나 한국에서 저런 식으로 단백질과 채소를 먹으려고 하면 비용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태국시골에서는 그냥 직접 사냥?하고 채집해서 매일매일 먹는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수렵 채집 생활을 하고 있는 건데요. (아마 쇠고기는 구입을 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단백질을 좀 섭취하려고 편의점 닭가슴살 먹는데, 저기는 다이나믹한 단백질 섭취를 하네요.

태국친구들 사는 모습을 계속 지켜 보고 있는데요. 

유튜브에서 한국관광객들이 태국은 이렇다 저렇다 소개하는 모습이 크게 와닿지 않는 이유가 제가 태국에서 수년간 거주를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거의 매일 태국친구들과 교류를 하니까 관광객, 외국인 들은 체험하기 힘든 그런 모습들을 자주 봐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도시에 살면, 저런 장면 연출하려고 이런저런 장비도 많이 챙겨야 하고, 또, 영상으로 사진으로 보여줘야 하니까 비싼 장비 구입해서 예쁜 모습 으로 보여지고 싶고…  그러다 보니 행복하기가 어려운거죠.

남한테 보여주려하고 남과 비교하려고 하면 행복해지기가 어렵습니다. 

태국시골에서 먹은 음식과 장터모습

태국시골은 한국보다는 먹거리가 풍부해 보입니다.
겨울이 없어 일년내내 집주변에서 식물이든 동물이든 구할 수 있고.
열대기후로 인해 식물의 성장속도도 빠르고, 동물의 크기도 일단 커서 풍족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때도 시골에서는 메뚜기는 물론이고 개구리, 민물고기, 고동 등등 ‘놀이’하러 나갔다가 먹을 수 있는 건 잡아서 먹었는데요. 태국도 마찬가지로 왠만한건 거의 다 잡아서 먹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럼에도 위의 사진처럼 쥐를 잡아 먹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태국에서는 들쥐도 잡아서 먹고, 가끔 국도변에서 팔기도 합니다

집주변 논이나 하천에 이렇게 통발을 놓아서 사냥을 하기도 합니다. 일단 민물고기가 너무나 큽니다. 이것만해도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는 큰 조건이 됩니다.

제가 어릴때 한국시골에서 가장 큰 민물고기라고 하면 메기 정도일텐데요. 이 메기는 서식지가 또 그렇게 넓지는 않거든요. 태국은 하천, 강, 호수 등에 민물고기가 커서 훌륭한 단백질공급원이 됩니다.

닭이라는 키우기 편한 가축도 계란과 고기를 제공해 줍니다. 태국시골을 돌아다니다보면 집주변에 닭들을 풀어놓고 키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태국시골지역으로 가면 새벽에 이 닭들의 울음소리에 잠을 깰 수 밖에 없습니다. 닭소리가 안 들리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 이니까요.

집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거의 매끼 식사를 하니까 특별하게 음식비가 나가지는 않습니다.

꽃들도 음식의 재료가 됩니다. 저의 태국친구를 관찰해보니 어떤 꽃들은 먹을 수 있는지 어떤 꽃들은 먹으면 안 되는지를 잘 알더군요. 한국에서도 보면 진달래는 먹어도 되는데, 철쭉은 독성이 강해서 먹으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끔 장에가서 음식재료를 구입해 오기도 한다네요. 제가 저 시골집에 머물때 장터에 가서 저 갈비를 사가지고 와 저녁에 직접 구워 먹었는데요.

저런 숯불갈비야 한국에서 특히 도심이라면 가까운 식당가서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요. 직접 재료를 사가지고 와서 불을 피워 제가 직접 구워서, 시골밤 야외에서 먹으니 정말정말 특별한 맛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채소들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여행을 다니면 재래시장 둘러보는걸 좋아합니다.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는 재래시장입니다. 위의 쟤는 구운바나나 입니다. 그냥 먹기에는 살짝 맛이 떨어지는 녀석들을 구워서 먹으면 맛있습니다. 망고나 토마토들도 그냥 먹으면 좀 신 녀석들을 설탕이나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하죠.

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게 입니다. 저의 태국친구네도 쟤를 꾸준히 잡아서 먹더군요. 그만큼 주변에 많이 있다는 뜻이겠죠.
제가 어릴때 방학때 시골가면 강에 수영을 하러 갔는데, 강에 갈때마다 고동을 잡아서 저녁반찬으로 해 먹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잡은 고동을 수경에 담아 할머니에게 드리면 그걸 간장에 조려서 먹었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태국친구는 “나는 도시로 이사와서 바나나를 돈 주고 사 먹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라고 말을 할 정도로 자라면서 바나나를 사 먹은 적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태국 이산지역에서 많이 먹는 개미와 개미애벌레라고 하는데 저는 아직 못 먹어 보았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꼭 한 번 먹어 보고 싶습니다.
이런걸 왜 먹어 라고 생각하겠지만, 누에고치의 번데기도 훌륭한 단백질공급원이었죠. 최근에는 번데기 잘 안 먹는 것 같더군요.

매끼 잘 대접해 주신 태국가족들을 위해서 제가 준비한 한.국.라.면. 을 제공했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양을 장작불로 라면과 짜장면을 동시에 끓이려고 하니 너무나 바쁘더군요.

매운라면 싫어하실 수도 있을것 같다는 의견을 수렴하여 짜장면도 함께 끓였거든요. 제가 1~2인분 라면, 짜장면, 비빔면 류는 잘 끓이는 편인데, 많은 양을 장작불로 끓이니 실력발휘가 안 되더군요.

김치는 어떻게 났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만, 사진을 보니 김치도 있었네요.

이런 시골야외에서 장작불로 끓인 라면과 짜장면이라면 어떻게 끓이더라도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짜장면을 맛있게 먹어주신 친구의 어머님이시구요.

아버님, 친구 언니 여동생 모두 맛있게 먹어 주셨습니다.

사진이 너무 많아지는 듯 하여 다음에 더 많은 내용들 올려 보겠습니다.

저는 중국에 있을때, 전기수도가 없는 지역에서 1박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중국시골지역에 여행을 많이 다녔었지만, 전기가 없는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최근에 태국 어느 산골지역을 가니까 전기가 부족해서 밤 10시 이후로는 강제 정전이 되는 곳은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도시가스, 전기렌지, 전자렌지가 없는 지역에서 생활을 해 보면 우리가 물질적으로 얼마나 풍족하고 편하게 살고 있나를 돌아보게 되고, 그러면서도 우리는 불행하다고 너무 투덜거리기만 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