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태국지인이 있는데요. 며칠전 뱀에 다리를 물렸습니다.
한국에도 뱀이 있죠. 태국만큼은 아니지만 한강변에도 뱀이 출몰한다는 주의 문구가 있을 정도로 뱀이 있습니다. 제가 살던 시골에서도 종종 뱀을 보았고, 심지어는 물뱀도 바로 앞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추수할 때 독사를 잡아서 독을 빼는 모습도 바로 앞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뱀을 무서워 합니다.
요즘 한국시골에서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없으면 일이 제대로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외국인노동자들이 그런 일들을 하고 있고, 가끔 한국사람도 있는데,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70대 전후의 노인, 특히 할머니들이 많다고 저의 태국지인이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비단, 농장뿐 아니라 건설, 제조공장 등 많은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에 와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당 얼마 받냐 물어보니 대충 12만원에서 15만원, 조금 힘든일은 18만원도 받는다고 하더군요. 숙식은 다 제공을 해 줍니다. 12만원에서 15만원이면 제 생각에는 적은 돈은 아닌데 문제는 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저런 육체노동을 하지 않으려고 하죠. 사실 농사일은 익숙하지 않으면 쉽지 않습니다. 태국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몸이 익숙해지면 힘들지 않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평소 근육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도 내가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처음 쓰면 근육통이 오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논, 밭, 과수원 겨울철엔 어촌… 일이 필요한 곳은 다 가서 하는 듯 했습니다.
이런 곳에서 일을 하는 외국인노동자들… 특히 동남아출신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한국사람들 있으시죠?? 소수라고 믿고 싶고, 일부 사람들은 무시를 하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 중에는 학력도 있고, 똑똑해서 현지에서도 나름 괜찮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가 넘어온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캐나다, 미국, 호주 등의 농장에 가서 일을 하거나 세탁소, 슈퍼를 운영하지만 그 분들 중에는 한국에서 고학력으로 직장생활 하다가 넘어 가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말이죠.
다들 월급이 좀 더 많은 나라에 가서 돈을 더 벌려고 도전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저렇게 도전하는 사람은 인정을 해 줍니다.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겠어요.
물려서 퉁퉁 부었네요. 육안으로 봐도 확연히 부어 오른 것이 보입니다.
제가 뱀 나오는 다큐를 자주 보는 편인데요. 저는 열대밀림이나 숲속에 뱀 잡으러 가거나 취재하러 가면서 반바지 입고 돌아다니는 걸 보면 도대체가 이해를 할 수가 없었거든요.
제가 중국에서 지낼때 중국친구 시골마을이나 업무나 시골을 가게 되면 늘 옥수수밭이 있었는데요. 저는 무서워서 못 들어가겠더군요. 일단 뱀이 있을까봐 못 들어 갔습니다.
참고로 저녁에 옥수수밭은 정말로 무섭긴 합니다. 특히 해가 거의 없을 무렵 거대한 옥수수밭을 보고 있으면 공포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다행히 사장이 비용을 지불해 주었다고 합니다. 보통 영화같은 곳을 보면 외국인노동자들 관리하는 사장이나 용역업체직원들이 나쁜 사람으로 묘사가 되는데, 제 태국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들 사장은 대체로 잘 대해 준다고 하더군요.
제가 태국지인들에게 너네 나라는 도심의 집에서도 뱀이 나타난다고 놀리곤 했는데, 이젠 뱀가지고 놀리지는 못 하겠네요. 근데 태국은 실제로 뱀이 어디서나 나타납니다. 주택은 기본적으로 어딘가 뱀이 있다고 생각을 해야 하고, 현대식 콘도에서도 뱀이 나타납니다. 저의 태국직원의 아버지는 방에서 잠을 자다가 뱀에게 물려 죽었다고 하더라구요. 아버지 몸 위에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고 뱀을 쫓아 내고 보니 아버지는 이미 독이 퍼져 죽었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