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다보면 ‘뭐든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라’ 는 말을 듣기도 하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죠.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그 사람은 과연 인생을 살면서 뭐든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 왔고, 살고 있을까요?
그렇게 살 수도 없고, 그렇게 살지도 않았을 겁니다. 특정 한 분야에서 성공을 한 사람이 성공후에 혹은 그 분야에서 돈을 좀 만진뒤에 그런 말들을 하는거죠.
사람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이고, 뇌의 에너지나 내 몸의 능력이 모든 분야에서 다 잘 할 수 있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만 해도 저는 언어쪽에 좀 더 능력이 있는 것 같고, 숫자나 수학쪽은 좀 약한 것 같거든요. 야외 운동은 좋아하지만 그림그리기나 손으로 뭘 만들고 하는 건 크게 소질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 체력이 모든 일을 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받쳐주지도 않고, 뇌의 능력도 하루 8시간을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뇌가 책에 집중을 하지 않고 딴 생각을 한 채 그냥 눈으로 ‘글자만’ 읽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서 효율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집중할 일은 집중을 하고 대충해도 되는 일은 대충하고 넘어가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뭐든지 다 열심히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자잘한 것 까지 다 열심히 한다고 그 인생이 행복하거나 잘 된다는 보장도 없고, 약간 대충 살아도 잘 되는 사람은 잘 됩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과 다 잘 지낼 필요도 없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다 노력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20대 30대때 솔깃할 ‘인맥이 중요하다’ ‘꽌시關係가 중요하다’ 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모든 사람과 다 잘 지낼 수도 없지 않잖아요? 그냥 나랑 필요 없겠다 싶으면 연락 끊고 사는 것도 하나의 지혜이죠.
어차피 한정된 시간과 한정된 자원과 한정된 능력으로 최선의 결과를 내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한정된 시간’ ‘한정된 자원’ ‘한정된 능력’ 부분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유리한 것이구요. 젊었을때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24시간이라는 공평한 시간이 주어진다는 이야기가 맞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경험이 쌓이다 보니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으면 돈으로 시간을 살 수도 있습니다. 돈이 없으면 비행기로 1시간 걸릴 거리를 버스로 18시간이 걸려서 가야 하거든요. (중국, 태국 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적당히 보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가감히 대충해 버립니다. 그걸 할 시간에 ‘휴식을 잘 취하는 것’도 더 중요하거든요. 잘 쉬는 것도 내가 잘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도 이런걸 못 깨닫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경험이 없거나 지능이 떨어지거나, 풍족하게 살아서 이런걸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삶이었거나.
이전에 대기업고객사 담당자 중에 그런 사람이 있었죠. 제가 일하던 협력공장은 그야말로 영세합니다. 인력도 없고, 우수인력도 적고, 장비나 설비 모든 방면에서 그 대기업과 비교를 하면 열악하죠. 그러다보면 한정된 인력과 한정된 가용자원으로 결과를 내려면 업무의 우선순위도 나누어야 하고 경중도 따져야 하며 어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좀 가감히 미루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대기업담당자는 그런 지혜가 없거나 아니면 알고서도 갑질을 하는거죠.
중요한 업무의 경중이 1~ 10 이 있다고 치면 어떨때는 8, 9 , 10의 일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1, 2, 3 이 보이면 그걸 다음주까지 하라고 닥달을 하죠. 그럼 할 수 없이 인력과 자원을 배분해서 1, 2, 3 을 하고 있으면 8, 9, 10 의 일이 중요한데 이건 왜 이 모양으로 하냐고 또 갑질을 하죠.
살면서 국영수 도 다 잘하고, 체육도 미술도 음악도 잘하며, 얼굴도 잘 생기고 몸매도 좋고 하기가 쉽지 않고, 공격도 잘하고 미드필드도 잘 보면서 수비도 완벽하게 하는 축구선수도 드물고, 타율도 좋으면서 홈런도 잘 치고 발도 빨라서 도루도 잘 하고 수비능력도 좋은 야구선수도 드뭅니다.
직장생활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면서 집안일도 잘 도와주며, 육아도 잘 하면서 집안 인간관계도 원만하며 양가 부모도 한달에 두세번씩 찾아가고 대외인간관계도 좋을 수가 있나요?
다 잘 할 수도 없고, 굳이 다 잘하려고… 그럴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경험이 쌓여갈 수록 듭니다.
위에 그 지능 떨어지거나 인생경험이 일천한 그 대기업 담당자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난 김에 적어 봅니다. 차이컬쳐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세상은 넓고 다양한 인생이 있음을 아셨으면 좋겠고, 그걸로 다른 사람을 함부로 재단하고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중국과 태국에 살면서 정말 다양한, 특히 경제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늘 적은 것에 감사하고 사소한 것에 만족하는 사람으로 되어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 태국에 살면서 태국지인이 위의 사진처럼 비닐랩을 끊을 줄을 몰라 하더군요. 보통 비닐랩에 보면 저런 톱날이 있거나 끊을 수 있는 장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비닐랩을 못 끊어서 가위를 찾고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비닐랩에 톱날이 없어?” 라고 했었는데, 그 태국지인이 살면서 이런 톱날이 있는 비닐랩을 오늘 처음 봤다고 하더군요. 자기들은 이런걸 잘 사용하지도 않고, 사용을 해도 이런 것이 없는 싼 것들만 사용을 해서 이런 톱날이 있는지 몰랐다며 저에게 ‘미안하다’ 라고 했습니다.
순간 오히려 제 스스로에게 너무나 짜증이 나고 화가 나더군요. 세상에는 이런 걸 사용해 보지 못했을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오랜 중국생활과 태국생활을 통해 경험을 하고 배웠음에도 그 태국지인에게 ‘왜 칼날이 있는데 가위를 찾고 있냐?’ 라는 투로 말을 했으니까요.
그 태국지인이 저에게 ‘미안하다’ 라고 말을 사항이 아니잖아요.
최근 그 사건이후로 다시 한 번 더 저 스스로를 낮추고 매사 겸손하게 다른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걸 느끼고 배웠습니다.
중국에서 오랜시간을 보내며 저런 상황을 경험했었음에도 최근에 태국에서 또 경험을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랩에 저 칼날은 다 있을거라 생각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 30살이 넘은 성인이 저걸 모르고 평생 사용해 보지 않았을거라 생각을 못 했거든요.
이렇게 배우고 또 겸손해 지면 됩니다. 이러면서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 나가는겁니다.
제가 대기업 협력사 사람들과 일을 하다보면 기본적으로 사람을 아래로 보고 무시하는 직원들이 있더군요. (다 그렇다는 거 아닙니다)
제가 봤을땐 지능이 떨어지거나 경험이 일천하거나 인성이 안 좋은 부류죠.
삶의 경험이 압도적으로 많으면 함부로 감히 ‘내가 좀 안다’ 라고 말을 하기가 어렵거든요. 제가 지금도 중국어 23년째를 하고 있지만 10년전에는 어디가서 ‘저 중국어 잘 해요’ 라고 깝쳤다가 어느 순간부터 최근에는 차마 중국어 잘 한다는 말이 안 나옵니다. 분명 객관적인 중국어실력은 10년전 그 때보다 훨씬 나아졌을거지만, 어학에 대한 경험이 쌓일 수록 이제는 감히 잘 한다는 말을 못 하겠더군요.
다시 본 주제로 돌아가서, 인생살면서 다 잘할 수 있습니까? 그게 가능이나 합니까? 뭐든 열심히 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적당히 할 건 적당히 하고, 집중할 건 집중하며, 휴식을 취할 땐 더 잘하기 위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디 TV에서 20년동안 잠 4~5시간만 자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일만 했다 라는 그런 이야기에 혹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들 자기만의 사는 방식이 있고 행복의 지향점이 있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