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한 관광보트의 일방적취소로 황당했던 크래비 보트투어

태국 해변에는 저렇게 배로 주변 섬들을 돌아보는 보트투어가 있습니다. 웬만한 곳가면 저런 보트투어 보실 수 있고, 한 번 해 볼만 합니다. 그리고 인근 섬으로 이동을 시켜 주는 보트도 많으니 현지에서 적당히 흥정해서 즐기시면 되는데요. 저는 태국친구들이랑 함께 여행을 가서, 모든 업체수배, 예약 등을 태국친구들이 다 알아서 했습니다. 저는 그냥 따라만 다니는 그런 상황이었는데요.

여기 오기 전부터 예약을 해 두었고, 당일 배가 픽업을 오기로 했는데, 배가 나타나지 않는 겁니다. 태국친구들은 계속 그 업체? 배주인?과 전화로 연락을 하는데, 그 배주인이 한시간전부터 배에 이상이 있다. 그래서 늦는다. 지금 수리중이다. 이런저런 핑계로 시간을 연장하더니만 결국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저 때문에 더 당황해 하고 그 업체에 열받아 하는 태국친구들이 표정이 느껴지더군요. 저는 계속 나는 괜찮으니까 굳이 배 안 타도 된다. 즐겁게 여행와서 굳이 그런 걸로 기분 상해하지 마라. 이야기를 했지만, 태국친구들은 화가 많이 났더군요.

사실 제가 한국에서 외국친구 데리고 어딜 갔는데, 업체에서 부당하게 예약취소하면 더 열받아 그 업체 반드시 ‘응징’ 했을 겁니다. 저 당시가 가장 성수기라 다른 업체들도 보트가 없더군요. 보트가 없을 것 같아서 미리 예약까지 한 거였거든요.

다른 업체와 주변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손님을 태우려고 그렇게 예약취소 해 가며 손님 골라 태우는 보트업주들이 있다고, 그 보트 고장 난 거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서 일행들 더 열받았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후기에 안 좋은 이야기 남겼다고…)

어찌어찌 운 좋게 저기 보이는 작은 배 하나를 통째로 빌렸습니다. 배가 해변에 근접하지 못 해서 저기까지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보트투어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할 만 하더군요. 저는 이런 해양스포츠를 많이 즐기지도 않고, 경험이 많이 없어서인지 아주 좋았습니다.

바다도 깨끗하고, 각종 물고기들도 많아서 재미있었습니다. 대만도 어찌보면 열대바다이긴 한데, 여기는 대만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물고기도 더 많았구요.

문제는…

제가 뭘 하면 멀미를 쉽게 하는 편인데, 배를 타서 인지 멀미를 심하게 했습니다. 토를 한 건 아닌데, 계속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웠으며 그냥 누워 있어도 계속 어지럽더군요. 저는 지금도 가끔 버스 같은 걸 타면 멀미를 합니다. 그래서 버스, 특히 장거리 버스에 대한 두려움증이 있습니다.

제가 배타고 멀미를 가장 심하게 했던 때가 거문도 친구집 갔을때 인데요. 그 당시 비바람이 내리는 날이라 배가 심하게 흔들렸는데, 속에 있는걸 다 토해 내어도 계속 뭔가가 나오고, 배가 좌우로 흔들릴때 마다 누워 있는 몸이 흔들리는데… 저 때는 정말로 배에서 뛰어 내리고 싶었습니다. 무튼…

어느 작은 섬에 내려서 구경할 시간을 주더군요. 심한 멀미와 약간의 호흡곤란? 이 있어 땅에 내리니 조금은 나아 졌습니다. 섬이 참 아름답더군요.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휴양지 섬의 느낌이었습니다.

쇼생크탈출 보면 마지막에 감옥을 탈출 하고 교도소장의 부정한 돈을 가지고 이런 섬에서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은근히 태국을 은퇴후 삶의 정착지로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썰물로 섬과 섬 사이의 물이 줄어 들 때 저렇게 저쪽 섬으로 건너가 볼 수도 있습니다.

발목까지 물이 차 올랐습니다.

바다는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내가 예상하는 것 보다 빠를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저렇게 땅이 드러나 있는 정도였다가 잠깐 사진 몇 장 찍고 나니 물이 발목까지 차 있습니다. 이번 수해에서도 보셨겠지만 물이 무릎 정도로만 차 올라도 제대로 걷기가 힘들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요즘 보니까 제주도에서 정착하려는 젊은 사람들이 많더군요. 아니면 제주도 단기간 혹은 한달살이 등등… 저의 차이컬쳐 시즌2 모토처럼 어디서 살든 행복하면 그만이죠. 꼭 어디어디서 살아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정말 미친듯이 싫고 지금 일때문에 억지로 억지로 하고 있는데 그걸로 인생이 너무 괴롭고 우울증이 올 정도이면 그냥 거기를 떠나면 되는 겁니다.

월급 받으며 살 때는 이 회사 안 다니고, 이 월급 없으면 인생 큰 일 날 것 같았는데 살아보니 그렇지 않습니다. 삶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꾸니 많은 것이 달라지더군요.

대만 컨딩해변에도 저 바위처럼 바다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바다 풍경이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대만해변의 느낌이 다르고…

태국해변의 느낌이 또 다릅니다. 저의 부산집이 광안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광안리는 학창시절 엄청 많이 다녔지만, 광안리 해변의 느낌과 해운대 해변의 느낌이 또 다르듯이, 얼핏보면 같은 바다처럼 보이지만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각각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바다 휴양지오면 다들 찍어 본다는 IG용 사진입니다. 저 당시 멀미로 너무 힘들어서 저 혼자 좀 누워 있었습니다.

제가 이런 바닷가 휴양지쪽 여행을 많이 해 보지 않아서 이번 태국남부 푸켓지역 여행은 참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제 성향이 굳이 대도시에서 아웅다웅 살 필요 없다는 주의라 지금도 대만중부 시골지역에서 살고 있지만,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도 대도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굳이 도시에 일이 있으면 ‘방문’ 하면 되죠. 대만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굳이 서울 부산에 살지 않아도 국토가 엄청 협소하잖아요. 차로 한시간만 달리면 도시에 갈 수 있스니다.

제가 여기 시골에 살고 있으니 대형백화점 없어서 불편하지 않나? 라고 묻는 분이 계신데, 타이베이 살 때도 평소 대형백화점을 잘 가지 않습니다. 간혹 IMAX 영화를 보러 갈 때는 차로 40분 정도 인근 큰 도시갑니다. IMAX 영화를 매주 보는 것도 아니라서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캐나다 벤쿠버 있을때, North Vancouver 라고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바다 건너 북쪽지역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요. 당시에는 페리를 타고 다운타운까지 이동을 했었습니다. North Vancouver 에는 큰 상업시설도 없는 그저 조용한 주거지역이었는데요. 부산/서울, 집 바로 근처에 편의점이 있는 그런 곳에서 살다가 캐나다의 그런 곳을 보니 처음엔 불편하지 않나?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조금 지내니까 곧 적응이 되더군요.

그러다 서울의 어느 빌라에서 살게 되었는데, 오토바이, 잡상이트럭방송, 주차문제 등으로 너무나 스트레스였습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굉음을 내며 돌아다니는 오토바이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참 심했습니다. 참고로 오토바이 소음은 대만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과 하고 있는 일이 너무나 싫고, 그걸로 우울증도 오고, 삶이 피폐해지고 건강까지 나빠질 정도라면 용기를 내어서 벗어날 필요도 있습니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다양한 길이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짜 놓은 프레임… 혹은 부모님이 어릴적부터 주입해 온 삶의 방식대로 살지 않아도 됩니다.

‘남들처럼은 살아야지’ 라고 하지만, 그 ‘남들’도 또 다른 ‘남들’의 눈치를 보며 불행하게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오늘내일 대만은 태풍의 영향권에 든다고 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대체로 저의 카페에 손님이 없습니다. 아마 오늘내일은 마음 편히 음악들으며 비구경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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