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온 학생과 체스를 두어서

어느 서양인손님이 친구들 앞에서 체스 좀 둔다고 가르치고 있더군요. 으스대는 모습에 참다 못 한 제가 ‘너 체스 좀 두냐? 나랑 한 번 해 볼래?’ 라고 하니까

‘나. 유.럽.사.람. 이.에.요. 체.스.는.생.활.이.에.요.’ 

이러고 있더군요. 그래서 한국장기를 기반으로 하는 체스의 무서움을 보여주기 위해 한판 두었습니다.  

저의 필살기술에 턱을 괴고 당황하는 모습이더군요. 저 자세로 한 30분 있었나? 어찌할바를 모르더군요.

유럽 어디서 왔냐? 라고 물어보니 스웨덴에서 왔다고 하더군요. 옆에 친구들이 있기도 해고, 저의 손님이라 좀 봐주면서 해 주려 했는데, 승부의 세계는 그런것 없으니까요.

대만에서 일년가까이 지내서인지 중국어도 조금 하더군요.

가볍게 이겨주고, 제가 체스의 기원부터, 중국식장기, 한국식장기까지 모두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저를 체스사부로 모시겠다는 걸 너는 아직 속세에서 좀 더 경험을 쌓고 와야 한다. 너의 유럽으로 돌아가서 더 수련을 하고 그 때 와라 라고 했습니다.  

는 이상 모두 농담이구요. (차이컬쳐에 자주 오신 분들은 이제 다들 아시죠?) 제가 이긴건 사실입니다. 

저 여학생들은 저의 카페 단골손님이었는데요. 저랑 단독으로 찍은 사진도 있을 정도로 자주 만났었는데, 이제 졸업을 하고 프랑스로 간다고 하네요. 그간 프랑스어를 계속 독학했었거든요. 저렇게 스스로 프랑스어를 대학기간내내 배운 뒤에 결국 졸업후 프랑스로 가는 모습이 정말 보기가 좋습니다. 저렇게 하나하나 준비해 가는 과정이 아름답잖아요.

저 스웨덴친구도 대만에서 일년정도 중국어를 배웠는데, 기본의사소통은 될 정도로 문제가 없었습니다. 

여기 카페 2년 정도 하다보니 그동안 알고 지내던 학생들이 하나둘 졸업을 하고 떠나고, 저 학생처럼 해외로 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습니다. 

미국친구 미국돌아가는 날 미용실에서 체스

지난번 제1회 Homi House체스대회에서 우승을 한 저 미국인친구의 상품으로 제가 여기 미용실 샴푸권을 제공해 주었는데요. 샴푸하러 가는 김에 저의 머리색처럼 염색을 하겠다고 해서 함께 왔습니다. 마침 저 날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라 제가 차로 배웅을 해 주기로 했습니다.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면 박사학위 받을때까지 5년동안 대만올 일이 없을거라고 하더군요. 

저렇게 포인트만 주는 염색을 했습니다. 저처럼 회색으로 염색하기에는 머리색상이 너무 짙은 검은색이라 탈색을 몇 번 했습니다.  외국사람들 보면 저런 식으로 염색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저도 저렇게 해 보고 싶어서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전체를 회색으로 염색을 했습니다. 

며칠전 대만 타이베이에서 저의 친구가 왔는데 중년여자인데 저처럼 회색으로 염색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여하튼 이 패션주도자의 삶은 힘듭니다. 

오후에 삼성휴대폰매장에 가서 기다리는 동안, 나란히 앉아서 저 친구랑 책을 보고 있었는데,  지금 사진으로 보니 매장의 여자직원이 이런 화면이 생소한지 웃고 있었군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그 와중에 저 작은 휴대폰화면으로 체스를 두었습니다. 이 녀석 진짜 징글징글 하네요. 저런 휴대폰으로 체스를 두자고 하다니… 노안이 와서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데…

마지막 식사는 한국식으로 했습니다. 

외국인이 그렇게 많지 않은 시골지역이라 함께 지내는 동안 더 정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며칠전에 호주에서 온 영어강사와 저녁을 먹은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이 질문을 하게 되더군요. “어쩌다가 이런 시골에 와서 영어를 가르치는 거냐?”

그럼에도 이런 시골지역도 나름 정감이 있어서, 미국에서 온 여학생 영어강사는 1년 더 연장신청을 했더군요. 여기 생활이 너무나 즐겁다고…

메신저로 언제든 연락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저렇게 미국으로 돌아가니까 아쉽더군요. 저 친구 영어강사 그만두고 나서 제가 빌었거든요. “제발 체스를 둘 줄 아는 남자가 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후임으로 ‘체스 못 두는 여자’가 와서 좀 아쉽긴 했습니다. 

제1회Homi House배 체스대회 성황리에 마무리

제1회HomiHouse배 체스대회가 저의 카페에서 열렸습니다. 그동안 틈틈이 취미로 저의 카페에서 체스를 즐기든 지인들끼리 모여서 우승자를 겨루는 대회였는데요. 무려 1등 상품은 제가 준비를 했습니다. 

대회에 앞서 저의 단골손님뱀도 먼저 찾아와 축하를 하는 모습입니다. 

먼저 대진표를 짜는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저런 표는 미국에서 공학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저 친구가 제격이죠. 저런 어.려.운. 대진표는 공학박사과정 정도는 밟아야 쉽게 짤 수 있습니다. 

저 친구는 저의 동네에서 1년 생활을 마치고 미국에 돌아갔는데, 대만생활이 그립다고 다시 여행을 왔습니다. 

먼저 5명의 참가선수가 모두 한번씩 다 맞붙는 예선전을 치뤘습니다. 물론 저도 참가를 했구요. 옆에 있던 손님에게 사진 좀 찍어 달라고 했는데, 렌즈를 안 닦았는지 무슨 효과를 넣었는지 사진이 좀 영화처럼? 레트로하게 나왔습니다. 사진 깨끗이 안 나왔다고 그 손님을 또 엄청 구박했네요.

경기수가 많아 한경기당 5분씩 하는 룰로 했는데, 저도 5분룰은 처음이라 엄청 힘들더군요. 보통 저 정도 아마추어는 15분 정도로 해야 조금 생각을 할 시간이 있거든요. 저도 평소 체스를 할 때는 15분/10초추가 룰로 하는데 5분 룰로 하니까 제대로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결국 저 두사람이 결승전을 가지게 되었고 결승전은 10분/10초 룰로 진행을 했습니다. 보통은 휴대폰어플로 시간을 체크하는데, 저 친구는 저 누르는 시계도 휴대를 하고 다니더군요.

결국 저 미국친구가 이겨서 저의 우승상품권을 가져갔습니다. 우승상품은 제가 자주 가는 미용실의 “샴푸권”

그리고 저 미국친구는 저에게 주려고 저의 카페로고와 함께 저의 한글이름이 새겨진 상패를 미국에서 준비를 해 가지고 왔더군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Best Friend 와 함께 2nd Best Chess Player… 2nd 라고 하면 자기 아래라는 뜻인데… 물론 제가 저 친구를 통해 체스에 입문하고 체스를 배웠는데, 지금은 실력이 거의 비슷하거나 제가 조금 앞설듯 합니다. 오늘 커피 마시러 왔길래 15분 룰로 다시 한 번 천천히 했는데, 제가 이겼습니다. 처음 제대로 된 경기에서 이기는 순간이었습니다. 저 친구가 여기 살 때는 저는 체스에 막 입문한 상태였거든요. 지금은 체스점수가 1200점대는 됩니다. 

아무튼 친구들과 함께 체스를 즐기니 좋더군요. 저 사진속 한 친구는 내일 자기나라로 한달정도 돌아가거든요. 석사과정 마치고 잠시 가족들 보러 갑니다. 시골지역에서 살다보니 이런저런 작은 모임이나 이벤트라도 있어야 합니다. 

제 카페의 커플손님과 중국식장기 한판한 결과는?

커플인 저의 카페손님이 서로 알콩달콩 중국식장기를 가르쳐주고 배우며 눈꼴 사나운 시간을 보내고 있더군요. 제가 또 저런 부러운 모습을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니가 그렇게 장기를 잘 두냐? 어디서 장기 가르쳐 주는 척하면서 연애질이야, 여기서…”

라면서 저랑 한판 하자고 했죠.

여자분이 엄청 좋아하며 승부결과를 한 번 보고 싶다고 하자, 이 남자가 또 여자친구 앞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서 제가 한국인인걸 알고는 의기양양하게 시작을 하더군요.

비록 중국식 장기이긴 해도, 한국장기를 바탕으로 한 저의 실력에 안 되죠. 두 사람은 울면서 돌아갔습니다. 갈 때 가더라도 기념사진은 찍고 싶다고 해서 사진도 함께 찍어 줬습니다. 

이상 내용에는 재미를 위해 과장, 허위사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허구들이 가득합니다. 

다음주가 최대명절 춘절이기도 하고, 대학교가 이미 방학을 해 버려서 대학교주변이 한산합니다. 

대만여학생 한국남자 소개팅 주선해 준다고 했는데, 과연 성공할지…

오늘은 저의 카페에서 있었던  대학생손님들의 풋풋한 상황에 대해 소개를 해 보겠습니다. 

위의 두 여학생은 따로 와서 한참을 앉아 있었죠. 그런데 저 모자를 쓴 남자(저의 단골입니다) 체스두러 왔다며 들어 오더군요. 그런데 저 여학생이 먼저  인사를 건내는 겁니다. 같은과 동창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인사만 하고 남자가 쭈볏쭈볏 거리며 저 테이블에 앉더군요. 

제가 “너희 세사람 같은과 라면서 왜 낯선 사람들처럼 그러고 있냐?” 라고 하니 “저 남학생이 휴학상태라 그렇게 친하게 교류를 하지 않아서 그렇다” 라고 하더군요.

저의 카페에 들어 온 손님인 이상, 제가 또 이 서먹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줄 의무?가 있습니다. 

일단 합석을 시킵니다. 같은과 동창인데요. 남자는 좀 쭈삣쭈삣거리는 것 같더라구요. 체스를 가르쳐 준다는 명목으로 대화를 이끌어 갑니다. 

저 여학생은 크게 배울 마음은 없어 보이지만, ‘체스를 가르쳐 줄께’ 는 하나의 핑계죠. 합석을 하기 위한 핑계…

그렇게 대화가 시작되자, 이전 이야기부터 살아왔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휴학을 한 뒤 오랫동안 보지도 못 했고,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 여학생이 저에게 ‘남자들에게서 대시를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속상하다’ 라는 고민상담을 해 오길래, 제가 또 폭풍고민상담을 해 주었습니다. 아울러 한국남자도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급소개팅주선도 알아 봐 주었습니다. 

그런데 저 남자는 약간 쑥맥 이더군요. 여자는 눈도 마주치고, (큰 관심은 없어 보이지만) 질문도 하고 그러는데, 남자는 오.로.지. 체스 가르치기에만 몰두를 하고 있더군요. 이런 답답한 녀석…

영화 ‘건축학 개론’ 에서 수지와 그 상대역 남자와 같은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이날 어떻게 대화의 물꼬가 트여서 8시 카페마감인데, 11시까지 수다를 떨고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이 학생은 한국남자와도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소개팅주선을 준비중입니다. (이 글 보고 있는 저의 아는동생이 준비중입니다)

대만의 대학교주변에서 카페를 하다보니, 어색한 학우와의 이런 관계도 개선을 해 주어야 하고, 지금까지 남자들이 대시를 하지 않아서 속상하다는 고민상담도 들어 주어야 하고, 이래저래 할 것이 많습니다. 

이 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니 이전 저의 학창시절 추억도 새록새록 떠 오르고 그렇더군요. 또, 자기들끼리 연애이야기, 남자이야기,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어떻게 대시를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이야기들…

이젠 나이가 좀 들어서인지 저런 모습들을 보니 ‘응답하라시리즈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추억에 빠지게 되더군요.

그와는 별개로 카페를 하는 입장에서 저런 학생들이 저의 카페를 찾아 이런 자리를 가지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흡사 드라마 ‘프렌즈’ 를 보면 그 주인공들이 항상 가는 그 카페처럼 말이죠.

(본문 내용에는 재미를 위해 다소 과장, 과대포장, 허위사실 등등이 포함되었을 수 있습니다) 

대만시골카페 일상

최근 카페일상을 한 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일상블로그 입니다. 

위의 저 손님은 아이스라떼를 시켰는데, 주문을 하면서 “나 여기 라떼 마시러 온 거 아니다. 너에게 체스로 참교육을 시켜 주기 위해서 왔다. 지난번에 저 쪽 테이블에 앉아서 체스 이야기 했었는데, 기억 나냐?” 라고 도발을 하더군요. 

“얌전히 라떼 한 잔 마시고 떠나라. 괜히 다른 손님들 앞에서 망신 당하지 말고” 라고 해도, “니가 지난번에 다음에 체스 두러 오라고 하지 않았냐?” 오늘 너를 이기고 가겠다. 라고 하길래 또 손님과 체스를 두었습니다. 

세판을 두어서 세판 모두 제가 이겨 버렸습니다. 

주문한 라떼도 다 마시고, 제공한 물도 엄청 마시더군요. 벽을 느꼈을 테니까요.

연습해서 다시 오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더군요. (여기까지는 과장, 농담, 억지유머 를 좀 가미했습니다)

게임을 마치고 다음에 다시 두자는 기념으로 서로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저 손님 외모와 말투가 개그맨 정성호씨가 박근혜전대통령 흉내 낼 때와 비슷하더군요. 물론 대만사람이니까 중국어로 이야기를 했지만 느낌이 정성호개그맨이 박근혜 성대모사 할 때의 분위기와 너무나 비슷했습니다. 대학원생으로 공부를 하면서 가끔 체스연습을 한다고 하더군요.

얼마전에 놀면뭐하니의 이미주와 에이핑크 닮은 대학생 소개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트와이스의 지효…. 를 닮은 것 까지는 아니고 봤을때 연상이 좀 되는 그런 대학생손님이 있어서 인증샷을 함께 찍었습니다. 

중앙에 있는 손님인데, 뭔가 트와이스 지효 느낌(닮았다는 것 아님)이 나지 않나요?

서로 인증샷 찍고 사진 주고 받고 했습니다. 멀리서 일부러 저의 카페를 찾아 주신 손님이라 더 감사하더군요.

저의 카페는 시골마을, 그것도 주택가 골목길 안쪽, 상점이 하나도 없는 장소에 뜬금없이 떨어져 있어서 손님들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구글맵 후기 들이 가장 큰 광고가 됩니다. 

그래서 손님들이 사진을 찍어 자신들의 SNS에 올려 주면 그걸 보고 왔다는 친구들도 많거든요.

이렇게 사진찍어서 올려 주면 저는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최근에 어떤 손님이 2층에서 찍어서 저에게 보내준 사진인데요. 저의 고양이 니니가 걸려있는 고양이 그림을 보고 있는 모습을 절묘하게 찍었더군요. 그래서 소개해 봅니다. 

그래서 손님들이 저의 고양이들 사진을 찍거나, (제가 한국인이라서) 저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도 저는 늘 대 환영이죠.

위의 두 사진을 보면, 제 느낌으로는 첫번째 사진이 더 분위기도 있고, 좋거든요. 그런데 손님이 SNS 에 올릴때는 저의 상호가 나온 두번째 사진을 올리거나 둘 다 함께 올리면 더 감사하죠. 아무래도 상호가 계속 노출이 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알게 되니까요.

저희가 일을 열심히 하는지 안 하는지 늘 감시를 하고 있는 니니 입니다. 저는 뭐 잘 못 한 것도 없는데, 늘 제 주변에서 저런 표정으로 저의 근무태도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대략 반년에 한 번 정도 저렇게 방역을 하는 것 같더군요. 저 하얀연기를 하수구 구멍에다가 뿜어 넣으면 저 날은 온종일 수십/수백마리의 바퀴벌레들이 도로로 쏟아져 나옵니다. 저는 저 날 대략 40마리 이상의 바퀴벌레를 잡은 것 같습니다. 

대만은 타이베이 도심에도 바퀴벌레가 많습니다. 이게 겨울이 없는 기후때문에 바퀴벌레가 더 많은 것 같이 느껴집니다. 저의 카페 주변은 온통 논밭입니다. 그래서 카페 앞 길로

이런 대형 농기계들이 많이 다닙니다. 그리고 바로 이웃도 대형트럭을 이용해서 전문적으로 돌아다니며 농약을 쳐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집 트럭주변에 가면 농약냄새가 심하게 납니다. 

시골지역 카페생활 간단히 소개해 보았습니다. 

며칠전, 한국에서 아는 동생이 “형님 요즘 왜 유튜브 영상도 안 올리고 차이컬쳐 글도 뜸해요? 나태해 진 것 아니예요?” 라고 연락이 왔더군요.

아닙니다. 요즘 제가 체스연습을 하면서 점수를 좀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대략 900점을 넘겼는데요. 1000점 넘기면 다시 인증샷을 올려 보겠습니다. 

아직 글로벌 순위는 4,385,000 정도이네요.

대만장기알로 마작 같은 걸 하는 카페손님

며칠전 저의 카페손님커플이 대만장기알로 마작같은 걸 하고 있더군요. 마작같은 거냐고 물어보니, 마작까지는 아니고 마작 비슷한 원리로 하는 간단한 게임이라고 하네요.

대만장기알로 할 수 있는 여러 게임을 배웠는데, 이번에 또 새로운 걸 알게 되었네요. 

이 커플이 ‘깨작깨작’ 대만장기를 두고 있더군요. 보니까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가르쳐 주며 두는 것 같길래 저하고 한판 해 보자고 했죠. 결과는 저의 압승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가는 길’만 아는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최근 서양장기(체스)를 연습하고 배우면서 느낀건, 아직 한국장기에 비해 뭔가 ‘깨달음’ 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한국장기는 아주 어릴때부터 오랜세월 두다보니 기물의 움직임을 보면 대충 몇 수 뒤도 보이고 형세도 예측이 가능한데, 아직 서양장기는 그런 걸 보는 눈이 트이지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이 손님은 다음에 좀 더 연습을 해서 다시 도전을 하겠다는 의미로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문제는 지난주 저의 체스단골손님 중에 최근 제가 압도를 했던 손님이 다시 찾아와서 게임을 하자고 하더군요. 제가 올해 체스를 처음 배울때는 저는 그 손님의 적수가 되지 않았었거든요. 그 손님은 저에게 체스를 가르쳐 줬던 미국인손님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는데, 저한테 몇판 발리고(?) 나서 돌아가서 연습을 좀 했다고 하더군요.

두판을 두었는데요. 첫판에서 제가 흑을 잡고 후수로 들어가면서 상대를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 하게 꼼짝 묶었습니다. 상대도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더군요.  이전 몇차례의 게임에서 제가 압도했던 분위기로 흐르나 싶었으나, 상대의 결정적인 묘수에 저의 Queen이 허무하게 잡히는 상황이 발생하여 진영이 다 흐트러지면서 패배를 했습니다. 그 충격의 여파로 두번째판은 별다른 전투를 해 보지도 못 하고 졌습니다. 

그 손님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저도 다시 체스연습시간을 조금 늘렸습니다. 승패를 떠나 두번째판은 별다른 걸 해 보지도 못 하고 져서 많이 아쉽더군요. 제가 준비한 걸 해 보지도 못 했습니다. 

최근에 골때녀 한일전 경기를 봤는데요. 골때녀는 예능프로그램인데 일본에게 지고 나니까 하루종일 짜증이 나더군요. 최근 일본이 월드컵아시아 3차예선에서 출중한 기량을 보이고 있지만, 저의 마음속에는 일본축구가 어떠한 상태라도 한일전에서는 이긴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골때녀라는 예능에서 한일전 축구에 졌다고 하루종일 짜증이 나는데, 만약 실제로 A매치에서 한일전 지면 어떨까 순간 아찔해 지더군요.

무튼, 저 손님 주기적으로 와서 저와 체스를 두는데요. 이번에 두판 연속으로 졌으니 다음에는 압도를 해 줘야죠. 이번주부터 연습 더 하겠습니다.  

중추절 월병세트를 가지고 온 카페단골손님들

지난번 중추절에 저의 카페 단골손님이 월병세트를 가지고 와서 나눠 주더군요. 그래도 명절이라고 음식도 가지고 와서, 체스도 함께 두자고 해 주는 마음이 감사하더군요.

이 손님이 아마도 저의 카페에서 체스를 둔 사람 중에는 Top2 에 들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요. 제가 체스를 배우던 초기에는 저는 상대가 안 되는 수준이었으나…

이번엔 제가 2승1패로 우세였고, 경기내용에서도, 축구로 치면 점유율 7:3 으로 앞서는 상황이어서 저 친구 살짝 당황한 표정이 보이더군요. 특히 첫판을 마치고 나서는 함께 온 자기의 친구에게 ‘이렇게 공격 당하는 건 처음이다’ 라고 속삭이기도 하더군요. 제가 연습을 조금 했거든요. 그동안.

며칠전 2층에 카페룸 하나를 더 만들었다고 글을 올렸었는데요. 오늘 토요일 드디어 새롭게 만든 룸까지 꽉 찰 정도로 손님이 거의 만원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손님들의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꽉 차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오토바이면허도 없고, 탈줄도 모르지만 이런 오토바이는 멋지네요. 요즘 스쿠터타다보니 오토바이면허 한번 따 볼까 생각이 조금씩 들긴 합니다. 

여기는 많은 손님들이 오토바이 아니면 자전거로 방문을 합니다. 가끔 차량이나 도보도 있지만 그래도 오토바이, 자전거 비율이 더 많죠.

여기 대학가주변의 카페중에서는 가장 ‘통상적인 카페처럼 생긴’ 카페인데요. 대학가 주변에 고만고만한 작은 카페들이 있긴한데, 전 그 카페들이 저의 카페의 경쟁대상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카페의 컨셉이 다르거든요. 하지만 이 카페는 저의 카페와 컨셉이 유사해서 서로 손님군을 나눠 가지는 포지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기존에는 운영시간이 9:00~18:00 였는네 오늘보니 영업시간이 위의 사진처럼 바뀌었네요. 하루 7시간 카페운영을 하는데요. 제가 차이컬쳐에서도 대만의 자영업상점의 짧은 영업시간이 참 부럽다 라고 언급을 자주 했었는데, 여기는 영업시간을 확 줄였네요.

사실…

저도 휴일에는 8:00~20:00 로 했다가 10:00~20:00 로 변경을 했구요, 18:00~20:00 에는 손님이 거의 오지 않는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 영업시간이 저는 납득이 되긴 하네요. 저보다 더 오래 여기서 영업을 한 여기 현지사람이니까 더 잘 파악을 하고 있겠죠.

보통 식당은 Last Order(마지막 주문시각)을 운용하는 곳이 있지만, 카페는 Last Order 를 운용하는 곳은 많이 보지 못 했습니다. 저는 영업마감시각이 지나도 손님에게 억지로 나가라고 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운용합니다. 

카페단골손님 이란친구와 체스전적 4전 4승 중

저의 카페 옆의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단골유학생 입니다. 저의 단골손님이기도 한데, 여름방학동안 대학교의 외국교환프로그램 일환으로 다른 나라에 잠시 있다가 돌아온 뒤 저를 찾아 주었습니다. 그래도 해외 나갔다 왔다고 먹을거리도 하나 사온 건 정말 감사하더군요.

제가 최근에 미국인 친구에게 체스를 배웠는데, 그 당시만 해도 이 친구의 실력은 ‘제 기준으로는 넘사벽’ 이었죠. 이 친구는 아주 이전부터 체스를 배웠고, 아버지가 체스를 잘 두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버지랑 체스를 두면 그렇게 잔소리를 많이 하신다고…

최근 제가 체스연습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해외순방을 마치고 바로 와서 저에게 한수 가르쳐 주려 왔는데…

제가 두판 모두 이겨 버렸습니다. 

그래서 며칠뒤 다시 왔더군요. 카페의 문을 쾅 열고 들어오자 마자 ‘다시 한 판 더 해’ 라고 하더군요.

단골손님이니까요. 저는 언제나 손님에게는 정중하게 응대를 해 드립니다. 다시 두판을 두었습니다. 저 뒤에 니니가 앉아서 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단골손님에게 이러면 안 되는데, 다시 두판 모두를 이겨 버렸습니다. 스포츠든 게임이든 승부의 세계에서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니까요.

저 친구 다음에 또 올 것 같습니다. 어제는 다른 대만손님이 저에게 체스를 도전하시길래, 응대를 해 드렸고 이겼습니다.  저도 배운지 얼마되지 않고, 연습 상대가 없어서 혼자서 독학을 하고 있긴 한데, 그 미국인친구에게 처음 배웠을 때 보다는 실력이 는 것 같습니다. 지금 뉴욕에 있는 그 미국인친구에게 사진 보여 줬는데, 아마 놀랐을 겁니다. 그 미국인친구가 저 이란친구의 실력을 잘 알거든요.  그 당시에는 제가 한참 아래였는데요.

위의 대사는 넷플릭스 스페인드라마 Money Heist S1, ep8 에 나오는데요. 극중 주스페인영국대사 의 딸로 나옵니다. 저 딸이 자기 아빠가 아주 Bossy(잔소리나 지시하기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람)한 사람인데,  어릴때 부터 이런것 저런것 배워야 한다고 하면서 “체스도 배워야 해” 라고 잔소리 했다는 장면입니다. 발레도 배우고 대학은 옥스퍼드로 가야 한다고 잔소리 한 건 알겠는데, 여자에게도 체스를 배워야 한다고 한 걸 봐서는 체스를 하나의 사교도구로 생각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교도구 맞는 것 같습니다. 가끔 손님들 중에 체스 두자고 하시는 분들 계시고, 저도 접대/응대용 체스 두면서 이기고 나면 그 손님 다음에 또 오시거든요. 복수하러…

저도 처음엔 한국장기만 두었는데, 최근에 체스를 배워보니 일단은 많은 외국인친구들과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제 생활권이 한국이 아니다 보니 한국식장기를 두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죠. 그런데 해외에 살면서 체스를 배우고 나니 체스를 둘 기회가 많아서 좋네요.

24절기 중 처서 가 지났는데

며칠전 잠시 외출을 했는데, 손님 한 분이 저에게 체스도전을 해 왔다면서 연락이 와서 급히 카페로 돌아 왔습니다. 손님이 체스를 두자고 하면 또 기꺼이 응대를 해 드립니다. 저의 소중한 고객이니까요.

제가 첫판을 이기고 나자 손님이 잠시 담배를 피고 오겠다며 나가더군요. 기물의 수를 봐도 제가 좀 많아 보입니다. 

그렇게 날이 어두워지고, 저도 물과 커피를 가져와서 마시면서 4판을 두어서 3승 1무로 제가 이겼습니다. 

승부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이죠. 손님이라고 봐 주고 하면 안 됩니다. 

1무를 하던 순간에는 제가 기물이 앞서 있었고 유리해서 질 수는 없는 게임이었고, 무난하게 비기면 되는 게임이었는데 ‘엔드게임’ 에 접어 들면서 제가 비기기 싫어 이기려고 덤비다 어이없이 기물이 죽는 바람에 하마터면 질 뻔 했었죠. 손님도, 그 판에 드디어 승을 챙긴다는 기대로 두었는데, 다행히 비겼습니다. 

3패 1무로 지고 나면 열받죠. 첫판 빼고는 모두 아슬아슬하게 진거라. 그 손님 조만간 연습해서 다시 올 것 같습니다. 

저야 언제나 저의 카페에 와서 저랑 장기를 두자고 해도 감사하고, 인생상담 하시는 분들도 감사하고, 어학관련 문의해 주시는 분들도 감사하고, 저의 고양이들 귀여줘 해주시는 분들도 감사하고, 자식자랑/돈자랑 하시는 분들도 감사합니다. 

자영업을 해 보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가게에 어찌되었건 손님이 오셔서 커피한잔이라도 팔아주면서 북적북적 이면 그게 이상적이죠. 

얼마전 이 글 바로 아래아래에 새로 부임해 온 미국인 영어선생님이 저에게 체스를 도전해서 제가 이겼다는 글을 올렸었는데요.

바로 며칠전, 남자친구는 아닌것 같고, 남자사람친구? 유치원생때부터 같은 마을에서 자란 친구라고 하더군요. 마침 그 남자사람친구가 타이베이에서 놀러 왔다고 저에게 체스 복수를 하러 데리고 왔다고 하더군요. 도전 받아 줘야죠.

결과는 1승 1패.  다음에 다시 게임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 여자분도 귀엽네요. 저한테 졌다고 복수해 줄 남자사람친구를 데리고 와서 게임을 시키는…

도전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 저도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전 절기상 처서가 지났음에도 대만은 여전히 덥습니다. 

먼저 처서處暑 의 뜻을 살펴보면요.

서暑 는 여름. 더위 라는 뜻으로 가장 대표적인 단어가 피서避暑 가 있죠. 이전에는 ‘모서冒署훈련’ 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는데, 지금도 사용빈도가 높은지는 모르겠네요.

이제 처處 의 뜻만 알면 되는데요. 처는 ‘잠시 멈추다’ 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여름/더위가 멈추는 시기 라고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잠시 머무는 장소를 ‘처소’ 라고도 하구요. 단, 처가집에 가서 잠시 머문다고 처가집의 처가 위의 처가 아님을 주의!

그럼 이미 처서가 지났음에도 대만은 아직 왜 이렇게 더울까요? 그건 24절기가 만들어진 지역이 중국의 중원, 즉 중부지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농사를 위한 저 24절기도 심지어는 중국본토에서도 다 맞지가 않습니다. 일단 위도가 다른 북쪽의 동북성과  고도가 완전히 다른 티벳, 운남, 남쪽 광동 이런곳은 중원에서 만들어진 24절기의 기후와 맞을 수가 없죠. 그러다보니 대만은 그냥 저런 24절기가 있나보다 정도로 생각을 하는거지 입추가 왔다고 가을이지 않고, 입춘이 왔다고 봄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