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지인의 지인의 한국어 시험문제

태국의 지인의 지인이 한국어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문제집을 보내왔습니다. 그러면서 2주 남짓 남은 시간동안 준비를 해서 시험을 합격하게 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하루 한국어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보니까 점심, 커피, 공부를 하다. 비빔밥, 이런 기본적인 단어도 모르는 입문중에서도 완전 입문 단계인 수준이더군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 두 문장 말을 하면서 위의 수준 시험문제를 어떻게 2주만에 풀 수 있나요? 온라인상에서 

‘4주안에 미드를 자막없이 봐요’  이런 류의 광고하는 업체는 그냥 거르세요.

그리고 문제집 전체에서 오타가 엄청 많더군요. 많은 양의 시험지를 훑어 보았는데, 오타가 많더군요. 아마도 한국어를 하는 태국사람에게 어떤 문제집을 보고 타이핑을 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문제는 한국에서 출제를 했거나, 한국교재를 인용한 것 같은데, 사진으로 되어 있거나 PDF 로 되어 있어서 ‘복사-붙여넣기’를 못 하니 한국어 타이핑을 하는 태국사람을 시켜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한국어랑은 상관 없는, 심지어는 한국사람 중에서도 틀릴 사람이 많을 문제 같습니다. 

저는 1번, 3번, 4번 은 아닌 것 같아서 2번을 찍겠습니다만, 저 도안이 2번의 내용이라 확신을 해서 2번을 찍은 건 아닙니다. 만약 다른 예문에 비슷한 내용이 있다면 많이 헷갈렸을 것 같네요.

이런 문제는 외국인노동자를 한국으로 데리고 올때 공장노동자를 많이 데리고 오니까, 산업현장 관련 한국어나 지식을 공부를 시키는 것 같습니다. 

자, 7번 문제.

보통 일상생활에서

“근무시간에 잠깐 자리를 비우면서 외출을 할 때에는 반드시 상사에게…”

“근무시간에 잠깐 자리를 비우거나 외출을 할 때에는 반드시 상사에게…”

두 문장을 다 사용하지 않나요? 특정 한 문장을 사용했다고 저 문장 틀렸다. 라고 할 수 있나요? 저는 지금도 저 두 문장이 자연스럽고 생활속에서 다 쓰여진다고 생각하는데, 기초수준의 외국인이 저걸 어떻게 구분하나요?

그리고 한국어교재들을 쭉 보면, 뭐 한국의 예절 이라고 해서 소개를 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제가 담배를 안 펴서 모르겠는데, 아직도 어른과 함께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사회분위기 인가요? 

또, 두번째 예문을 보시면

‘젊은 사람은 나이가 많은 어른들 먼저 식사를 한 후에 밥을 먹는 것은 좋습니다’

라고 되어 있는데, 저렇게 적어 놓으면 어른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식사를 해야 한다는 ‘중의적해석’이 가능하죠. 한국어교재에 쓰일 만한 좋은 문장은 아닙니다. 그리고 뭐 아직도 어른이 숟가락 들기 전에 숟가락 들면 버르장머리 없는 젊은놈이라고 지탄을 받는 사회인가요? 그냥 자연스럽게 식사 하면 되죠.

여기 교재에는 없지만, 어른과 술을 마실때는 몸을 돌려 술잔을 가리고 마신다 이런 문구도 있어서, 심지어는 제 대만아내도 물어 보더군요.  뭐 저는 그냥 무시하라고 합니다. 외국인이 그렇게 안 마셨다고 뭐라하는 노인네가 철이 덜 든 것이고, 이제 그런 ‘나이 따지는 문화’는 점점 도태를 시켜도 될 것 같습니다. 

나이든 사람을 존중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별 쓸데 없는 행동, 행위 가지고 젊은 사람을 내 아래로 두려는 그런 철 없는 노인네들의 궤변근거를 없애 버려야 하는 겁니다.  

중국은 아버지와도 맞담배를 핍니다. 일본도 부모와 맞담배를 피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냥 담배 하나 피는것까지 사사건건 ‘나이’ 따져가면서 양반계층의 특권 따지려는 문화는 사라져야죠. 

한국어스터디 의뢰가 들어와서 좋긴 했으나, 이 의뢰인의 수준이 완전 입문 수준이고, 시험문제의 수준과 합격요구수준간의 격차가 너무 커서 일단은 거절을 했습니다. 

그리고 태국인강사가 하는 온라인 강의가 있을거니까, 그걸 하루 8시간 정도 보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거라고 말을 해 주었습니다. 

어학실력을 늘이는 것이랑, 이런 시험대비를 하는거랑은 접근법이 다르고,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으니까요. 제가 8시간 강의를 해 줄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그 태국지인의 지인이 부담할 비용이 아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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