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들 데리고 한국여행 중입니다

태국에서 짧은 여행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왔습니다. 이번엔 태국인관광객을 한국에서 안내 하는 일을 하러 왔습니다.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가 거의 안 되고, 무엇보다 해외여행이 처음인 중년분들이라 한국인동행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제가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하든, ‘돈을 받고 하면’ 업무가 되는거죠. 외국인친구, 외국인지인, 심지어는 아내가 대만사람이라 관련 친척들까지 많은 한국여행을 동행했었지만, ‘돈을 받고’ 한국여행을 시켜준 건 이번이 처음이라 그 전과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더군요. 그 이유는 아래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시골지역 오래된 목조건물을 활용해 비교적 젊은 사람이 약간은? 도시적? 현대적? 인 디자인을 해서 식당을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차를 세우고 식사를 해 보았습니다. 한국오기전 마지막 태국에서의 식사였는데, 좀 맵더군요.

그래도 주민분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많은 사람들이 주문을 하였습니다. 차는 테이블 바로 옆에 세우는 그런 시골스러운 여유공간과 함께 식사를 하는데 마침 하늘의 구름과 태양빛이 아름다워서 찍어 보았습니다. 

태국 수왓나폼공항에 도착해서 여행하실 분들을 만났습니다. 가족분들이 배웅을 나온 분도 계시더군요. 생애첫해외여행… 얼마나 설렐까요? 그래서 이번에 한국에서 좀 더 재밌고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저는 비행기를 참 많이 탔지만, 어떤 분에게는 처음 타는 비행기에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 엄청 설렐 거잖아요.

많은 태국사람들이 한국가서 해 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눈snow’ 구경 이거든요. 다행히 서울도착하니 바닥에 눈이 좀 남아 있고 특히 남산타워가니까 눈이 많이 남아 있어서 그분들이 즐거워했습니다. 

태국공항은 이런저런 배낭여행하는 외국인들이 많죠. 큰 배낭에 슬리퍼신고 다니는 외국인이 많은 태국공항인데요. 마침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듯한 외국인커플이 있어서 그들의 짐을 찍어 보았습니다 자전거 가지고 비행기타고 이동하기가 쉽지는 않거든요. 저는 스트라이다를 몇 번 가지고 다녔는데, 작고 가볍다는 스트라이다도 꽤 번거롭습니다.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캐리어비밀번호를 모르겠다며 저에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가족들과 한참을 비밀번호가 뭐지 메세지를 주고 받는것 같던데, 아마 가족들도 모르는 것 같더군요. 가족들이 불러주는 비밀번호 다 맞춰봐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학창시절 박가이버… 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맥가이버 뺨치는 이런 능력은 있었죠. (실제 박가이버 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유튜브 몇 개를 보니 모두 불빛 비추어서 틈으로 뭘 보라는 팁들만 있더군요. 그런데 제가 노안으로 그 틈도 보이지 않고 해서 손의 감각으로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얼마전 타인의 자전거자물쇠를 감으로 딱 한번의 시도로 열은 적이 있거든요.  이번엔 대략 3번 정도의 시도로 열었습니다. 아직 자물쇠만드는 기술이 완전한지 않은지 어쩐지, 돌리다보면 소리와 감이 다릅니다. 

해외여행 처음이라 자물쇠열쇠 잃어 버린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도 캐리어가 여러개라서 가끔 잊어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캐리어 비밀번호를 맞춰놓고는 사진을 찍어 두죠.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그 사진도 찾을 수 없습니다. 

밤 비행기로 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저 혼자 여행이나, 귀국같은 목적이었으면 밤 비행기에서도 가끔 영화등을 보며 잠을 조금 덜 자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돈 받고 가는 여행가이드 이잖아요. 다음날 피곤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에 비행기에 앉자마자 잠을 자려 했습니다. 가끔 기내식 준다고 깨우는 승무원이 있어서 기내식 필요없다고 하려 했는데, 저가항공사라서 다행히? 기내식을 주지 않더군요. 앉자마자 잠을 잤고 중간중간 조금씩 깨긴했지만 착륙전까지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심야 5시간 비행기에서의 잠은 좀 피곤하긴 합니다. 

등을 손으로 긁고 있는 저 항공사직원의 헤어스타일이 다소 독특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어보았죠. 

출근할때 저 머리를 혼자서 만든다고 하더군요. 시간도 1~2분 정도면 된다고 합니다. 여자분들 헤어스타일을 잘 모르는 저로서는 뭔가 미장원에서나 했을 것 같은 저 머리를 혼자서 1~2분만에 한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사진한장 찍었습니다 

태국은 35도가 넘는 더운 날씨라 옷을 좀 가볍게 입고, 탔는데 기내는 좀 춥더군요. 잠을 깨서 보니 저가항공사라서 물도 구입을 해야 하고, 담요도 150밧을 주고 대여를 해야 하더군요. Rental이라고 적혀 있어서 승무원에게 ‘구입’ 이 아니고 ‘대여’ 가격이 맞냐고 재확인도 하니 대여라고 하더군요.

쌀쌀한 기내기온을 이겨내고 나름 깊은 잠을 자서 그 다음날 하루종일 잘 가이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서울시내중심가를 여행했는데, 너무나 춥더군요. 제가 겨울자켓이 없어서 돌아다니는데 너무나 추웠습니다. 오히려 태국분들은 한국의 추위에 대한 명성을 미리 들었는지 두꺼운 자켓들을 다 준비해 왔더군요.

직업정신으로 추위를 이겨낸 하루였습니다. 

한국분들을 해외에서 데리고 여행을 시켜준 경험은 많았는데, 외국인의 돈으로 한국에서 쓰니까 그것도 느낌이 색다르더군요. 저에겐… 그 이야기는 다음편에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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