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장기판에 적힌 중국어 내용

저의 이웃집 저 자리에 종종 주민들이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담배도 피고, 간단히 음식도 먹곤 합니다. 특히 휴일오전에는 높은 가능성으로 저기 사람들이 앉아 있죠. 대만 시골지역 집들을 보면 집 앞에 의자를 두고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장기판형 테이블이 있는데요. 저는 늘 중국어와 한자에 대한 공부를 하는 입장이라 어떤 문구가 적혀 있나 유심히 보았습니다. 

중화권의 장기판은 중앙을 강江 또는 하천河 으로 묘사해 둡니다. 보통 저기 한자가 있는 부분에 강/하천 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데 여기는 뭐라고 문장이 적혀 있네요.

棋中不講真君子 ‘장기를 두는 중에 말을 삼가하는 것이 참군자 이고’

起手無回大丈夫 ‘기물을 움직인 후 물리지 않는 사람이 대장부 이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棋中不講真君子 ‘장기를 두는 중에 말을 삼가하는 것이 참군자 이고’

그런데, 이 문장에서 말을 하지 않는 주체가 누구일까요? 장기를 두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구경하는 사람이 훈수를 하지 않는 걸로 이해를 합니다. 

한국에도 이전에는

장기판에서 함부로 훈수두지 말라 라는 말이 있었거든요. 비단 장기판뿐만 아니라 남의 인생에 오지랍 넓게 훈수두는 사람들이 많죠. 훈수 두는 건 쉽죠. 내가 책임 안 져도 되니까요.

이런 장기판에서도 ‘함부로 훈수두지 말라’는 교훈을 남겨 줍니다.  

起手無回大丈夫 ‘기물을 움직인 후 물리지 않는 사람이 대장부 이다’

이 문장도 한국에서는 ‘일수불퇴一手不退’ 라는 용어가 있죠. 장기 두다보면 두고 나서 한수물려 달라고 습관적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 있긴 합니다. 

뭐 장기 바둑이야 ‘물리적’ 으로 한수 물릴 수 있지만, 정작 인생은 그렇지 않죠. 그 당시 잘못된 선택과 판단으로 지금 내 인생이 더 잘 못 되었다고 생각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살다보면 인생의 한수 를 물리고 싶다고 생각이 들때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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