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서 친척어르신과 한국장기를 두었는데 결과가…

지난주 한국에 가서 친척집을 방문했었는데요. 친척어르신이 도시에 와서 좀 적적하게 지내시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마침 장기를 아주 잘 두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함께 사는 친척분의 말로는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는 적수가 없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무래도 장기가 어느 정도 연령대가 있는 분들이 많이들 두시고 잘 두시죠.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잘 두지 않으니까요.

옆에서 구경하는 친척동생도 가는길 정도만 알지 잘 못 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한테도 아마 못 이길 거라면서 미리 경고?를 해 주시더군요.

저도 제가 아주 어린시절 초등학생때 동네 어르신들한테서 장기를 잘 지지는 않는 수준이었거든요. 문제는 너무나 오랜세월 안 두다보니 감이 좀 떨어져 있었는데, 초반에 살짝 밀리다가 결국 이겼습니다. 제가 차이컬쳐에서도 장기는 이전에 조금 둔다고 말을 한 것도 있어서, 졌으면 차이컬쳐 소재로 못 썼을것 같은데, 다행히?? 이겨서 글 남겨 봅니다. 

한국갈 때 차를 고속철도역 주차장에 주차하고 갔었는데요. 최대한 그늘에 주차를 하려고 나무아래에 했더니만, 돌아와보니 새똥테러를 당했더군요.

태국에서 처음 멋모르고 야자수 아래에 주차했을때, 차 주변에 야자열매가 떨어져 있는걸 보고 야자수 주변에는 절대 주차하면 안 되겠다는 기억이 나니 새똥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더군요.  

중화권 암기暗棋(반장기) 를 배웠습니다. 장기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네요.

최근에 저의 카페손님 중 미국인 손님으로부터 서양체스를 배워서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둡니다. 작년연말에 이 미국손님으로 부터 체스배웠다고 글도 올린 적이 있죠.(기존글 보러가기)

 

그런데 이 미국인 손님이 며칠전 재미있는 장기를 소개해 주더군요. 중국어로는 暗棋암기  라고 하는데요.  참고로 머리속으로 기억하다의 암기는 暗記 입니다. 기억할 기를 사용하고, 오늘 소개할 건 장기, 바둑 에서 사용하는 바둑기 입니다. 한국어로는 발음이 같은 한자이지만 중국어로는 발음자체가 다른 글자입니다. 

이 미국친구와 최근에 대만장기, 서양장기에 이어 이 암기暗棋 중화권 반장기를 두고 있습니다. 

먼저 暗棋 의 명칭에 대해서… 찾아보니 ‘장님장기’ 라고 번역을 해 둔 곳이 있던데, 별로 좋은 뉘앙스는 아니네요. 그냥 ‘반半장기’  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장기판의 절반만 사용하거든요.

장기판의 절반만 사용을 하고 기물은 장기알 전부를 사용합니다. 

기존장기와는 다르게 장기알을 뒤집어 놓고 시작을 합니다. 한국장기알은 양면에 모두 글자가 새겨져 있는 형태라서 이 반장기를 두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중화권장기는 한면이 저렇게 마작의 뒷면처럼 아무것도 없습니다. 

먼저 저 미국친구가 선공을 합니다. 

장기판의 절반만 사용을 하고 기물은 장기알 전부를 사용합니다. 

그 다음날…  이번엔 저의 카페 2층에서 미국친구와 반장기를 두고 있는데, 다른 테이블에 있던 남자손님이 자기도 둘 수 있다며 저렇게 미국친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렇게 반장기를 두고 있으니, 저쪽에 검은색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여자손님이 계속 흥미를 가지며 쳐다보더군요. 그래서 그 여자손님도 도전을 했습니다. 

이 여자손님도 외국인에게 지기 싫죠. 엄청 몰두해서 두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쪽 구석자리에 태국유학생 3명이 있습니다. 다음에 저 태국유학생들과 저의 카페에서 저녁먹고, 태국공포영화보고, 생일파티한 이야기 올려 보겠습니다. 

반장기를 두고 나서, 이번엔 저 여자손님이 장기도 둘 수 있다고 해서 장기를 두는 모습입니다. 

이 여자손님들은 인근대학교 학생들인데, 공부하러 왔다가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장기삼매경에 빠진 모습입니다. 역시 시험기간에는 공부보다는 딴 짓 하는 것이 더 재미있습니다. (요즘 여기 대학교 기말고사기간…)

보니까 암기暗棋/반장기 는 장기, 바둑에 비해서 약간의 운도 따라 주어야 해서 더 재밌습니다. 장기, 바둑은 실력차이가 나면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게 되는데, 반장기는 운의 요소가 있어서 실력이 조금 낮은 사람도 이길 수가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저 암기/반장기 를 처음 배웠습니다. 이전에 여행다니면서 사람들이 두는 모습은 종종 보았었는데 이번에 게임룰을 다 익혔습니다. 

위키에서 찾아보니 반장기는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이후로 유행이 되어, 문화대혁명때는 이미 크게 유행을 했었다고 하네요.

게임룰은 중국식과 대만식이 있는데, 위의 그림은 중국식의 기물순위도 입니다. 

아래그림은 대만식 기물순위도 입니다. 

기물순위도에서 아래에 있는 기물은 상위기물을 잡을 수 없지만, 포나 병/졸, 같은 경우에는 예외규칙도 있습니다. 

중국반장기는 여전히 차가 높은 위치임에 반해, 대만반장기에서는 코끼리상이 상위등급 입니다. 

그림들은 위키펌 입니다. 

세부규칙은 여기서 설명하기가 좀 복잡합니다. 장기를 두시는 분들은 금방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단순한 게임입니다. 

저는 처음 장기를 배울때 그냥 어른들 ‘어깨너머’로 배우거나, 어른들과 직접 두어가며 배우는 아주 이전방식 이었는데요. 

이 미국친구는 서양체스 가르쳐줄 때, 저렇게 이동순서를 일일이 적어 복기를 해 주더군요. 반평생 장기를 두고 배웠지만 이렇게 적어가며 복기는 처음 해 보았습니다. 역시 공대박사과정을 밟으려면 이 정도 분석력은 있어야 하는군요. 그리고 제가 부족한 부분도 저렇게 메모를 해서 줍니다. 

저는 무언가를 배우는걸 좋아합니다. 최근 이 미국친구가 서양체스, 중국반장기도 가르쳐 주어서 배우고 있습니다. 또, 저는 언어는 평생 배워야 하는 거라 생각을 해서 영어, 중국어, 최근에는 태국어도 매일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메모장 아래에 ‘그 내일이 바로 오늘이야!’ 라는 문구가 있네요. 배움을 내일로 미루지 마세요.

대만에서 한국인카페에서 미국인둘이서 중국장기를 체스시계 놓고 두는 현장

대만에서 한국인이 주인인 카페에서 미국인 2명이 중국장기를 두는 뭐 그런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입니다.
며칠전 미국인 단골손님과 중국식장기를 두었다고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그 친구가 다른 미국인친구와 중국식 장기를 두려고 지난번 소개 이후, 저의 카페에 다시 왔습니다. 

둘다 이제 갓 장기를 배운 초보라서 며칠 먼저 배운 초보가 이기긴 하더군요. 흥미로운 건 장기를 두는데 체스시계를 켜 두고 눌러가며 장기를 두더라구요. 한국에서 저렇게 장기를 두면서 시계 눌러가며 장기두는 모습은 전 본적이 없거든요. 

확실히 외국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다 보면 기존의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보게 되고 이런 것들이 발상의 전환을 하는 토대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어릴때부터 다양한 나라에 가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것이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겁니다. 

한분야의 전문가도 가끔 초보자들이 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한다고 하죠. 초보자들은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이 없어 기존의 고인물이 생각하지 못 하는 그런 방법도 시도를 하거든요.

장기를 처음 배워 두는데, 저 미국인친구는 包포를 처음부터 병 사이에 위치를 시키더군요. 아~~ 물론 중국식장기의 병/졸은 초반에 좌우로 이동하지 못 하고 중앙의 강을 건너야만 좌우로 움직일 수 있긴 합니다. 그리고 포도 한국장기는 다른 기물을 뛰어 넘어야 이동이 가능하지만 중국식장기는 또 다릅니다. 그럼에도 초반에 포를 너무 막 다루다가 2개의 포를 다 잃고 나니 게임이 급격하게 기울어 버리더군요. 장기에서 포가 아주 중요한 기물이거든요.

장기에서 포는 삼국지의 여포에 비유를 합니다. 여포는 삼국지에서 무력이 100에 가까운, 관우와 장비가 함께 붙어도 안 된다는 전투력 하나만 놓고 보면 탑인 장수입니다. 물론 장기에서는 차車의 점수가 가장 높긴 하지만 어떨땐 포가 없으면 수비/공격을 동시에 해 내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차이컬쳐에서도 소개를 해 드린 적이 있지만 삼국지의 장수로 비유하는 장기기물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차車 관우
포包 여포
마馬 마초
상象 조자룡 
사士 진궁 

이구요. 장기에서 차의 점수가 훨씬 높긴 하지만, 포는 수비/공격 을 동시에 하면서 초반에 포가 하나라도 없으면 차를 잃은 것 보다 더 전체 흐름이 불리해 질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최근 저 미국인 손님들 때문에 갑자기 장기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네요. 

하라는 카페운영은 안 하고 손님과 중국장기, 서양장기나 두고 있네요

하라는 카페운영은 하지 않고, 저의 카페손님과 장기나 두고 있습니다. 

저의 카페 단골손님인 미국인 학생인데요. 중국식장기를 배우고 싶다고 찾아 왔더군요. 그래서 오랜만에 장기알을 만졌습니다. 

중국장기는 아주 이전에 중국에서 몇 번 두어 보고는 처음인데요. 오랜만에 보니까 살짝 또 헷갈리더군요.

그리고 이 친구가 서양식장기를 배워보지 않겠냐고 해서 처음으로 배워 보았습니다. 서양식장기, 체스는 그동안 관심은 조금씩 있었는데 배울 기회가 전혀 없었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말이 가는 길만 배우고 한 번 두어 보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한국장기는 조금 두는 편입니다. 너무나 어릴때,  한글을 배우기전 장기를 먼저 배웠습니다. 그래서 주변 어른들은 저의 적수가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또, 초등학생 정도되는 아이가 주위 어른들을 장기로 다 이겨 버리니 신기해서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며 장기를 많이 두었죠.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자대배치 받고 거의 말년병장이 장기 둘줄 아냐고 물어보길래 안다고 하니 남들 점호준비할때 장기나 두자고 하더군요. (어찌나 눈치가 보이던지요. 자대배치 갓 받은 신병이었거든요) 

장기를 두었는데, 그 고참의 사士 2마리와 졸 몇 개 잡고 외통수로 이겨 버렸죠. 제 기준으로는 실력이 많이 낮았습니다 그랬더니 (농담으로) “누구야(장기 엄청 좋아하는 다른 병장) 신병이 빠져가지고 고참을 이긴다” 하더군요. 당시에는 깜짝 놀랐죠. 나중에 알고 보니 농담으로 저렇게 이야기를 했다는걸 알았습니다만…

그래서 그 때 부터 고참들과 장기를 두었는데, 대부분 제가 이겼습니다.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조금씩 아슬하게 져 주기도 했었죠. 그래야 다른 일 안 하고 편하게 장기나 둘 수 있었거든요.

처음 체스 기물을 옮기고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룰을 잘 모르고 기물의 이름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한 번 두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장기를 잘 둔다는 소문이 나니까, 중대장이 장기두자고 해서 중대장실 불려가서 장기도 두었죠. 근무 나가야 하는데, 근무 안 나가고 장기 둔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기율경이 있었는데, ‘중대장 한테는 조금씩 져주면서 해라’ 라고 귀뜸도 해 주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장기는 좀 둔다고 이야기를 들었었죠. (물론 아마추어 일반인 대상이죠)

제가 초등학생때 삼촌이 직장동료중에 장기 단급이 있는 그런 분이 있다며 저를 데리고 가서 장기를 두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시절 장기로는 기고만장, 안하무인, 득의양양, 망자존대 하던 시절이라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랐죠. 당시에는 잘 둔다는걸 으시대기 위해 일부러 상대가 기물을 옮기고 나면 바로 옮기거나, 옆에 있는 과일이나 먹으며 신경 안 쓰는 듯 딴청 피우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다 어느날 저녁, 삼촌의 집 근처 어느 가정집에 가서 그 사람과 장기를 두었습니다. 어른들과 진 적이 많이 없어서 그 때도 이길거라 생각하고 갔었죠. 그런데, 이건 완전히 차원이 다른 실력이 더군요. ‘벽’ 이라는걸 그 때 처음 느끼고는 장기에 대한 겸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왜 겸손해야 하냐면요…

저 미국친구는 저 중국식장기가 저 날이 두번째 였고, 저는 중국식장기가 오랜만이긴 해도 한국장기의 짬밥이 있으니 가볍게 이길거라 생각했었죠. 그런데 첫판을 제가 졌습니다. 진 이유는 왕과 사의 이동이 한국장기와 중국장기는 다른데, 그걸 착각하고 장군을 치면 대각선으로 피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중국식장기에서 왕은 대각선 이동이 안 되는걸 알게 되었죠. 착각을 해서 졌습니다. 그래도 진건 진거니까요.

그런데 서양장기, 체스는 첫판을 제가 이겼습니다. 당연히 실력으로는 제가 지겠죠. 그런데 저 친구도 착각해서 제가 장군때리는 것에 외통수 걸렸습니다. 

당연히 실력으로라면 중국장기는 제가 월등하고 체스는 저 친구가 월등하죠. 체스는 2판을 두었는데, 그럼에도 제가 쉽게 물러 나지 않자, 장기에 대한 기본 머리가 있어서인지 처음 두는것 치고는 힘들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오랜만에 장기를 두니까 재미 있었습니다. 요즘 세대 사람들은 장기, 바둑 보다는 컴퓨터게임을 더 하겠죠.  각자 연습해서 며칠뒤 다시 붙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 와는 별개로… 태국에서도 장기를 두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도대체 저 분들은 병뚜껑으로 어떻게 장기를 두는건지 정말 궁금하더군요.

혹시라도 뭐가 적혀 있나 싶어 봤는데 딱히 뭐가 적혀 있는것 같지도 않았거든요.

여행 다니다보면 아래 사진처럼 동네에서 장기를 두는 주민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걸 볼때면 저런 여유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장기도 좋아하고 조기축구도 좋아했는데, 많은 것들을 직장 구한다고 서울가서 살면서 포기했던 것 같습니다.  

서양식장기 체스는 처음 두었는데, 나름 재밌더군요. 체스하면 또, 최근에 보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The Queen’s Gambit 이 생각나죠. 여 주인공이 은근히 매력적입니다. 그 미국친구가 또 온다고 했으니, 체스 연습 좀 해야 겠습니다. 

참고로 저 미국친구는 미국에서 엔지니어계열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인데, 뭔가를 배우고 머리쓰는걸 엄청 좋아하더군요. 국비장학생으로 대만와서 학교에서 영어가르치고 있는데, 중국어도 엄청 열심히 배우고 있고, 최근에는 다른 아시아 언어도 배우고 있으며, 이야기를 나눠보면 새로운 걸 배우고 해 보는 것에 엄청 적극적이더군요. 이번주 주말에는 마라톤 풀코스도 참가를 한다고 하더군요. 

책상에 앉아, 책만 보고 암기만 하는 그런 형태보다는 저 친구처럼 해외에서 생활도 하면서 직접 접해 보고 경험하면서 지식/경험을 함께 쌓아 나가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