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는 동생이 중국어연습한 mp3파일을 보내주면서 평가를 요청하더군요. 들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로 방송인이 방송을 위해서 낭독하는 것 같더군요.
우리가 한국어를 잘 한다고 해도, 무슨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을 하라고 하면 방송용으로 문장을 낭독한다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어느 정도 연습을 해야하는 거죠. 아나운서처럼 낭독을 하는것과 일상대화를 하는 건 다릅니다. 저 학생은 낭독연습을 엄청 많이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어제 저와 상담을 할때, 문장을 낭독하는건 잘 하는데, 사람을 만나면 말을 잘 못 하겠다고 하더군요. 보니까 사람들 앞에서 중국어를 할 때 틀릴까봐 두려움이 있다고 하더군요.
마침 지난주에 저의 미국인 단골손님과 영어맞춤법에 대해서 토론을 한 적이 있어서 에피소드 소개를 해 봅니다.
저의 처제가 저 OPEN/CLOSED 문구를 만들어 주었는데요. 처음에는
OPEN / CLOSE 라고만 적었습니다. 저도 한동안 별 관심있게 안 보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CLOSED 아닌가? 라는 느낌? 감? 이 들어 찾아보니 CLOSED가 맞더군요. 그래서 사진처럼 D 를 추가 했습니다. 공간이 없어 잘 보이지는 않죠.
그러다 미국인 단골손님이 왔길래, CLOSED 는 ED를 붙이는데, 왜 OPEN은 OPENED 라고 쓰지 않냐 물으니 그 때 부터 구글검색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자기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Keep the door open / Keep the door opened 어느 것이 맞냐 물어보니 당황하며 폭풍구글검색을 했습니다. 자기도 정확히 모르겠다고…
저는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인천공항 어느 사무실에서 찍은 건데요. 아마도 처음에는 CLOSE door 만 적었다가 누군가 보기 불편했는지 the 를 추가 한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보면서, Closed / Open 용법도 몰라? 하면서 영어 좀 하시는 분이 계실 수 있지만… 한국어맞춤법, 문법 문제 풀어보라고 하면 쉽지 않을걸요. 또, 설명해 보라고 하면 쉽지 않을 겁니다. 제가 한국어맞춤법 공부하면서 자괴감을 느꼈었죠. 제 한국어실력이 보잘것 없구나. 차이컬쳐에서 글을 10년 넘게 적고 있지만 나중에 보면 맞춤법 틀린 것이 아주 많습니다. 맞춤법은 틀리지 않더라도, 적은 문장의 구성이나 의미전달이 어색한 것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짧은 시간에 다작을 하니까 문장의 수준이 떨어질 때도 있다는 건 인정합니다.
아무튼 요지는…
외국에 살면서 영어네이티브 한테, 혹은 중국어원어민들에게 이런저런 문법 물어보면 설명 못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입니다. 혹은 그 사람들도 틀리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대만인아내만 해도 제가 지적해 주는 중국어, 한자가 적지 않거든요.
그 뜻은… 중국어나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 좀 틀리면 어떻습니까? 중국어 20년 넘게 사용중인 저도 틀린다고 제 아내에게 엄청 지적 당하는데요. 반평생 한국어를 사용해 왔고, 나름 한국어맞춤법 잘 안다고 자부하던 저도 한국어교원자격증 필기시험 불합격 했습니다. 여러분도 한국어교원자격증 시험쳐보면 문법이 쉽지 않을걸요.
외국어를 할 때 틀리는 걸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주 그 미국인단골손님도 저에게 ‘오늘 니가 물어보는 영어문법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 하겠다’ 라고 하면서 여기 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 미국인교수님에게 물어 봐야 겠다고 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