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여행의 묘미는 코인세탁이죠. 오전에 숙소근처 코인세탁점에 가서 아침을 먹고 있는데, 함께 세탁을 하고 있던 남자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여행을 왔는데, 현재 대만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대만에서 일을 한지 12년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둘다 대만에서 일을 하는 외노자 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아침을 사서 세탁을 하는 동안 먹었습니다.
고구마, 바나나(대만에서도 조식으로 꾸준히 먹던것), 빵, 요거트, 큰사이즈 물 해서 한국돈으로 3,300원 정도면 괜찮은 편이죠?
대만에서 12년 같은 공장에서 일을 했고, 최근에 귀국을 하고 싶어서 사장에게 ‘인도네시아로 돌아가고 싶다’ 라고 이야기를 하자 월급을 많이 올려줘서 계속 일하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오늘은 해외에서 일을 하는 외노자의 연봉이야기를 한번 해 보겠습니다. 사진들은 내용과 상관없는 지금 태국에서 찍은 사진들 입니다.
태국의 공장지대에는 저런 식의 기숙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수많은 직원들의 숙소를 해결하려면 저런 형태의 숙소들이 엄청 많아야 합니다.
<사례1>
저의 중국인 전직장동료가 있는데요. 그 직장동료가 어느날 월급이 낮아 힘들다 라고 하길래, 직속상사 찾아가서 이런저런 사정을 이야기 하고 월급을 좀 올려달라고 협상하라 했었죠. 면담을 했는데, 좋은 소리 못 듣고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 뒤 퇴사하고 중국 돌아갔는데, 다시 회사에서 와달라 해서 거의 이전 연봉에 비해 2배 정도 인상된 조건으로 복귀했다고 하더군요.
<사례2>
오래 근무를 한 태국인직원이 이직을 하겠다고 하자, 부서도 옮겨주고 월급도 훨씬 많이 올려 주었다고 저에게 감사?한다고 하더군요. 그 당시 제가 다른 회사 이직소개를 해 주었거든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직원들이 많아 이런 숙소에도 문 바로 앞에 오토바이를 세울 수 있도록 저렇게 길이 있습니다.
<사례3>
저랑 알고 지내는 태국직원 두명은 비슷한 조건에,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시기에 회사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연봉차이가 3배가 넘습니다. 한명은 그냥 한 회사를 꾸준히 불평불만하면서 다니고 있고, 나머지 한명은 영어공부 열심히 해서 영어로 업무를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 이직을 했습니다.
아직 10년전과 비슷한 연봉을 받는 그 태국직원의 경우는 제가 영어공부 시작하라고 500밧 정도 돈을 주기도 했는데, 결국 영어공부를 안 하더군요. 영어 하나 잘 해도 연봉차이가 2배 3배 날 수 있거든요.
태국직원들의 저런 숙소들은 월 1000밧~1500밧 정도의 좀 저렴한 곳도 있고, 3000~4000밧 정도의 깨끗한 환경도 있습니다. 물론 외국인노동자들은 5000~7000밧 정도에서 지내는 것이 보통이고 저는 10,000밧 이상되는 곳에서 거주를 했었습니다.
제가 근무를 했었던 대만기업들의 연봉들을 대충 보겠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인지 중소기업인지 소규모공장인지에 따라 연봉차이가 많이 납니다.
외국계기업의 해외근무자는 통상적인 연봉기준과는 다르게 ‘희소성’ 과 ‘특수성’ 이 많이 반영이 됩니다.
그래서 한국인과장급이 월 300,000밧 이상을 받을 수 있는거죠. 사실 한국공장에서 과장급이 억대연봉을 받는 사례가 흔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해외는 직원채용에 대한 ‘특수성’ ‘희소성’ 이 있다보니 위의 사례들처럼 퇴사를 한다고 하면 엄청난 조건으로 딜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약 그 직원이 정말 필요하다고 하면요) 한국에서야 한국인직원 채용하기가 어렵지 않잖아요.
그런데 외국계기업들은 특정 국가의 직원을 찾기가 쉽지는 않으니 연봉이 아주 많아 지는거죠. 그러니까 과장급이 억대연봉을 받을 수 있는 거구요.
또 다른 사례는 저의 경우인데요.
제가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저의 사무실 직원의 월급을 대략 2,400위안 정도 주었습니다. 당시 중국 대졸자 평균이 1,200위안 이었고, 일반인들 월급이 500위안 전후였던 걸 생각하면 적은 편은 아니었죠.
어느날 그 직원이 저에게
“사장님은 중국물가사정을 잘 몰라서 그런 것 같은데, 저에게 급여를 너무 많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을 했었는데요. 2000초중반 중국은 그야말로 사업을 하다보면 사기, 암투, 배신… 주변에 믿을 놈 한명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공장의 자재관리하는 직원이 밤에 자재 개인적으로 팔아 치우고, 회계가 돈 들고 튀고, 총무직원이 공장직원 식비에서 공장식당과 짜고 매달 뒷돈챙기고… 제가 중국에서 이런저런 사기관련 이야기를 하려면 오늘 밤새워야 합니다.
거래처 공장사장은 한국에서 자기 공장에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아, 중국공장으로 출장와서 공장을 들어가려는데 경비가 못들어가게 막았죠. 내 공장인데 왜 못 들어가냐? 라고 하니 이제부터는 ***의 공장이다. 라고 해서 알고보니 중국공장 명의를 빌려줬던 조선족직원이 아예 자기 공장행세를 하기 시작한거죠. 그 당시에는 중국인명의로 뭐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시대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코로나시기가 끝나서인지 이전보다 대만초 관련 카페, 상점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저는 중국에서 혼자 사업을 하고 만약 그 직원이 제대로 일을 안 하거나, 딴 욕심을 가지거나, 나를 기만하려 하면 저는 사업 접어야 하는 상황이죠. 중국에서 중국현지인의 도움없이 한국인이 혼자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직원에게 1000위안(한국돈 125,000원 더 준다고 해서 저의 재정에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거든요. 특히 저는 사무실이 겨우 직원 몇 명이라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저의 운전기사 아저씨에게도 급여를 다른곳보다 훨씬 많이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전부터 외국계회사 다니는 한국사람들 급여가 훨씬 많았던 이유이죠.
그래서 나는 월급 2백만원 3백만원 받는데, 간혹 외국계기업이나 외국에서 6백만원 8백만원 혹은 천만원 가까이 받는 경우가 있죠. 그건 그 사람의 능력이 그 만큼 차이가 많이 난다기 보다는 외국계기업의 직원에 대한 ‘특수성’ ‘희소성’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중국 심천사무소 담당할 때 저의 중국인직원 월급이 당시 8000위안 이었습니다. 대졸자 급여가 2000위안, 왠만한 공장의 공장장 급여가 5000위안 전후였던 시절에 적지 않은 급여였죠. 그 중국인직원 입장에서는 외국계회사에서 근무하는 중국인이고 저의 한국본사 입장에서는 3000위안(약360,000원) 더 주고 저런 직원이 성과를 내 주면 사업전체가 더 잘 될 수 있는 겁니다.
이전 중국에 있을때 개인사업하는 사장들 보면 매주 몇 번씩 중국가라오케 가서 룸아가씨한테는 1000위안씩 주면서 정작 자기 직원에게는 500위안이 아까워 월급 짜게 주다가 자기 직원에게 뒤통수 맞는 사례도 많이 보았거든요.
위의 급여사례는 저의 주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다른 외국계회사에 다니는 사람들 중에는 억대연봉이 아니라 더블억대연봉인 사람도 있다는 걸 압니다. 특히 기술영업, 시스템영업 등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의 외국계기업 직원의 경우는 그렇죠.
제 대만지인의 경우는 대만에서 회사 다녔으면 7만대만달러 정도 받았을 것 같은데, 중국에서 중국회사에서 일하면서 지금 16만대만달러 받고 일을 하고 있거든요.
이렇듯 외국에서 외국계기업의 연봉은 변수도 많고 조건들이 다 달라 연봉편차가 큰 편입니다. 우는아이 젖 더 준다 는 속담이 적용이 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오전에 코인세탁방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남자가 퇴사하겠다고 하자 급여 많이 올려줘서 계속 대만에서 근무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서없이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