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청 은 과일포도가 아니죠

포도청 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분들이 계실텐데요. 포도 라는 단어를 현대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으니까요. 포도청이 지금으로치면 경찰의 역할을 한다는 건 아시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포도청捕盜廳 으로

捕[bu2] [부] 붙잡다 라는 뜻입니다.
고래잡이를 포경, 고래잡이배를 포경선 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사용이 되는 한자입니다.

도盜[dao4] [따오] 는 도둑이라는 뜻으로

즉, 도둑을 잡는 관청이 포도청 인거죠.

이런 지방의 관리들 중에 보면 ‘사또’ 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뭔가 ‘사또’ ‘이방’ 하면 좀 경박해 보이는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인데요. 이 사또를 한자로 쓰면 뭔가 멋있습니다.

사또 使道. 사도가 된소리가 되어 사또 가 된 경우인데요. 사도 라고 하면 각 도의 책임자라는 느낌보다는 뭔가 전투로봇이 출동해야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본애니의 영향이 크긴 하네요)

그런데 정작 일본애니의 사도는 使徒. 한자가 다릅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냥 제가 유추하는 이 속담의 유래는…
배가 고프니 이것저것 다 (음식을)집어 넣고 본다. 라는 뜻인데요. 아마도…
이전의 포도청도 아무나 잡아 들여 고문/취조 후 범죄자로 만드는 일이 많아 그걸 빗대어 사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사극을 보면 이런 유배지에 군관이 찾아와서 ‘죄인은 사약을 받아라’ 라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약. 死藥 죽을사 로 생각하실 분 많으실텐데요.
賜藥 이며 무엇을 하사하다 할 때 사용하는 ‘賜사‘ 입니다.

제가 아주 어릴때 시골에는 이런 초가가 있었습니다.
초가집 이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을 하면 草家이니까 집 을 다시 사용할 필요는 없는데, 지금은 관용적으로 사용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예로는 ‘야심夜深한 밤’ 이 있습니다. 야심夜深에 이미 밤이 들어가 있죠.

‘사면초가’ 에 초가는 草家가 아니라 초나라의 노래楚歌 입니다.

한국드라마 킹덤을 보신 분이라면 저 위의 장소가 기억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근데 킹덤은 왜 속편이 나오지 않나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변사 는 무슨 뜻일까? 한글로 비변사 적어 놓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죠.

備邊司 변경/변방/국경 을 대비하는 기관이라고 이해를 하면 됩니다.

그런데 한자어를 보시면 대비하다V + 변방O 이런 식으로 동사+목적어 형식이 많습니다. 중국어의 어순대로 적다보니 그런거죠. 쉬운예가 독서讀書 인데요. 한국어의 어순은 ‘책을O 읽다V’ 이지만 중국한자어는 동사+목적어 순이 많습니다.

이런 곳에 와서 한자를 보면 이 건물들이 뭐하는 곳인지 다 알 수 있나?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중국어를 한다는 것이 한국한자를 다 이해한다는 것도 아니고, 이전에 사용하던 한자와 지금 사용하는 한자의 용법도 다릅니다.

저는 대만인 아내와 함께 이런 곳을 다니는데, 대만아내에게 물어봐도 모르는 한자가 많습니다. 그저 추측을 합니다. 가령 위의 한자를 보면 영춘 ‘봄을 맞이하는’ (여기도 V+O 로 되어 있죠) 이라고 되어 있는걸로 봐서 뭔가 쉬거나, 놀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풍경감상을 하거나, 손님오면 맞이했거나… 그런 용도로 사용을 했겠거니 유추를 합니다.

마찬가지로 먼저 한자를 보고 康寧 건강, 안녕 이런 단어들이 있으면 뭔지는 모르겠지만 휴식을 취하거나, 평온하고 조용한 공간 이었겠거니 라고 유추를 합니다. 역사속 모든 명칭을 다 알면 좋겠지만 쉽지 않죠.

한자라도 알고 있으면 유추를 하고 그렇게 유추를 하면 나중에 이해가 쉽습니다.

비변사는 원래 국경/변경 지역 수비를 설립된 부서였다가 전쟁 등을 겪으면서 권한이 강화되었는데 나중에 권한이 너무 커지는 걸 두려워해 폐지를 해 버렸다.

다시 포도청 으로 돌아가서… 이전 판관 포청천 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저는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사또 같은 사람이 범죄사건을 현명하게 판결하는 내용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포청천이 포도청 과 같은 단어라 생각했는데 정작 포청천의 포는 성씨 입니다.

한국어의 발음은 동일하지만 중국어발음은
包[bao]
捕[bu]
전혀 다른 글자입니다.

포도청이라는 단어와는 전혀 무관했습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한자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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